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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방문자 2~3일내 조치 안되면 '2차 대유행' 올것"

■ '이태원 쇼크' 속수무책

메이드 확진자 용인 환자와 동선 달라

방역당국 카드·휴대폰 활용 추적

서울시 익명검사까지 꺼냈지만

강제력 떨어져 확산 억제에 한계

전문가 "경찰력 등 총동원해야"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행인의 발길이 끊긴 11일 이태원역 일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권욱기자




서울시가 이태원 클럽 방문자에 대한 익명검사 카드까지 꺼내 든 것은 앞으로 2~3일 내 이들은 물론 접촉자에 대한 검사 및 격리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서울을 중심으로 한 2차 대유행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여전히 연락조차 되지 않는 사람도 3,100여명에 달하는 가운데 이태원에서 가장 유명하고 규모가 큰 클럽인 ‘메이드’를 방문한 확진자가 발생했다. 방역당국은 카드 사용내역과 휴대폰 전파 송신이력 등을 총동원하고 있지만 강제력이 떨어져 실효성은 장담할 수 없다.

서울 서대문구는 11일 이태원 클럽 메이드를 방문했던 20세 남성 구민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환자는 지난 2일 메이드를 방문했는데 그동안 방역당국이 초발환자로 추정했던 경기 용인 66번 환자와 동선이 겹치지 않았다. 이 클럽은 성별과 관계없이 다양한 연령층이 이용하는 이태원에서 가장 유명하고 규모가 큰 클럽이라 2일 이전 이태원 내에서 조용한 지역감염이 일어나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진다.

이러한 가운데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하루를 망설이면 우리의 일상은 한 달이 멈출지도 모른다”며 “개인정보를 엄격히 보호하고 존중할 것으로 검사가 필요한 분들은 안심하고 검사를 적극적으로 받아주시기 바란다”고 호소에 나섰다. 지난달 24일부터 5월6일 사이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5,517명 중 3,112명과 연락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자발적인 검사를 촉구한 것이다.

방역당국과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현재 진단검사를 받은 이태원 방문 관련자는 총 3,077명이다. 이 중 1,049명은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어 추가 확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서울시 외에도 각 지자체에서 100명씩 진단검사를 실시했다”며 “전국 검사 현황은 아직 취합 중”이라고 밝혔다.





결국 서울시는 신분 노출을 꺼리는 클럽 방문자들에게 익명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본인이 원한다면 이름을 비워둔 채 보건소별 번호를 부여할 것이며 주소와 전화번호만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검사를 받지 않다가 확인 시 2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검사 이행명령’을 내렸다. 아울러 방역당국은 익명검사뿐 아니라 카드 사용내역 및 휴대폰 전파 송신이력 등을 총동원해 접촉자를 찾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검사를 꺼리는 인원이 적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는데다 전화를 고의로 받지 않아도 제재할 수 없어 실효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반장은 이날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역학조사를 거부하거나 허위로 정보를 제공하면 처벌받을 수 있지만 전화를 단순히 받지 않는 경우도 이러한 조항이 적용되는지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통신사 기지국 정보 역시 인근 100m 정보만 나오는 만큼 어떤 클럽을 방문했는지 파악하기 어렵고 CC(폐쇄회로)TV 역시 주변 환경이 어두워 정보를 활용하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클럽 방문자의 자발적인 검사를 유도할 수 있는 또 다른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지역사회 감염이 폭발적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대구의 경우처럼 환자가 급증하면 확진자들의 동선 공개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내용의 글이 커뮤니티 등에서 돌고 있는 만큼 익명검사와 함께 신상정보를 보호할 수 있는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학과 교수 역시 “2~3일 내 접촉자를 찾아내지 못한다면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늘 수 있다”며 “신상정보를 보호한 가운데 경찰력 등을 총동원해서 연락을 취하고 검사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문자 중 코로나19에 감염돼도 무증상이나 가벼운 증상만 나타나 감염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는 젊은 층이 많다는 점도 방역당국의 고민이다. 정 본부장은 “확진 당시 무증상인 사례가 전체의 34.8%”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 용산 본사에서는 2일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뒤 6~8일 3일간 정상 근무를 하다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러한 가운데 인천에서는 부평구 딸의 집에 방문했던 84세 여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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