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인터뷰] 조병규를 왜 좋아할까...열정부자의 허술함에 마음 열어

SBS ‘스토브리그’ 종영 인터뷰

“지칠 때도 작품을 찾는 게 성장의 발판”

20살 때부터 배우 일을 시작해, 5년간 생일· 명절· 새해· 연말 크리스마스를 전부 현장에서 보낸 배우가 있다. 지칠 때는 휴식을 갖기 보단, 작품을 찾으며 꿋꿋하게 버텨나가려고 했던 일명 ‘자생배우’ 조병규 이야기다.

조병규는 한마디로 항상 혼자서 이겨내야 했고, 자생하고자 노력했던 배우이다. 그는 “외롭고 힘들 때도 있었지만 제가 짊어져야 하는 짐이라 생각했고, 이를 이겨내며 더 단단해졌다“고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최근 서울 신사동 한 카페에서 만난 조병규는 “열심히 하는데 허술한 점이 ‘스토브리그’ 속 한재희와 비슷한 점이었는데, 연기하면서 배우로서도, 인간 조병규로서도 조금이나마 성장한 것 같아 뿌듯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열정부자의 인간적인 허술함에 점차 마음의 문을 열게 만든 인터뷰 시간이었다.





SBS ‘스토브리그’는 1회가 5.5%(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가구 기준)의 저조한 시청률로 시작해 마지막회였던 16회에서는 무려 19.1%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달성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런 엄청난 화제성에 대해 조병규는 “웰메이드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야구를 모르는 분들도 만족시킬 수 있을까 염려도 함께했다”고 밝혔다. 그는 “워낙 대본이 서사가 탄탄한 점도 있지만, 시청자들이 ‘사이다 전개’를 좋아하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작품 속 한 재희는 노력하는 금수저였다. 조병규는 “‘꿍꿍이’가 없는 착한 심성이 강점인 인물로, 백승수 단장님(남궁민)을 만나고 시간이 지나면서 스스로 성장하는 모습을 시청자들이 좋게 봐 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재벌 3세인데 안심됐던 건 네가 처음이야’라는 시청자 반응을 봤어요. 사실 재벌 3세나 낙하산은 악역의 키워드잖아요. 재희는 그런 악역의 키워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상반된 모습을 보여요. 제가 추구하고자 했던 재희 캐릭터가 잘 맞아떨어졌구나란 생각이 들었죠.”

안양예술고등학교 연극영화과에 이어 서울예술대학교 공연학부 15번이 되던 해 배우의 길로 들어섰다. 2015년 KBS 드라마 ‘후아유-학교 2015’ 데뷔 후 비중 상관없이 단역, 조연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한 그에게 ‘스토브리그’는 무려 70번째 작품이다. 5년차 배우의 경력치곤 편수가 많은 편이다. 그저 불안감에 가리지 않고 작품을 한 것만은 아니다. 그는 “연기를 처음 시작했을 때 가진 열정과 열의가 아직 마음 속에 있다. 그래서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쉬지 않고 하려는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2019년 ‘스카이 캐슬’ 히트에 이어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 남다른 예능감을 뽐낸 배우 조병규는 밝고 쾌활하기 보단, 애늙은이에 워커홀릭에 가까운 성격이다. 애초에 시작할 거면 끝을 보자는 마음가짐으로, 철두철미한 자세로 일을 대한다. 그럼에도 중간 중간 허술한 모습이 인간적인 매력을 갖게 한다.



‘스카이 캐슬’로 ‘조병규’란 이름 석자를 대중들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얻었지만, 기회는 배우의 또 다른 ‘책임감’을 알게 했다. 그는 “과감한 선택을 통해 배우로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말로 그간의 고민을 엿보게 했다.

“‘스카이 캐슬’ 전엔 잃을 게 없었다고 할까. 그 땐 여러모로 겁이 없었죠. 어느 순간 히트작품에 출연한 배우로서 조금씩 조금씩 해야 하는 것에 대한 영향력을 체감했어요. 분명 그게 좋은 점도 있겠지만, 단점도 있다는 걸 알아요. 과감한 선택을 하고 싶은데, 저 자신도 모르게 자기 검열을 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어요. 이번에 ‘스토브리그’ 끝나고 나서 한 생각은 ‘선은 지키되 과감한 선택을 할 수 있는 노력을 하자’ 였어요.”





조병규는 뛰어난 배우는 아닐지라도,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온 배우이다. 스스로에게 엄격한 성격임에도 ‘자존감’은 높은 편이다고 말했다. 남이 정한 기준에 휘둘리기 보단,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이 현재의 그를 만들었다.

그는 “선배들보다는 부족하지만, 필모그래피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 며 ”작품 하나하나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면서 배우 일을 하고 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저는 제가 좋은 배우이거나 뛰어난 배우라고는 생각을 안 해요. 처음 시작할 때도 그랬고, 보조출연, 단역이든 모든 역할 하나 하나에 대한 겸손과 감사가 항상 있어요. 나중이 돼서도 바뀌지 않으려고 채찍질을 하는 편이죠. 칭찬을 들으면 순간적으로 감사하긴 하는데, 곧 내가 ‘그 정도 말을 들을 정도인가’ 싶어 되묻게 되죠. 지칠 때도 저를 가혹하게 내몰고, 엄격하게 루틴을 정해서 활동을 이어가요. 제 바이오리듬을 스스로 조절한다고 할까요. 수 많은 현장, 단편영화, 이 외에도 실험적인 작품을 하면서 스펙트럼을 넓힌 게 성장의 발판이 된 것 같아요”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