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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5위급 태풍 ‘링링’이 쓸고간 자리…3명 사망·부상자 속출

제13호 태풍 ‘링링’이 중부지방을 지나고 있는 7일 오후 서울 도봉구 창동역 인근에서 교회 첨탑이 강풍에 쓰러져 있다./연합뉴스




초속 54.4m의 역대 5위급 강풍을 동반한 제13호 태풍 ‘링링’이 한반도 전역을 강타해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이번 링링으로 인한 사망자는 3명이며 부상자도 수십명에 달한다. 또 전국에서 12만 8,000여가구가 정전되고 농작물 피해 면적이 7,145㏊에 이르는 등 피해 규모가 계속 불어나고 있다.

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링링’에 따른 사망자는 7일 오후 7시 기준 3명으로 집계됐다.

태풍이 한반도로 북상하던 오전에는 충남 보령에서 창고 지붕을 점검하던 75세 여성이 강풍에 휩싸여 추락해 사망했다. 또 경기도 파주시에서 강풍에 날아가던 지붕에 61세 남성이 머리를 맞아 사망했다. 인천에서는 38세 시내버스 운전기사가 인하대병원 후문 쪽 주차장 담벼락이 무너지면서 밑에 깔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부상자도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청에 따르면 이 날 오후 5시까지 모두 13명이 119구조·구급대에 구조됐다.

이 날 정오께 충남 당진의 한 건물에서 59세 남성이 바람에 날려 1.5m 아래로 떨어졌으며, 오후 3시 25분께 대구 북구에서 20대 여성이 바람에 날아온 나무판자에 얼굴을 맞아 병원으로 옮겨지는 등 피해자 다수가 강풍으로 다쳤다.

옥외 간판과 지붕 안전조치를 하다 다친 소방공무원 3명과 경찰관 4명을 합해 부상자는 20명에 이른다.

제13호 태풍 ‘링링’이 전국을 강타한 7일 오후 인천시 중구 인하대병원 주차장 인근 담벼락이 강풍에 무너져 있다. 이 사고로 시내버스 운전기사 A씨(38)가 무너진 담벼락에 깔려 숨졌다. /연합뉴스


또 전국 곳곳에선 정전 피해로 불편함을 겪어야 했다. 경기 2만 2,995가구, 인천 2만 314가구, 서울 1만 5,916가구,대전·세종·충남 2만 9,767가구 등 전국 16만 1,646가구에서 전기가 끊겼다.

한국전력은 오후 9시 30분 기준 13만 6,790가구를 복구한 상태며 나머지는 여전히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복구율은 84.6%다.

이와 함께 민간시설 128곳, 공공시설 36곳 등 전국적으로 164곳에서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농경지 7,145㏊에서 벼가 쓰러지거나 과일이 떨어지는 피해가 발생했으며 비닐하우스 피해 면적은 42㏊로 집계됐다.

특히 제주에서는 넙치 2만2,000여마리가 질식사하고 돼지 500마리가 폐사했다.

태풍 ‘링링’에 동반된 강풍으로 7일 경남 합천군 해인사 학사대 전나무(천연기념물 제541호)가 부러져 있다./합천군 제공


또 전국 곳곳에 있는 오래된 문화재 등도 태풍 앞에서 맥없이 나가떨어졌다. 합천 해인사에 있는 천연기념물 나무가 강풍에 쓰러졌으며 사적인 진주시 성곽 일부가 파손되는 등 문화재 10곳도 피해를 봤다. 강풍으로 쓰러진 가로수는 560그루로 집계됐다.

광주 서구 광천1교와 경북 여천 921호 지방도 등 2개 도로가 통제되고 있으며 한라산·설악산·북한산·내장산 등 21개 국립공원 558개 탐방로의 출입도 제한됐다.

공공시설물 중에는 전남 가거도에서 방파제 공사장 옹벽이 유실됐고 학교 25곳(제주 21곳, 전남 4곳)에서 외벽이 떨어져 나갔다.

태풍 ‘링링’의 강풍 영향으로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행신역 앞 한 공사장의 철제외벽이 쓰러져 있다. /연합뉴스


항공기와 여객선 운항, 일부 도로 등의 통제도 계속되고 있다. 항공기는 13개 공항의 국제선 71편과 국내선 161편 등 모두 232편이 결항했다. 목포와 마산, 여수 등을 오가는 100개 항로의 여객선 165척도 발이 묶였다.

제주와 전남 등지에서 모두 35척의 배가 전복됐고 강원지역에서는 차량 18대가 파손됐다. 서울과 광주 등에서는 교회 첨탑이 날아가거나 간판이 떨어져 나가기도 했다.

한편 중부지방에 발효됐던 태풍 특보는 이날 오후 9시부로 모두 해제되고 강풍·풍랑특보로 바뀌었다. 태풍 ‘링링’은 북한 강계 남남서쪽 약 140㎞ 부근 육상에서 북진하며 점차 약화하고 있다.

기상청은 그러나 서울·경기도와 강원도, 충남 서해안에는 8일 새벽까지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부는 곳이 있어 시설물 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가람기자 gara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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