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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대공원, ‘동물쇼 학대’ 논란에도 “당분간 공연합니다”

‘고양이 쇼’ 논란에 어린이대공원 “문제된 사진, 착시현상일 뿐 사실 아니다”

고양이 쇼 비롯한 ‘동물 쇼’ 즉각 중단하라는 시민들 항의 빗발쳐

공원 측 “현실적으로 당장은 불가능…환경 개선 위한 논의 진행 중”

SNS상 논란이 됐던 ‘고양이 쇼’ 사진/인스타그램 캡쳐




최근 서울 어린이대공원 동물쇼에서 ‘하악질(위협적인 상황에서 고양이가 소리를 내는 행동) 하는 고양이’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어린이대공원 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동물 쇼를 중단하라’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앞서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어린이대공원 내에서 운영되는 애니스토리 공연장에서 한 고양이가 물가에 설치된 징검다리를 건너는 모습이 담긴 사진·동영상으로 인해 동물 학대 논란이 일었다. 고양이는 물을 꺼리는 습성을 지니고 있어 사실상 학대와 다름없다는 것이었다. 해당 영상은 SNS에서 조회 수 10만, 공유 8,000번에 달했으며 영상 공개 후 박원순 시장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공연 중단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댓글이 쇄도했다. 어린이대공원이 소속된 서울시설공단 홈페이지에도 ‘고양이 쇼를 중단하라’는 항의 민원이 빗발쳤다.

논란이 계속되자 지난 17일 어린이대공원 측은 사진에 대해 “촬영 각도에 의한 착시현상으로 실제 고양이 공연은 바닥 위 구조물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논란이 된 사진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어린이대공원 측은 “30분 정도의 공연내용 대부분은 사육사의 연기적 요소로 이뤄져 있으며 고양이 각 개체별 공연 출연시간은 10초 내외”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원에서도 동물공연이 더 이상 볼거리가 아님을 깊이 인식하고 있으며 공연 중단을 검토 중이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의혹이 제기된 ‘고양이와 원숭이 합사’, ‘학대’와 관련해 공원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동물보호단체를 비롯한 시민들은 “물 위에서 이뤄지는 공연이 아니더라도 물을 무서워하는 고양이에게 그런 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동물을 오락적 용도로 이용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비판하고 있다.

공원 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분노 여론이 가라앉지 않는 이유는 우선 공원 측의 어설픈 초기대응에 있다. 논란 초기 공원 측은 고양이 쇼 관련 민원에 대해 “동물 쇼는 사설업체와 계약해 운영되는 프로그램”이라며 “2021년 6월에야 이 계약이 마무리되기 때문에 계약 종료 후 새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어 “현장 방문 결과 동물보호법 등 관계 법령상 위법한 학대 사례는 발견되지 않아 해당 위탁업체에 당장 공연중단을 요구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계약 관계, 직원 일자리 등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당장 공연을 중단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동물보호단체는 발끈했다. 동물보호단체 ‘동물해방물결’은 지난달 22일 기자회견을 열어 “동물 쇼를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의 기자회견문에 따르면 공연에 출연하는 동물들은 1시간 간격으로 평일에는 5번, 주말에는 7번, 일주일에 총 39번의 쇼에 출연한다. 또 공연장의 최고 소음도 90 dB를 넘기는데 이는 공장이나 오토바이, 지하철 소음과 비슷하며 사람이라도 지속해서 들으면 소음성 난청이 우려되는 수준이다.



지난 2017년 ‘돌핀 프리’를 선언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어린이 대공원 공연도 마찬가지로 적극적인 대처를 해야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박 시장은 2017년 6월 ‘돌핀 프리(돌고래가 없다는 뜻)’ 선언 후 한국에서 처음으로 돌고래 쇼가 시작된 서울대공원 내 돌고래쇼장을 폐지하고 공연에 동원된 동물들을 자연 방류했다.

또 2016년 서울시는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동물원 동물을 위한 복지 기준’을 적용했다. 해당 기준에 따르면 동물 공연 등 오락적 목적으로 동물의 본래 행동이 아닌 인위적인 행동을 유도하는 훈련을 시켜서는 안 된다. 이번 논란에 대해 한 네티즌은 “동물권 보호를 위해 노력했던 박원순 시장이 어린이 대공원 동물 쇼 중단에 대해서도 빠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양이 쇼’ 논란에 대해 서울시설관리공단이 발표한 해명자료에 첨부된 사진./서울시설관리공단 홈페이지


동물 쇼 중단과 관련해 서울 어린이대공원 관계자는 “서울시와 고양이 쇼를 비롯한 모든 동물 쇼를 중단하는 것에 대해 논의 중인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 당장 엄청난 변화를 시행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동물 쇼를 중단하려면 복합적인 요소들을 고민해야 한다”며 “이번 논란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공연 중단이 아니더라도 동물 주거 환경 개선 등 노력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시민들의 강력한 반발에도 동물 쇼는 계속 이뤄지고 있다. 현재 애니스토리 홈페이지에서는 예약도 가능하다. 애니스토리 관계자는 공연 일정에 대한 문의에 “아직 공연은 진행하고 있다”며 “당분간은 계속할 것”이라고 답했다./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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