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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억만장자…" 호모 스페이스쿠스 시대 온다

우주에서 억만장자 나오는 신인류 출현

지구궤도는 물론 달·화성에서 비즈니스

15세기 대항해같은 '뉴 스페이스' 시대

이성규 "지금 우주 수지타산은 근시안"



제2의 아폴로 프로그램인 ‘아르테미스-게이트웨이’ 이미지. /사진=‘호모 스페이스쿠스’




“제2의 아폴로 프로그램인 아르테미스 달 탐사 프로그램의 중심에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와 같은 정부 기관이 아닌 민간 우주기업이 적극 우주탐사에 참여하는 ‘뉴 스페이스’가 놓여 있다.” 이는 정부가 주도하던 ‘올드 스페이스’를 넘어 민간이 우주산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뉴 스페이스’의 부상이 군사·학술 분야는 물론 산업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게 신간 ‘호모 스페이스쿠스’(Homo Spacecus)의 설명이다. 우주에서 돈을 버는 새로운 인류가 출현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1969년 7월 인류의 첫 달 착륙 이후 50년이 지난 지금 미국 등 우주강국이 달 탐사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이제는 민간이 당당히 주요 축으로 자리 잡았다. ‘호모 스페이스쿠스’는 지금까지 군사와 학술 분야에 치중되어 있던 우주탐사의 목적이 산업 분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이 책은 이성규 YTN사이언스 과학전문기자가 썼으며 ‘플루토’에서 펴냈다.

◇왜 우주인가

‘호모 스페이스쿠스’에서는 우주산업에서 투입 비용보다 창출 가치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에 대해 “근시안적인 견해”라고 지적한다. 달과 화성을 통해 무엇을 얻게 될지 인류는 아직 잘 모르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우주 선진국들이 앞다퉈 달과 화성 탐사에 열을 올리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는 얘기다.

15세기의 대항해 시대에도 신대륙에 무언가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갖고 시작했듯이 우주탐사도 그런 시각으로 빨리 본격화해야 한다는 게 ‘호모 스페이스쿠스’의 주장이다. 달이나 화성에 무엇이 있다는 것이 알려진 다음에 자력으로 우주탐사를 하려면 적어도 20년은 소요돼 이미 늦을 것이라는 말이다.

박재필 나라스페이스 대표는 “달 뒷면에 세계 최초로 착륙한 중국이나 미국 화성 탐사선의 불과 10분의 1의 비용만으로 화성을 탐사한 인도의 망갈리안처럼 저마다의 철학과 방식으로 우주탐사를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례로 아랍에미리트의 경우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는 막강한 자금과 한번 세운 우주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절대 권력인 왕권이 있다. 룩셈부르크는 우주를 직접 개발하기보다 돈이 될 만한 우주기업에 투자해 돈을 벌겠다는 전략이다. 캐나다 우주청은 로봇 팔이라는 분야를 특화해 이 분야에선 세계적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75톤 추력을 내는 엔진 27개를 클러스터링한 스페이스X의 펠컨 헤비 로켓으로 앞으로 달 관광객을 쏘아 올리게 된다.


◇50년만의 ‘달의 귀환’..화성 탐사 본격화

미국의 2024년 유인 달 탐사 계획에 따르면 우주선이 착륙할 곳은 달의 남극이다. 이곳에서 많은 얼음을 녹이면 물이 되고 다시 분해하면 산소와 수소를 얻을 수 있다. 달에 거주할 우주인이 숨을 쉴 때 사용할 수 있고 로켓의 연료로 쓸 수도 있다. 달에는 희귀금속 등 지하자원도 풍부하다. 미국뿐 아니라 중국, 유럽연합, 러시아, 일본, 인도 등 우주강국을 중심으로 달 탐사 경쟁이 거세게 불고 있다.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최종 목표는 화성, 아니 그 너머이다. 달에 우주탐사 기지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에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나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 오리진 같은 민간 우주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예정되어 있다. 그곳에 많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얼음 자원 때문이다. 달의 남극은 국가적으로나 학문적으로나 사업적으로나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무엇보다 사업가들은 우주로 무언가를 실어나르고 우주에서 무언가를 캐내는 활동에서 ‘돈 냄새’를 맡고 있다.



신간 ‘호모 스페이스쿠스’는 미국과 러시아라는 전통 우주강자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 인도,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 룩셈부르크, 캐나다까지 다양하게 사례를 파헤친다. 이들은 일관되게 우주개발을 하는 거버넌스를 갖고 있거나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를 특화해 파고드는 등 각자의 상황과 처지에 맞게 우주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각국이 우주 상업화라는 결승선을 향해 경쟁하는 이때 우리나라는 다행히 소형 인공위성 개발 기술, 빅데이터 처리 기술과 인공지능의 발달로 이전까지는 없던 우주 비즈니스가 서서히 생기고 있다. 이는 세계 5~10위 수준의 위성 기술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아직 걸음마 단계인 발사체의 경우 내년에 한국형발사체(누리호) 시험발사를 진행하되 2022년 발사 예정인 달 궤도선은 스페이스X 로켓을 활용하게 된다. 누리호는 2030년 발사 목표인 달 착륙선에 쓰일 예정이다.

◇지구 궤도 우주관광 임박

달 탐사에 앞서 지구 궤도를 활용한 뉴 스페이스의 도래가 임박했다. 나사가 올해부터 국제우주정거장(ISS)를 일반에 개방하기로 한 것이 좋은 예다. ISS 왕복 비용은 6,000만달러(720억원)이며 숙박료는 1인당 1박에 3만 5,000달러(4,200만원)이다. 인터넷을 쓰려면 1기가바이트당 50달러가 추가된다. 나사는 연간 두차례, 한 번에 최대 여섯명이 30일까지 머무를 수 있도록 허용할 계획이다. 스페이스X가 지난 5월 31일 오전 4시 32분(한국시간)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상업용 유인우주선 크루 드래건 발사에 성공함으로써 ISS를 비롯한 우주관광 시대의 서막을 올린 셈이다. 당시 1단 로켓은 5회째 재활용해 사용했다. 그만큼 발사비용을 낮출 수 있다. 스페이스X는 조만간 민간 여행객을 우주정거장에 보낼 예정이다. 나아가 달 여행 패키지 상품도 출시했다.

블루 오리진 역시 로켓과 우주선을 개발하고 민간인의 우주여행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 리처드 브랜슨의 버진 갤럭틱과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창업자였던 고 폴 앨런이 세운 스트라토론치시스템 등의 우주기업들이 기상천외한 우주 비즈니스를 위해 각축을 벌이고 있다.

‘호모 스페이스쿠스’ 표지 이미지.


◇뉴 스페이스, 공공과 민간 ‘윈윈’

스페이스X 같은 민간 기업이 참여하면 나사와 기업에 모두 이득이다. 나사가 국제우주정거장 화물 운송처럼 민간기업에 위탁할 수 있는 일을 맡기면 기업은 이를 통해 돈을 벌 수 있고, 나사는 민간이 투자하기 어려운 화성 탐사 등의 심우주탐사에 더 집중할 수 있다. 민간 우주기업들은 나사와 항공우주·방위산업체의 꾸준한 노력 덕분에 태동할 수 있었다. 초기 단계에 정부가 우주산업을 주도하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몇몇 거대 기업이 참여해 그 토대를 만들었다.

로켓을 발사하는 가격이 제각각이긴 하지만 한 번에 대략 1,000억 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고 알려져 있다. 아리안 5 ECA는 10톤 중량의 위성을 한 번 발사하는 비용이 대략 2억 달러라고 한다. 일론 머스크는 로켓을 재활용하면 로켓 발사 비용을 크게 줄이기 위해 가장 비싼 1단로켓을 현재 5회까지 재활용했다. 신생 우주기업들은 소형 위성과 소형 로켓을 활용한 새로운 시장인 블루 오션을 만들어가고 있다. 론처원의 1회 발사 비용은 1,000만~1,200만 달러로 예상된다.

이창진 건국대학교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부 교수는 “‘호모 스페이스쿠스’는 세계가 왜 우주개발 경쟁에 뛰어드는지, 뉴 스페이스 시대에 우리나라 우주개발의 방향성과 정부와 민간의 역할은 어떠해야 하는지에 관해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며 설명하고 있다”며 추천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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