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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버티던 포스코마저 결국 철강생산 줄인다

코로나로 수요위축 장기화 판단

일본제철 등 이어 12년만에 줄여

가동률 낮춰 이달에만 20여만톤

월평균 생산량 기준 7%가량 줄듯

원가절감 통한 수익성 방어도 나서





포스코가 지난 2008년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생산량을 줄이기로 확정했다.

아르셀로미탈·현대제철(004020) 등 국내외 주요 철강 업체들이 잇달아 생산량을 줄이는 상황에서도 꿋꿋이 버텨오던 포스코마저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를 이기지 못한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자동차·건설·조선 등 전방산업의 수요 위축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10일 철강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이달 포항과 광양제철소의 냉연·열연 등 제품 생산라인 가동률을 낮춰 이달에만 생산량 20여만톤을 줄일 계획이다. 지난해 2·4분기 포항·광양제철소의 조강 생산량이 885만톤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월평균 생산량 기준 7%가량을 줄이는 셈이다. 회사 관계자는 “수요 감소로 일단 5월 생산량을 줄이고 다음달 생산량도 수요에 따라 조절할 것”이라며 “올해는 수주 상황에 따라 생산량을 조절하는 유연생산체제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로서는 철강제품 주문이 기적적으로 늘지 않는 이상 생산량 감소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생산량 조절의 결정적 원인은 코로나19로 촉발된 전방산업의 수요 침체다. 특히 자동차 생산량 감소가 타격이 크다. 올 1·4분기 국내 자동차 생산량(약 81만3,000대)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5% 줄었고 2·4분기(85만6,000대)에는 2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업계는 전체 철강재 생산량의 30%를 소비하는 최대 수요처다. 여기에 선박용 후판 수요 감소도 이어지고 있다.



포스코는 철강 업계에서 ‘최후의 수단’으로 불리는 고로 가동 중단 대신 제품 생산량을 조절하는 이른바 ‘유연생산체제’를 택했다. 고로는 1년 내내 내부온도를 1,500도 이상으로 유지해 쇳물을 생산한다. 가동을 하루만 멈춰도 쇳물이 굳어 복구에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고로를 멈추기는 어렵다.

포스코가 생산량을 조절하는 것은 창사 이래 두 번째다. 포스코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당시 재고 누적과 제조업 전반의 위축으로 열연강판 및 냉연강판 등 철강제품을 2개월에 걸쳐 57만톤 감산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아르셀로미탈·일본제철·US스틸 등 글로벌 철강사들이 고로 가동을 중단하며 감산에 돌입했고 국내에서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가 열연 전기로 가동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포스코는 1·4분기에 시작된 광양3고로의 개수 덕분에 자연스레 감산 효과가 발휘돼 인위적인 감산은 하지 않았지만 이제 한계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광양3고로 개수기간을 연장해 감산 효과를 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을 정도다. 포스코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달 말로 예정됐던 광양3고로 재가동 시점을 오는 8~9월로 연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부족한 고로 감산분은 쇳물 원료인 철 스크랩 구매를 중단하는 등 원료 투입을 줄이면서 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보릿고개를 넘기 위한 자구노력에도 불구하고 철강 업계가 당분간 수익성 악화 국면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영규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최근 온라인 세미나에서 “코로나19는 이전의 다른 감염병보다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 실물경제 수요 위축이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전반적 수요 위축 속에 올해 초 중국의 철강 재고가 급증해 제품 가격마저 떨어지고 있어 국내 철강 업계의 수익성 악화가 점차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생산량 조절과 더불어 고강도 원가절감을 통해 수익성 방어에 나설 방침이다. 전중선 포스코 전략기획본부장(부사장)은 “어려운 경영환경이 예상되고 있어 극한의 원가절감을 추진하겠다”며 “투자비·운전자금 등 현금 흐름을 철저히 관리하고 수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생산체제를 구축하는 등 비상경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동희기자 d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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