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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의 일종" vs "단순 호기심"…박능후 '성남 어린이집 사건' 발언에 엇갈리는 견해

2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발언 관련 논란

남아 행동은 엄연한 성폭력이라는 의견 나와

반면 발달과정상 자연스런 행위라는 견해도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연합뉴스




‘성남 어린이집 성폭행 의혹’에 대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거센 가운데 이번 사건과 박 전 장관의 말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가해아동’으로 불리는 남아의 행위는 엄연한 잘못이라는 지적이 나온 반면 아동발달 과정상 자연스러운 행동이라는 견해도 존재했다.

성남 어린이집 성폭력 의혹은 경기 성남시 한 어린이집에서 성폭력 피해를 입은 5세 여아의 부모가 지난달 29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어린이집에서 성폭행을 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부모가 지난 2일 아동 간 성폭력 관련 강제력 있는 제도를 마련해달라는 취지로 등록한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3일 오후 18만명 이상이 동의한 상태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지난 2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것일 수 있는데 (성에 대한 관심이) 과도하게 표출됐을 때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에 문제가 있을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엄연한 성적 폭력이며 박 장관의 발언에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봤다. 공혜정 아동학대방지협의회 대표는 “아이들이 크는 과정에서 다른 성에 관심을 가지는 게 자연스러운 것은 맞지만 관심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어린 남자아이를 ‘성폭행범’이라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적어도 자신의 행동이 성적 수치심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아이에게 알려줄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의 말에 대해서도 공 대표는 “(해당 발언이) 복지부 장관 입에서 나왔다는 사실이 놀랍다”면서 “이번 사건도 일종의 성폭력인데 정당화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남아의 행동을 폭력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영심 숭실사이버대 아동학과 교수는 “발달 중인 연령의 아이들이기 때문에 죄의식 없이 호기심에 한 행동일 수 있다”며 “언론에서 이 사건을 크게 부각시키는 것은 그 아이들에게 2차 가해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장관 발언에 대해서는 “남자아이가 다른 성이 궁금한 마음에 한 행동일 수 있는데 (박 장관을) 무조건 성인지 감수성이 낮다고 몰아가면 안 된다”고 말했다. 아이가 자라는 과정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피해아동이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는 사실, 남아가 한 행동이 폭력이라는 데 많은 이들이 공감한다는 점에서 파장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현숙 탁틴내일 성폭력상담소 대표 지난 2일 MBC ‘이승원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에서 “피해자의 나이가 어리기는 하지만 자기의 경험이나 맥락이 있어 받아들이는 게 개인마다 다를 것”이라며 “아이들이니까 별것 아니라거나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 가볍게 생각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박 장관의 발언에 대해 복지부는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국회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발언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으셨을 피해 아동과 부모님, 그리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계시는 국민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복지부는 관련 기관과 함께 피해 아동에 대한 적극적인 보호 치료를 최우선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희조기자 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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