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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기업 줄세우기' 현실화…반도체, 하반기 회복도 살얼음

[10대 주력업종 긴급진단]

■반도체·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 생산라인 전경. /서울경제DB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는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다. 이미 올 1·4분기에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내놨고 2·4분기는 이보다 더 영업이익이 떨어질 것이라는 게 시장의 컨센서스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는 점이 부담이다. 반도체만 해도 하반기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정보기술(IT) 업체들이 한국 메모리 구입 비중을 늘릴 것이라는 다소 희망적 시나리오도 있다. 하지만 경기침체 속에 미중 양국이 기업 줄 세우기를 강요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고 있어 하반기 회복 가능성이 더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일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4분기 전망은 직전 분기보다 더 안 좋다. 비수기이기도 하지만 메모리 가격 하락이 여전하다. 그렇다고 수요가 붙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전 세계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마저 나오고 있는 탓이다. 직전 분기 4조1,200억원으로 4조원을 턱걸이했던 삼성은 2·4분기에 3조5,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하이닉스도 9,000억원을 겨우 넘겨 1·4분기보다 30%가량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中, 韓메모리 비중 늘릴수 있지만

美, 反화웨이 동참 요구에 회의적

불확실성 확대에 회복 기대 난망



문제는 하반기다. 당초 서버 고객의 재고 안정화와 계절적 수요 증가로 회복이 점쳐졌다. 하지만 최근 무역분쟁 심화로 경기 침체가 표면화되고 있다. 특히 반(反)화웨이 전선이 무역분쟁의 최대 화약고로 떠오르면서 반도체 분야로 불똥이 본격적으로 튀고 있어 예측 자체가 어렵다.

인텔·퀄컴 등 칩 업체, 반도체 설계 자산 업체 ARM 등에 이어 최근에는 메모리 업체인 마이크론마저 화웨이에 대한 공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화웨이가 마이크론에 줬던 물량을 삼성과 하이닉스가 일부 가져갈 가능성이 나온다. 더 크게는 오포·비보·샤오미 등 다른 중국의 스마트폰 업체들도 마이크론과의 거래를 줄이고 한국 메모리 업체를 찾을 것이라는 낙관적 관측이 있다. 실제 삼성이 중국 스마트폰 업체에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납품하기 위해 영업을 하고 있고 레노버·비보 등은 엑시노스 AP 채택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이 한국 업체의 반화웨이 전선 동참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이런 중국향 물량을 대거 흡수할 수 있을지 회의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설혹 마이크론 불매를 강제하지 않더라도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중국 IT 기업들이 마이크론 부품 비중을 줄일 수 있다”며 “이 경우 한국 업체의 실적이 상대적으로 양호할 수 있지만 전반적인 경기 침체와 심각한 무역분쟁은 암초”라고 말했다.



일단 여건을 보면 다른 사업부가 있는 삼성에 비해 사실상 메모리 업체인 하이닉스가 더 어렵다. 삼성전자의 경우 화웨이는 5대 매출처 중 하나지만 반도체 매출 비중이 5%(증권사 추정) 정도에 그친다. 하이닉스는 매출의 10%가 화웨이에서 나온다. 이미 화웨이 스마트폰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안드로이드 OS가 업데이트되지 않고 구글플레이에서 애플리케이션이 제공되지 않아 해외에서 소비자 외면이 예상되는데다 ARM과의 거래 중단으로 칩 설계도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 이 경우 화웨이 매출 비중이 더 높은 하이닉스의 타격이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

물론 화웨이가 타격을 받아도 다른 스마트폰 업체가 빈자리를 메워주면 된다. 하지만 애플의 아이폰도 중국에서 불매 운동으로 판매 하락이 예상되고 경기 침체로 휴대폰의 교체 주기가 더 길어질 수 있다. 실제 올해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역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디스플레이 2분기 연속 적자 전망

中 물량·아이폰 감소 등에 더 암울



중국 업체들의 물량공세에 노출된 디스플레이 쪽은 더 암울하다. 삼성·LG 모두 2분기 연속 적자가 예상된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4분기 영업적자로 삼성디스플레이 2,000억원, LG디스플레이는 3,081억원을 점쳤다. 직전 분기보다 모두 적자 폭은 줄었지만 흑자전환은 힘들다는 평가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아이폰 수요 감소가 악재다. 시장에서는 애플의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치를 기존 1억8,000만대에서 7~10%가량 낮추고 있다. 특히 화웨이가 유럽 등 하이엔드 시장을 공략하면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다만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스마트폰 시장의 OLED 채용 확대 추세, LG디스플레이는 올 하반기 광저우 OLED 공장이 가동에 들어가 대형 OLED 시장을 확대할 모멘텀을 잡은 것은 호재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BOE 증설 외에도 CSOT 등 대규모 10.5세대 공장 가동이 줄줄이 대기한 LCD에서 물량공세는 계속될 것”이라며 “결국 OLED에서 승부를 봐야 하는데 무역분쟁 여파가 생각보다 클 수 있다”고 봤다. /이상훈기자 s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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