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화 ‘증인’으로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대상,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석권한 정우성이 180도 다른 ‘허당’ 캐릭터로 확실한 ‘재미’를 선보인다.
3일(월) 오후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하 ‘지푸라기라도’)의 언론시사회가 개최됐다. 김용훈 감독과 배우 전도연, 정우성, 배성우, 윤여정, 신현빈, 정가람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지푸라기라도’는 작가 소네 케이스케의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최악의 한탕을 계획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이야기를 담은 범죄극이다. 흔들리는 가장, 공무원 그리고 가정이 무너진 주부 등 지극히 평범한 인간들이 절박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행하는 최악의 선택과 그에 따른 결과를 그렸다.
정우성은 사라진 애인 때문에 사채 빚에 시달리며 한탕의 늪에 빠진 태영을 연기한다. 자극적인 전개 속에서 위트를 담당하는 그는 전작 ‘증인’과 다르게 힘을 뺀 캐릭터로 눈길을 끌었다. 정우성은 “촬영할 때 태영이라는 캐릭터의 허점을 극대화시키려고 하면서 디자인했다. 처음 촬영할 때 스태프들, 감독님의 당황하는 눈빛이 보이더라. 차 안에서 연희와 통화하는 장면이 첫 촬영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태영을 차분하게 보여주는 게 아니라 영화의 극적인 상황에 다다랐을 때 태영을 연기했기 때문”이라며 “현장에서 정우성을 바라보는 낯선 눈빛들을 극복해가면서, 태영이라는 캐릭터를 제가 확신을 갖고 입증해나가는 과정이었다. 현장에서는 태영 캐릭터에 대한 확신이 필요했다. 그런 믿음을 갖고 만들었는데 혼자 호들갑을 떤 게 아닌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지푸라기라도’는 신예 김용훈 감독의 첫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신인 감독과의 작업에 대해 그는 “아무래도 경력이 오래된 배우와 첫 신인감독의 작업의 시작에서는 조바심 내지 않고 서로를 바라봐 주는 여유가 필요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신인 감독이기 때문에 완벽한 생각 안에서 완벽하게 꼭 찍어내려고 하면 배우들과 소통의 벽이 될 수 있다. 배우 입장에서는 감독의 사용하는 단어가 어떤 것을 내포하는지 봐야한다”며 “김 감독님은 현장에서 여유를 잘 보인 것 같다. 태영의 첫 촬영에서는 분명히 당황했을 텐데 내가 그리는 태영을 보고 그것도 일리가 있다고 귀 기울이고 소통해가면서 했다”고 말했다.
정우성은 이번 작품에서 전도연과는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그는 “도연 씨와 작업은 항상 기대했던 작업”이라며 “현장에서 임하는 자세를 보고 공감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전도연을 치켜세웠다. 이어 그는 “또 다른 작품에서 언제든지 다시 만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절박한 상황 속 서로 속고 속이며 돈 가방을 쫓는 인간들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마지막 한탕 계획을 그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오는 12일 개봉한다.
/추승현기자 chus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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