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청년’을 보는 中의 두 얼굴…5·4운동은 “맞고” 6·4는 “틀리고”

3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진행된 ‘5·4운동 100주년 기념대회’에서 당시 가두시위를 그린 그림이 스크린에 표시되고 있다. /AP연합뉴스




’청년’과 ‘청년운동’을 보는 중국 정부의 시각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30일 5·4운동 100주년 기념식은 공산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성대하게 진행된 반면 오는 6·4운동(톈안먼·천안문사태) 30주년은 ‘입도 뻥긋 못하게’ 통제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진행된 ‘5·4운동 100주년 기념대회’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연설을 통해 “올해는 5·4운동 100주년이자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0주년인 특별한 시기”라며 “우리는 5·4운동의 애국주의와 혁명정신을 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이번 5·4운동 기념식을 군벌정권에 항의한 반제국·반봉건주의 성향보다는 애국주의를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 청년의 역할을 ‘애국’에 못 박은 것이다.

시 주석은 “당과 인민이 하나로 단결해 민족부흥의 길을 실현하는 것이야말로 5·4운동의 정신을 제대로 발현하는 것”이라며 “전 당과 각 민족, 특별히 신시대 청년들이 전면적인 샤오캉 사회와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건설하고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인 중국몽을 실현하기 위해 분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애국주의는 중화민족의 핏줄을 따라 흐르고 절대 부서지거나 사라지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나마 5·4운동이 성대하게 기념되는 이유는 이 사건이 중국 공산당의 시작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1919년 열린 파리강화회의에서 일본이 차지한 산둥성 칭다오의 옛 독일 조차지를 그대로 일본이 계속 지배하는 등 불평등조약이 유지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청년들이 들고 일어났다. 이 운동을 앞장선 사람 중에는 마오쩌둥(모택동)을 포함해 천두슈(진독수)나 리다자오(이대조) 등 중국공산당 초기 설립자들이 포함돼 있다. 중공은 1921년 7월 첫 모임을 가졌다.

반면 같은 청년운동이라도 6·4 톈안먼사태를 되새기는 내용에 대해서는 통제가 강해지고 있다. 톈안먼사태는 1989년 민주화를 요구하는 청년들을 중심으로 톈안먼광장(천안문관장)에서 펼쳐진 시위사건이다. 이는 공산당에 대한 개혁 주장이자 수천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중국 정부가 언급 자체를 꺼리는 사건이기도 하다. 두 청년운동 모두 당시 부정한 지배체제에 대한 저항 운동이었는데 정권의 담당자가 5·4 때에는 군벌 정권이었다면 6·4 때는 공산당 정권이었다.



최근 중국 정부의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있다. 5·4 운동이든 6·4 톈안먼사태든지 공식적인 중국 정부의 행사 외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이든지, 아니면 온라인상으로 행사를 하거나 의견을 발표하는 것은 철저히 통제되고 있다. 특히 6·4 톈안먼사태에 대해서는 더욱 심하다.

최근 중국내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등 SNS에서는 중국 공산당과 국가에 불리한 글을 올리면 엄중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는 내용이 떠돌고 있다. 앞서 독일 라이카 카메라는 톈안먼사태 당시 맨손으로 진압군의 탱크에 맞선 ‘톈안먼 탱크맨(Tank Man)’을 묘사한 듯한 홍보영상을 만들었다가 곤욕을 치렀다. 최근 QQ뮤직 등 중국내 음악 플랫폼에서는 ‘천녀유혼2’의 주제가로 널리 알려진 ‘인간도(人間道)’ 등 톈안먼사태를 다루거나 암시한 노래는 모두 자취를 감췄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는 지난 25~27일 일대일로 정상포럼을 개최한 데 이어 28일부터는 베이징 세계원예박람회를 시작하고 또 5월 1~5일을 노동절 특별 연휴로 지정하는 등 국민의 관심을 정치로부터 돌리려고 애쓰고 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3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5·4운동 100주년 기념대회’가 진행중이다. /AP연합뉴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