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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別나라 맛보기 여행] <16>‘동양의 진주’ 말레이시아 페낭

유럽·중국·동남아 문화·역사의 교차로

다문화 버무려진 '음식의 수도' 이름값







지난해 공중파 여행 프로그램에 소개된 이후 국내에 이름을 알린 페낭(혹은 피낭). 이곳은 말레이시아를 이루는 13개의 주 가운데 하나다. 페낭주는 말레이반도 서부와 작은 페낭섬으로 이뤄졌다. 1985년 본토와 섬을 다리로 이었는데 이를 현대건설이 놓았다고 한다. 면적은 1,036㎢로 말레이시아에서 두 번째로 작은 주임에도 인구는 약 152만 명에 이른다. 이 중 화교의 비중이 무려 70%이고 말레이인 18%, 인도인 12%로 구성돼 있다. 1786년 영국 동인도회사가 말레이반도의 거점으로 구축한 조지타운은 오늘날 페낭주의 주도가 된다. 한때 해적 본거지로 악명을 떨쳤지만 말라카 해협 초입에 위치한 지리를 살려 교역의 중심으로 부상했다. 말레이·중국·인도·미얀마인은 물론 아랍과 유럽인들이 몰리며 번성했다.

주도 조지타운에 위치한 페낭주립박물관은 다양한 유물이 전시돼 말레이시아 최고의 박물관으로 손꼽힌다. /사진=말레이시아관광청


조지타운은 200여 년 간 영국의 통치를 받았던 당시 건물들이 제 모습을 지키고 있다. 유럽과 동양,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덕에 말레이시아 필수 관광지로 손꼽힌다. 게다가 말레이시아 고유의 이슬람 문화와 화교의 이민사가 조화를 이뤄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페낭은 유네스코 문화 보존지역으로 유명하지만 ‘음식의 수도’로도 일컬어진다. 채소와 어패류가 풍부하고 말레이·이슬람은 물론 태국과 광둥·푸젠 등 다양한 남중국의 음식도 맛볼 수 있다. 음식 물가도 저렴해 최고의 가성비를 자랑한다. 다만 이곳이 무슬림의 나라란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샤리아(율법)에 따라 이슬람 기념일이나 기도 시간엔 휴업하니 여행 계획에 참고해야 한다. 히잡을 입은 여성에게 말을 걸어서도 안 되니 주의할 것. 또 이슬람교에선 왼손을 부정하게 여기니 다른 이에 물건이나 돈을 건넬 때, 심지어 방향을 가리킬 때도 가급적 오른손을 쓰는 게 좋다.

페낭 힐엔 관광 시설 해비타트가 있다. 1억년 가량의 세월이 축적된 이 열대 우림은 변함없는 모습으로 여행객을 맞이한다. /사진=노브랜드투어




페낭은 습기 머금은 일반적 동남아의 기후와는 조금 다르다. 최고 기온이 33도를 채 넘지 않는다. 그 중에서도 해발고도 820m에 달하는 고지대 ‘페낭 힐’은 선선한 기후로 영국인들의 각광을 받아 별장이 들어서기도 했다. 고도가 높아 탁 트인 전망으로 페낭 시내를 둘러볼 수 있다고 한다. 페낭 힐에 오르는 산악열차(트램)가 있다. 케이블카를 닮은 이 열차는 엔진 없이 밧줄에 의존해 움직이지만 빠른 속도감을 느낄 수 있다. 조망이 탁월한 만큼 찾는 발걸음도 많다. 대략 1시간가량 줄을 서야 탈 수 있다고 한다.

화교의 생활상이 묻어나는 페라나칸 맨션. 중국의 화려한 가구와 여러 문화가 섞인 인테리어를 보여준다. 외벽을 옥색으로 칠한 덕에 그린 맨션이란 별명도 얻었다. /사진=하나투어


페낭은 싱가포르 못잖게 중국인 화교가 집중적으로 거주한다. 때문에 화교와 말레이인의 혼혈인 ‘페라나칸’ 문화가 발달했다. 참고로 중국인 남성과 말레이계 여성 사이에 태어난 이들을 페라나칸이라고 하며 남성은 바바, 여성은 논야라고 부른다. 이 페라나칸 문화는 싱가포르 문화의 토대가 된다. 주로 무역에 종사했던 이들 페라나칸은 축적한 부를 바탕으로 호화로운 주택가를 형성했고 200여 개에 이르는 절을 건립하며 등 화려한 문화를 꽃피웠다.

동남아시아 최대의 중국식 사찰 극락사로 일컬어지는 극락사. /사진=관광청


특히 동남아시아 최대의 중국식 사찰 극락사(kek lok si)가 가장 이름을 떨친다. 아이르 이땀 지역 ‘두루미 언덕’을 뜻하는 허산에 자리 잡았다. 1890년 조지타운의 관음사 주도 하에 지어졌고 1905년 증축, 1930년 보완을 거쳐 오늘날의 모습을 갖췄다. 30m 높이의 7층탑 ‘만불탑’이 대표적 건축물이다. 이 탑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눠 각각 미얀마·태국·중국의 건축 양식으로 지어져 조화를 이룬다. 탑의 이름은 1만 여기에 이르는 불상이 내부를 장식해 붙여졌다. 또 ‘라마6세 탑’이라고도 불리는데 태국의 왕인 그가 초기 증축 자금 일부를 지원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김태원기자 reviv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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