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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업고 해외 넘보는 K패션

MLB 등 토종 스트리트 브랜드

서울 면세점내 올 매출 최대3배↑

큰손 중국인 스포츠의류 등 싹쓸이

K패션, 면세점 입점 성공 발판

中 백화점·쇼핑몰 진출 잰걸음

MLB 2019 F/W시즌 상해 룩북/사진제공=MLB




MLB 2019 F/W시즌 상해 룩북/사진제공=MLB


# 지난 24일 오후7시. 크리스마스이브였지만 서울 시내 한 면세점은 중국인 보따리상들로 북적였다. 특히 상대적으로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국내 스트리트 브랜드 ‘MLB’ 매장에서는 한 손에 휴대폰을 든 다이궁(대리구매상)들이 대리구매를 요청한 고객이나 친구와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누며 야구모자 썼다 벗었다를 반복했다. 한 MLB 관계자는 “중국 현지에서의 수요가 높아지면서 대리구매상들이 대량으로 물건을 사간다”면서 “한창 몰릴 때는 고객들이 매장 밖으로 두 줄을 서기도 한다”고 말했다.

K패션이 면세점을 교두보 삼아 해외로 뻗어 나가고 있다. ‘큰손’인 중국인 고객을 통해 면세점에서 성공 가능성을 테스트해본 후 신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는 것이다. 원래 면세점은 럭셔리 패션과 화장품이 주요 품목이다. 그런데 최근 K패션의 위상이 높아지자 면세점도 K패션의 해외 진출 기지를 자처하며 변신하고 있다.

25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올 1~11월 롯데·신라·신세계 등 서울 시내 주요 면세점 내 K패션의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최대 세 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면세점에서 특히 주목받는 브랜드는 MLB·휠라 등 토종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다. MLB는 F&F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로부터 라이선스를 획득해 운영하는 브랜드로 야구모자가 주요 제품이다. MLB는 2017년부터 국내 면세점 입점을 본격화했다. 이후 롯데와 신세계면세점에서 발생하는 매출은 매년 두 배씩 늘었다. 이에 MLB는 ‘선(先) 면세점 입점, 후(後) 수출’을 성공방정식으로 정립하기 위해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나섰다. 가장 먼저 도전한 곳은 시장은 중국으로 이달 중순 상하이의 백화점과 쇼핑몰에 한 개씩 매장을 냈고 내년에는 테스트 매장 10개를 열 계획이다. F&F는 올해 처음으로 영업이익 1,000억원을 돌파하고 내년에는 매출 1조원에 도전할 계획이다.

빅볼청키 A 뉴욕 양키스/사진제공=MLB


엠엘비 모노그램 커브조절캡 뉴욕 양키스/사진제공=MLB


면세점 업계의 한 관계자는 “MLB는 서울 시내 주요 면세점 내 패션 및 액세서리 카테고리에서 평당 매출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독보적인 위상을 갖고 있다”면서 “중국 밀레니얼세대는 후드티를 입고 모자를 쓰는 게 일상인데 특히 MLB 모자는 색상이 다양하고 로고가 큼지막해 평가가 좋다”고 말했다.

MLB와 함께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휠라도 면세점 입점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해 처음 면세점 1호점을 오픈한 휠라는 1년 만에 운영 매장을 6개로 확장했다. 면세점을 통해 높아진 인지도를 바탕으로 휠라의 중국 사업도 순항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휠라코리아의 중국 사업을 맡은 조인트벤처 ‘풀프로스펙트’의 내년도 매출은 올해보다 30% 늘어난 1조6,09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디자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가로 받는 수수료도 30%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K패션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자 면세점 업계는 매장까지 개편하고 나섰다. 롯데면세점은 캐주얼 스트리트 브랜드 ‘아크메드라비’를 임시 매장으로 운영하다 정식매장으로 승격시켰고, 신세계면세점도 잡화 브랜드 ‘피브레노’가 성공을 거두자 정식매장 자격을 부여했다.

휠라의 글로벌 모델 방탄소년단과 함께 헌 첫 화보/사진제공=휠라코리아


온라인몰이나 홍대 등 일부 상권에서만 볼 수 있었던 스트리트 패션 편집숍도 면세점에 둥지를 틀었다. 용산 신라아이파크면세점에는 ‘키르시’ ‘LMC’ 등 1020세대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스트리트 브랜드를 한곳에 모아 판매한다. 동대문 두타면세점에도 ‘커버낫’ ‘비바스튜디오’ 등 무신사 입점 브랜드 13개를 따로 모은 섹션이 운영되고 있다.

인터넷면세점은 자금 여력이 부족한 소규모 디자이너 패션 브랜드를 품는다. 이달 중순 롯데인터넷면세점은 온라인 편집숍 W컨셉 전문관을 열고 ‘프론트로우’ ‘렉토’ ‘유어네임히어’ 등 20여개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인을 비롯한 외국 관광객이 한국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제품에 관심을 가지면서 K패션이 K뷰티에 이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 “해외 진출 여부를 결정할 때 면세점에서의 실적이 가늠자 역할을 할 수 있어 K패션 브랜드의 면세점 입점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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