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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조...'정부 3대 쌈짓돈' 관리 구멍

■특활비 '꼼수 감축'

국정원 안보비 더하면 2조 육박

증빙자료 예외에 용처 파악 안돼

개인지급땐 계좌이체 의무화 검토

"국회상임위에 액수 공개" 지적도





정부가 올해 편성한 특수활동비(2,860억원), 특정업무경비(8,195억원), 업무추진비(1,957억원)를 모두 합하면 약 1조3,000억원(안보비 5,446억원 별도) 규모이지만 상당 수는 세부 사용 내역을 파악하기 힘들어 ‘주머니 속 쌈짓돈’처럼 이용된다는 맹점이 있다. 이로 인해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특수활동비’ 내역과 ‘특정업무경비’ 세부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는 문제제기가 끊이지 않으나 실상은 크게 바뀌지 않는 모습이다. 오히려 특활비를 줄이면서 특경비와 업추비를 올리는 식의 꼼수로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특히 일부 기관에서는 특정업무경비 유용 논란이 발생하면서 감사원 감사를 받고 있어 정부는 개인에게 지급할 때 계좌로 직접 보내주도록 보완책을 만들 계획이다.

29일 기획재정부의 2019년도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에 따르면 정부는 특활비 집행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현금 사용을 자제하고 감사원의 계산증명지침을 준용하도록 했다. 단, ‘수사 및 정보수집활동 등 그 사용처가 밝혀지면 경비집행의 목적달성에 현저히 지장을 받을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한해 집행내용확인서를 생략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어 대부분의 기관들은 ‘국가안보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식으로 내역 공개를 거부하는 실정이다.

특정업무경비 역시 ‘업무추진비나 축·조의금 용도로는 사용할 수 없고 지급소요가 발생하기 전에 미리 지급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이 있다. 하지만 ‘경상적으로 소요되는 경비가 일정액 이상인 것이 명백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매월 30만원 범위 내에서 개인별로 지급하는 돈에 대해서는 별도 영수증 증빙이 필요하지 않다고 돼있어 사적 유용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경건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특활비나 특경비는 총액만 알고 세부 지출에 대해서는 사후적으로도 파악이 어려워 개선책 자체를 만들기 어려운 지경”이라며 “특수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에 예산을 배정하더라도 기재부와 감사원 등 정부 기관이 지출 항목을 사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모두 영수증 없이 빈번하게 지출돼 사용 내역조차 파악하기 어렵고 지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이다. 이 때문에 비밀스러운 업무를 넘어 특정 개인에게 급여성으로 지급될 가능성이 크다는 비판과 함께 투명한 공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A기관의 경우 내부 포상금을 직원들에게 나눠주기 식으로 운영하면서 논란이 됐다. 부족한 수사경비를 포상금으로 메워준다는 것이다. B기관에서는 직원들이 쓸 특경비 수천만원을 상사가 관행적으로 챙겨왔다는 의혹이 제기돼 감사원 감사가 진행 중이다.

정부는 특활비와 함께 수사·예산·조사·감사 등 특정한 업무를 수행하는 데 소요되는 경비인 특정업무경비에 대해 지출증빙 확대·강화 등을 통해 집행을 보다 엄정하게 관리해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생각이다. 다만 소액도 일일이 영수증 확인을 하기는 힘들다는 게 고민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개인에게 정액으로 지급할 때는 봉투가 아닌 반드시 계좌이체를 하도록 하는 방안을 예산집행지침에 넣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쌈짓돈이기 때문에 정부 스스로 악순환을 끊겠다는 의지가 없으면 개선하기 어렵다”면서 “특활비가 꼭 필요한 기관에 대해서만 배정하되 나머지 기관은 다 없애고 특수성 때문에 국민들에게 공개를 못한다 하더라도 국회 상임위에만큼은 액수와 용처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해외의 경우 미국 CIA, 백악관, 국방부, 법무부 등 안보관련 행정부처에서 특활비 성격의 예산을 운용하고 있다. 일본(보상비), 중국, 대만, 독일, 스페인, 러시아, 싱가포르 국가도 편성해 사용 중이다.
/세종=황정원·한재영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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