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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 찢고 열쇠 테러…"일본 차 탄다고 이러지 마세요"

"심정 이해하나 자국민들끼리 피해줄 필요는..."

일본차량 차주들 동호회 카페에서 억울함 호소

/사진=설재우 씨 제공




최근 일본 정부가 반도체 핵심부품 수출을 막아 한국 경제를 압박하면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거세게 확산하는 가운데, 자동차 등 일본 제품을 사용해왔던 국내 소비자들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 피해자들은 “우리 국민에게까지 피해를 주는 의사 표현방식은 폭력적이고 잘못됐다”고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에 거주하는 여행작가 설재우(38) 씨는 지난 주말 자신의 자동차 앞바퀴에 구멍 나 차체가 한쪽으로 주저앉아 있는 것을 보고 황당했다. 빌라 1층에 주차해두었던 자신의 차량은 토요타 하이브리드였다. 타이어는 날카로운 송곳으로 쑤신 듯 찢어진 자국이 선명했다. 설 씨는 SNS에 사진과 글을 올리며 “빌라 내 주차장에 모두 6대가 주차돼 있는데, 내 차만 일본 차이다 보니 테러를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설 씨는 “타이어 옆 펑크는 수리가 안 된다고 해서 결국 견인차를 불렀다. 천재지변이 아니어서 손해보험 처리도 안 된다”고 말했다.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설 씨는 “50만 원 정도 수리비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는데, 부품 수급 문제로 수리가 길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설 씨는 경찰 수사 의뢰는 따로 하진 않았다. 가해자가 동네 주민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설 씨는 “(차량 테러를 가한) 그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동네 주민을 찾아내 책임을 무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설 씨 외에도 토요타, 렉서스, 닛산, 혼다 등 일본 브랜드 차량 소유자들의 피해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한 포털사이트 내 렉서스 차량 동호회 카페에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 관련 글 50여 건이 올라와 있다. 대부분 불안함을 호소하는 가운데 본네트가 깊게 파일 만큼 열쇠 테러를 당한 차주, 아껴 타던 오토바이가 길바닥에 쓰러져 있는 걸 본 차주, 세차장에 갔다가 일본 차 타고 다닌다고 한 소리 들은 차주 등 본인 소유 차량에 가해진 테러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동호회 회원들은 “자국민들끼리 이게 뭐하는 건지”, “일본산이라서 좋아서 산 차가 아닌데”, “한국 시민 의식 아직 멀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출처 / 렉서스 동호회 카페


설 씨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불매운동은 우리 국민들이 일종의 정치적 의사표현을 하는 건데, 과연 어디까지 일본 제품으로 보느냐에 따라 애매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여행작가인 설 씨는 이달 말에 일본에 갈 일정이 있었지만 잠정 연기한 상태다. 설 씨는 “이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의사 표현 방식”이라면서 “우리 국민들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하는 불매운동은 폭력적이고 맞지 않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강신우기자 se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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