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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최초 수식어 넘었다"…'기생충' 아카데미 4관왕 쾌거…영화계 역사 새로 썼다 (종합)

봉준호 감독이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으로 각본상을 받은 뒤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 할리우드 AFP=연합뉴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2020)에서 각본상, 국제영화상, 감독상과 작품상을 수상하며 한국 영화 최초·아시아계 최초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한국 영화계 새로운 역사를 썼다.

10일 오전(한국 시간) 미국 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Academy Awards)에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이정은, 박명훈 등이 참석했다.

‘오스카상’이라고도 불리는 아카데미상은 1929년부터 시작한 미국 영화업자와 사회법인 영화예술 아카데미협회가 수여하는 미국 최대의 영화상이다.

이날 ‘기생충’은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 미술상, 국제영화상(구 외국어영화상) 부문 등 한국 영화 최초로 총 6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먼저 봉준호 감독과 한진원 작가는 각본상(Original Screenplay)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함께 후보에 올랐던 ‘나이브스 아웃’의 라이언 존슨, ‘결혼 이야기’의 노아 바움백, ‘1917’ 샘 멘데스와 크리스티 윌슨-케언즈,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쿠엔틴 타란티노 등 쟁쟁한 후보를 제치고 수상해 눈길을 끌었다.

92년 이후 아시아계 최초로 각본상을 타게 된 봉 감독은 “시나리오를 쓴다는 게 고독하고 외로운 작업이다. 국가를 대표해서 쓰진 않지만 한국이 처음 탄 아카데미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언제나 많은 영감을 주는 아내에게도 감사하고 제 대사를 화면으로 옮겨준 멋진 배우들에게도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하며 ‘기생충’ 배우들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한 작가는 “미국에 할리우드가 있듯이 한국에는 충무로가 있다”며 “제 심장인 충무로의 모든 스토리텔러와 필름메이커에게 영광을 돌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봉준호 감독이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이 각본상 수상작으로 호명되자 일어서고 있다. / 할리우드 EPA=연합뉴스


‘기생충’은 현지 매체들이 가장 유력하게 점쳐진 국제장편영화상(International Feature Film) 트로피까지 거머쥐었다. 후보에는 ‘기생충’과 더불어 ‘코퍼스 크리스티’(폴란드), ‘허니랜드’(북마케도니아), ‘레미제라블’(프랑스), ‘페인 앤 글로리’(스페인)가 올랐다.

봉 감독은 국제장편영화상이 기존 외국어영화상에서 이름이 바뀐 것을 언급하며 “이름이 바뀐 후 첫 번째 상을 받아 더 의미가 있다. 그 이름이 상징하는 바가 있는데 오스카가 추구하는 방향에 지지와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이 영화를 같이 만든 멋진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와있다. 모든 예술가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나의 비전을 실현시켜준 제작사, 배급사에도 감사하다”며 영광을 나눴다.

봉 감독은 쟁쟁한 감독들 사이에서 감독상(Directing)까지 수상했다. 이로써 봉 감독은 아시아에서 두번째로 감독상을 수상한 감독이 됐다. 감독상에는 봉 감독을 비롯해 ‘아이리시맨’의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 ‘조커’의 토드 필립스 감독,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쿠엔틴 타란티노, ‘1917’의 샘 멘데스 감독이 이름을 올렸다.



봉 감독은 시상대에 올라 “국제영화상을 수상하고 오늘 할 일은 끝났구나 생각했다”며 감격한 모습을 보였다. 잠시 숨을 고른 그는 “너무 감사하다. 제가 어렸을 때 영화를 공부하면서 가슴에 새겼던 말이 있었다. ‘가장 개인적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라는 말”이라며 마틴 스코세이지를 언급했다.

이어 마틴 스코세이지가 봉 감독을 향해 손을 모아 인사를 하는 모습이 포착됐고, 모든 배우들과 관객들은 그들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다. 봉 감독은 “학교에서 아트 영화를 보면서 공부했던 사람인데 함께 후보에 오르는 건 생각하지 못했다”고 영광을 함께했다.

또 봉 감독은 “제 영화를 아직 미국 관객들이 모를 때 항상 제 영화를 리스트에 뽑고, 좋아하셨던 쿠엔틴(쿠엔틴 타란티노) 형님도 계신데, 너무 사랑하고 감사하다. 쿠엔틴 아이 러브 유”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같이 후보에 오른 토드 필립스나 샘 멘데스 등 다 제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감독님”이라며 “오스카에서 허락한다면 이 트로피를 텍사스 전기톱으로 잘라서 오등분해 나누고 싶은 마음”이라고 재치 있는 소감까지 남겼다.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리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레드카펫에서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송강호 등 ‘기생충’ 팀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마지막으로 ‘기생충’은 대망의 최우수 작품상(Best Picture)까지 받으며 쾌거를 이뤘다. 이로써 아카데미 역사상 최초 비영어권 영화 작품이 상을 타게 됐다. 작품상 후보에는 ‘기생충’과 함께 ‘1917’,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아이리시맨’, ‘조조래빗’, ‘포드V페라리’, ‘조커’, ‘작은아씨들’, ‘결혼이야기’, ‘작은아씨들’ 등이 올랐다.

‘기생충’ 호명 후 무대에는 봉 감독과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 CJ 이미경 부회장을 비롯해 ‘기생충’의 모든 배우들이 올랐다. 시상식에 참여한 배우들은 기립박수로 축하를 전했다.

곽 대표는 “말이 안 나온다.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며 “의미있고 상징적인, 시의적절한 역사가 쓰여졌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결정을 해주신 아카데미 회원들에 경의와 감사를 드린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이 부회장은 “봉준호 감독에게 감사하다”며 “‘기생충’을 지원해 준 모든 분들, 사랑해준 분들에게 감사하다. 저희의 꿈을 만들기 위해서 항상 지원해줬다”며 “특히나 정말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한국영화를 보러가주시는 분들이다. 저희의 모든 영화를 지원해줬다. 또한 주저하지 않고 저희에게 의견을 바로바로 말씀해주셨다. 그런 의견 덕분에 저희가 안주하지 않을 수 있었다. 또한 계속해서 감독님과 창작자들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여러분들이 없었디면 한국의 영화 관객들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기생충’은 편집상(Film Editing)에 양진모 편집 감독, 미술상(Production Design)에 이하준 미술 감독이 후보에 올랐지만 아쉽게도 수상은 불발됐다.

‘기생충’은 앞서 한국 영화 최초로 ‘제77회 골든 글로브’(2020)에서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고,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미국 배우조합상(SGA)’에서 앙상블상, ‘영국 아카데미’에서 외국어영화상과 오리지널 각본상, ‘제35회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즈’(FISA)에서 최고의 국제 영화상 등을 수상하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추승현기자 chus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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