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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D-100…"'수능대박' 아닌 '수시대박' 기원해주세요"

대입전형, 지난해보다 수시모집 비율보다 더 높아져

학교서도 자소서 삼매경…수시에 집중하는 요즘 수험생들

입시전문가 “수시와 정시 중 하나만 택하겠단 생각 버려야” 강조

/사진제공=이투스교육




올해 11월 14일 치러지는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어느새 10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1년의 3분의 1도 채 안 되는 시간이지만 ‘100일의 기적’을 이뤄낸 수능 후기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만큼 많은 수험생들이 다시금 열정을 불태우는 전환점이 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새 입시에서는 이맘때를 ‘자소서 시즌’이라고 칭하며 정시보다는 수시를 준비하는 본격적인 시기로 활용하고 있다. 대입 선발 모집 인원 중 수시 모집 비율이 매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에서 발표한 2020학년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에 따르면 2020학년도 총 모집인원은 전년도보다 968명 감소한 34만7,866명이다. 그중 수시모집 인원은 전년도보다 2,914명 증가한 26만8,766명을 선발한다. 비율로 환산하면 전년도보다 1.1%포인트 증가한 77.3%인 셈이다. 5년 전인 2014년도 대입전형의 수시 모집 비율과 비교하면 약 13%포인트 증가했다. 정시의 비율은 겨우 22.7%에 불과하다.

수시 모집 전형은 △학생부 교과 전형 △학생부 종합 전형 △논술 △실기전형으로 세분화해볼 수 있는데, 그중 학생부 종합 전형은 현행 대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수도권 주요 대학에서는 다른 수시 전형보다도 학생부 종합 전형의 선발비율이 훨씬 높고,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반영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학생부 종합 전형에 몰리는 수험생들을 겨냥한 ‘자소서 첨삭 강의’가 개강하거나, 아예 수시 전문 컨설팅을 해주는 업체가 속속들이 생겨나고 있다.

◇“혼자서는 힘들어”…학생부 종합 전형은 금수저 전형?



유명 입시 커뮤니티 ‘오르비’에서 ‘자소서(자기소개서)’ 관련 글 캡쳐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능 D-100일이 임박한 이 시점에서는 “수능 대박”이 아닌 “수시 대박”을 기원하는 수험생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국내 유명 입시 커뮤니티인 ‘오르비’에 ‘자소서(자기소개서)’라는 키워드를 검색하면 수많은 자소서 관련 게시글이 나타난다.

혼자 해보려고 하다가도 벽에 부딪혀 어쩔 수 없이 학원이나 컨설팅 업체를 찾는 학생도 흔하다. 하지만 유명 입시전문학원의 수시 컨설팅은 1회당 최소 40만원 중반대에서 시작하고 자기소개서 첨삭 횟수나 컨설팅 기간에 따라 100만원 대를 훌쩍 넘어가기도 한다. 가격에 부담을 느껴 학원 등록을 주저하는 학생들도 많지만 수시 전형에서 생활기록부가 미처 다 보여주지 못하는 본인의 강점을 어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자소서’의 중요성을 크게 느끼다 보니 포기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교육평가전문기관 유웨이에서 운영하는 유웨이닷컴에서 수험생 412명을 대상으로 자기소개서 작성 계획을 묻는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해 대입에서 자기소개서 얼마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라는 질문에 ‘매우 중요하다’라는 답변이 46.7%, ‘중요하다’가 37.3%를 차지했다. 더불어 ‘자기소개서 작성 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누구에게 받고 싶은지’ 묻는 질문에 ‘자소서 컨설팅 전문업체’가 37.3%로 ‘학교 선생님’(31.6%)보다 높은 답변을 차지했다.



최근 입시 커뮤니티 ‘수만휘’에 자기소개서 첨삭 요청 글을 게시했던 이용자 노 양(19)에 따르면 “자기소개서는 면접관들이 읽는데, 혼자서 자기소개서를 쓰다 보면 내 자소서를 객관적으로 볼 수 없다는 점이 힘들다. 물론 학교 선생님이 조금씩 도와주기는 하지만 확실히 컨설팅을 받는 친구들보다는 질이 낮을 수 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수능을 앞둔 이양(19)에 따르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소서 학원을 등록하고 싶지만 경제적인 여유가 많지 않아 따로 학원이나 컨설팅은 받기 힘들다. 부모님께 부담 드리기 싫으니 혼자 열심히 해보려 한다”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선배들의 품앗이, 자기소개서 기증 문화



네이버 카페 ‘수만휘(수능날만점시험지를휘날리자)’의 자기소개서 기증 게시판 캡쳐


입시 커뮤니티에서 ‘자소서 시즌’에 특히 바빠지는 게시판이 있다. 바로 ‘자기소개서 기증’ 게시판이다. 267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최대 수험생 카페 ‘수만휘’에는 ‘자기소개서 기증’이라는 이름의 게시판을 두어 수험생과 선배들 사이에 자유로운 자기소개서 교류가 가능하도록 했다. 게시글을 살펴보면 특정 학교나 학과에 지원을 원하는 수험생들이 본인이 쓰던 자기소개서를 첨삭해달라고 부탁한다거나, 이미 대학에 진학한 선배들이 합격한 본인의 자기소개서를 무료로 공유하고 있다. 인기글은 조회 수가 1만 회에 육박한다. 합격 자기소개서를 공유하는 게시자들은 학창시절 본인의 내신성적, 수상경력 등 다양한 스펙을 열거하고 수험생들이 참고할 수 있게 했다.

선배들은 1년 전 본인이 겪었던 어려움을 떠올리며 ‘조금의 도움이라도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내며 대가 없이 자기소개서를 공유한다. ‘상위권대’, ‘경기강원권’, ‘인서울대’ 등 타깃 카테고리도 다양하다. 본인의 합격자소서를 공유한 한 커뮤니티 이용자는 게시글을 통해 “후배들이 벌써부터 자소서로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고 카페에 방문했다. 나도 딱 1년 전 이곳에 찾아와 자소서를 찾아보며 불안해했던 적이 있었다. 후배들을 위해 나도 수험생활 동안 틈틈이 기록한 팁들을 함께 공개하겠다”라고 말하며 격려했다.

◇‘수능 100일의 기적’은 옛말? 넓어진 선택의 폭, 힘겨운 수험생들

이미지투데이


이렇게 많은 학생들이 성공적인 수시 지원을 위해 자소서에 몰두하고 있지만, 정시 역시 무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증가한 수시 모집 비율에 비례해 7~8월 자소서에 집중하는 학생들이 많아진 건 약 2~3년 전부터 계속된 분위기”라며 “더군다나 수능이 100일 정도 남은 이 시점에서 아직도 수시와 정시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학생들이 있는데, 이는 완전히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시 전형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이미 끝났고, 지금은 무언가를 할 때가 아니라 선택해야 할 때”라며 “본인에게 가장 유리한 수시 전형을 선택하되, 모든 수시 지원에서 성과가 없었을 때를 대비해 정시 준비도 꾸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윤지 인턴기자 yj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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