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초격차’ 전략을 바탕으로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경쟁업체를 따돌리고 있다. 5세대(5G) 통신칩 기반의 스마트폰 출시를 비롯해 5G 이동통신망 구축에 따른 초고화질 콘텐츠 시장 확대 등으로 올해 모바일용 D램 시장은 호황이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44GB 용량의 데이터를 1초 만에 처리할 수 있는 ‘16GB LPDDR5’ 모바일 D램의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했다고 25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 12GB LPDDR5 모바일 D램을 세계 최초로 출시한 데 이어 5개월 만에 16GB 모바일 D램 양산에 성공했다. 16GB LPDDR5는 국내를 제외한 해외 일부 국가에 다음달 출시되는 ‘갤럭시 S20 울트라 512GB’ 모델에 탑재된다.
16GB 모바일 D램 패키지는 2세대 10나노급(1y) 12Gb 칩 8개와 8Gb 칩 4개가 탑재됐다. 또 초고성능 스마트폰용 모바일 D램(LPDDR4X) 대비 1.3배 빠른 초당 5,500Mb의 속도를 자랑하며 기존 8GB LPDDR4X 패키지 대비 용량은 2배 높이면서 소비전력은 20% 이상 줄였다. 특히 16GB D램은 전문가용 노트북 및 게이밍 PC에 주로 탑재되는 8GB D램 대비 용량이 2배 높아 고사양 게임 시장 확대에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8K(7,680x4,320)급 초고화질(UHD) 해상도 구현이 가능하도록 해 5G 통신망에서 이용 가능한 가상현실(VR) 게임 등을 보다 선명한 화질로 즐길 수 있다.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 최신 라인에서 LPDDR5 모바일 D램을 양산 중이다. 업계에서 유일하게 8GB·12GB·16GB ‘LPDDR5 모바일 D램 풀라인업’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체제도 구축했다. 올 하반기에는 6,400Mbps 속도로 구동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개발에 맞춰 기존 대비 1.5배 빠른 16Gb LPDDR5를 3세대 10나노급(1z) 공정으로 본격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향후 극자외선(EUV) 공정을 D램 제작에 도입해 초격차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16GB LPDDR5 패키지 양산으로 차세대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D램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시장조사 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3·4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서 46.1%의 점유율을 기록한 1위 사업자로 이번 신제품 출시로 추가적인 점유율 확대가 기대된다.
5G 활성화 등 긍정적인 상황 속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스마트폰 시장 위축 우려는 변수다.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코로나19로 인해 올 1·4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트렌드포스는 올 1·4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생산량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12%가량 감소한 2억7,500만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모바일용 D램은 전체 D램의 40%가량을 차지하는 가장 큰 시장으로 관련 시장 위축은 D램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다만 반도체 관련 연구원들은 5G 보급 활성화의 기폭제가 될 미국 현지 이동통신사 T모바일과 스프린트 간의 합병 이슈 등으로 늦어도 올 3·4분기에는 모바일용 D램 수요가 대폭 살아날 것이라 보고 있다.
최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 부사장은 “업계 최고 성능의 모바일 솔루션을 제공해 차세대 플래그십 스마트폰 사용자에게 놀라운 만족감을 줄 수 있게 됐다”며 “올해 안에 차세대 공정으로 신규 라인업을 제공함으로써 글로벌 고객 수요 확대에 차질없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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