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아들과 마트에서 식료품을 훔친 사연이 방송에 등장해 ‘현대판 장발장’으로 불린 30대 남성에 대한 논란에 후원 취소 요청이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일 인천시 중구 관계자는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어려우나 ‘현대판 장발장’ 후원을 약속했던 일부 시민이 취소를 요청해 절차를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후원자들의 요청은 후원금 처리 대행 기관인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인천모금회)에서 처리하고 있는 만큼 중구는 이들을 모아 전달할 방침이다.
‘현대판 장발장’ 사연은 지난달 10일 A(34)씨가 굶주림을 참지 못해 아들 B(12)군과 마트에서 우유·사과 등 식료품 1만원어치를 훔치다가 적발됐다는 사연이 뉴스를 통해 등장하면서 시작됐다.
마트에서 이들 부자를 지켜보던 시민은 20만원이 든 돈봉투를 선뜻 건네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은 국밥을 사줬다는 등의 사연에 시민들은 잇따라 후원을 약속했다.
그러나 SBS ‘궁금한이야기Y’ 등에서 A씨가 과거 부도덕한 행실로 가세가 기울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후원을 약속했던 시민들이 취소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방송에서 A씨는 택시기사로 일하던 도중 사납금을 제대로 내지 않거나, 승객이 두고 내린 휴대폰을 팔아 생활비로 썼다는 등의 내용이 등장했다. 또 A씨의 동료들은 자신의 택시에 그가 타면 현금이 사라졌다거나 돈을 빌려 갚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A씨는 “사납금을 중간에서 떼먹은 것은 아니다”라는 한편 “(승객들이 두고 내린 휴대전화는)부수입으로 챙겼다”고 말하며 후원금은 돌려드리겠다는 뜻을 전했다.
인천모금회는 남은 후원금 전달 여부를 두고 고심하는 분위기다. 후원자의 요청으로 후원금 전달을 취소하는 사례는 있으나, 현재까지 자체적으로 후원금 전달을 취소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인천모금회에 모인 후원금은 2천여만원으로, 쌀과 라면 등 200만원 상당의 기부 물품은 A씨에게 전달된 상황이다.
인천모금회는 후원 취소를 요청하는 시민들에게 절차를 거쳐 후원금을 되돌려주는 한편 다음 달 후원금배분분과위원회를 열고 나머지 후원금의 전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김진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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