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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경제보복 분하지만...감정보다 힘 키워야"

'안창호 선생 조카' 안맥결 총경 차남 김선영씨

경제력 한국 앞서는 현실 외면못해

냉정한 태도로 日과 대화 하면서

국제사회 여론 우리쪽으로 유도를

올바른 한일관계·역사 교육 위해

정부, 독립유공자 발굴 적극 나서야

독립운동가이자 서울여자경찰서장 출신인 안맥결. /사진제공=경찰청




김선영


“도산 안창호 가문에서 자랐기 때문에 일본의 포악성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의 경제력이 한국을 앞서는 현실도 외면할 수 없습니다. 우리 스스로 힘을 키워 국제무대에서 일본을 이겨야 합니다.”

독립운동가이자 제3대 서울여자경찰서장을 지낸 안맥결(1901~1976년) 총경의 차남 김선영(80·사진)씨는 74주년 광복절을 앞둔 14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해 한국의 냉철한 현실 인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씨의 모친인 안 총경은 도산 안창호 선생의 조카딸로 1919년 10월 평양 숭의여학교 재학 중 만세 시위에 참여하다 체포됐다. 1937년에는 만삭의 몸으로 수양동우회 사건으로 체포돼 일본군의 모진 고문을 견뎠다. 해방 후에는 여자경찰간부 1기로 임용돼 서울여자경찰서장, 국립경찰전문학교 교수를 거쳤다. 안 총경은 그간 독립유공자 조건인 ‘옥고 3개월’ 기준을 채우지 못해 서훈 심사에서 떨어졌지만 경찰청과 여성 독립운동 연구단체 등이 흥사단 가입 문서를 찾아 보훈처에 제출, 지난해 11월 건국포장이 추서돼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았다.



김씨는 “요즘 일본의 경제보복을 보면 조상님들이 일제강점기 36년 동안 고생한 당시가 떠올라 이가 갈린다”며 “일본 정부는 스스로 양심에 비춰서 과거사에 대해 진정한 사죄를 하고 우방으로서 한국을 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일본의 경제보복에는 냉정한 태도로 임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씨는 “일본에 대해 무조건 부정적 감정으로 대항하면 결코 이길 수 없다”며 “아이들 싸움처럼 싸워보고 지면 어쩔 수 없다는 식이 아니라 일본과 대화를 병행하면서 국제사회의 여론을 우리 쪽으로 돌리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일각에서 친일 논란을 빚고 있는 인물들에 대해서는 강한 어조로 “일본을 옹호하고 국민들 사이에 갈등을 부추기는 행동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모든 국민이 단합해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립운동가로서 어머니의 삶을 이야기해달라고 하자 팔순의 둘째 아들은 아직도 목이 메는 듯했다. 한참을 말을 잇지 못하던 그가 어렵게 입을 열었다. 성경 구절인 마태복음 6장 33절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를 인용해서다. 김씨는 “어머님이 연설에 나설 때마다 하던 말씀”이라며 “나라와 민족을 위해 한 몸을 바쳐야 한다는 어머님의 이념이 녹아 있는 말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바른 한일관계 정립과 역사교육을 위해 정부가 독립운동가 발굴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경제적 사정 등 어려움으로 부모나 조부모의 독립운동가 서훈을 생각하지도 못하는 유족들이 많다는 것이다. 김씨는 “어머님만 하더라도 독립운동가 서훈을 받는 데 10년이나 걸렸다”며 “수녀인 여동생이 어머님의 명예를 위해 전국을 돌며 직접 자료를 찾았고 여러 분들이 도와주었기에 겨우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신청자가 직접 제출하는 공적 자료를 심사만 할 게 아니라 국가보훈처가 직접 나서 세상에 알려지지 못한 독립유공자를 찾아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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