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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후계자' 된 조현범…장남 조현식은 누나와 연합 가능성

■'형제의 난' 벌어지나

차남 조현범, 조양래 지분 넘겨받아 최대주주로

재계 예상 뒤집은 후계구도…경영권 분쟁 가능성

지분 7.7% 국민연금이 변수…조현범 재판도 관건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이 자신의 지분을 차남인 조현범 사장에게 매각해 후계구도를 명확히 했다. 그동안 재계에서 거론됐던 후계구도를 뒤집은 선택이다. 조 사장은 협력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에 대해 유죄판결을 받은 상황인 반면 조현식 부회장은 장남인데다 큰 문제없이 그룹을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조 부회장이 조 회장이 낙점한 후계구도에 반감을 품고 경영권 분쟁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 사장은 타이어 외의 신사업에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고, 조 부회장은 타이어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며 “조 회장은 이번 매각으로 조 사장을 여전히 신임하고 있음을 대외적으로 공개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재계 서열 38위의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국내 3대 타이어 제조업체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옛 한국타이어), 한국아트라스BX, 한국네트웍스, 한국카앤라이프 등을 자회사로 둔 지주회사다. 효성그룹 창업주인 고(故) 조홍제 회장의 손자이자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의 아들인 조 사장은 그동안 형인 조 부회장과 함께 그룹 경영을 맡아왔다.

조 사장은 이번 조 회장의 지분 매각으로 지주회사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지분을 총 42.29% 보유해 명실공히 최대주주가 됐다. 오너 일가에서는 장남인 조 부회장이 19.32%, 장녀인 조희원씨가 10.82%를 보유하고 있으며 국민연금도 7.74%를 갖고 있다. 비록 조 사장이 압도적으로 높은 지분을 갖게 됐지만 다른 오너 일가와 국민연금 등의 지분을 모두 합치면 지분율이 대등해진다. 형제 간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만약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다면 국민연금이 핵심 열쇠를 쥘 것으로 보인다. 조 부회장과 누나인 조희원씨가 연합할 경우 두 사람의 지분을 합치면 30.14%로 조 사장보다 12.15% 부족하다. 하지만 국민연금을 비롯해 소액주주들을 확보한다면 표 대결을 해볼 만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한진칼의 경우처럼 제 3의 세력을 끌어들여 조 부회장과 누나 조씨가 지분 매입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지분 경쟁 못지않게 조 사장에 대한 재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조 사장은 협력업체로부터 6억원가량을 받고 관계사 자금 2억6,3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2심 재판을 받고 있다. 1심에서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조 사장은 2심 재판을 앞두고 반성의 의미로 대표이사직도 내려 놓았다. 문제는 2심 재판 결과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5억원 이상의 횡령·배임 등을 저지른 경영진의 경우 회사 복귀가 불가능하다. 아울러 국민연금도 조 부회장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 조 사장으로서는 2심 재판 방어에 힘을 쏟을 수밖에 없다.

조 사장은 1972년생으로 올해 48세다. 미국 드와이트엥글우드고등학교와 보스턴칼리지 재정학과를 졸업하고 1998년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전신인 한국타이어에 입사했다. 영업, 마케팅, 경영기획 분야에서 경영 수업을 받았다. 실력을 인정받아 2011년 12월 사장으로 승진했고 2017년 말에는 그룹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이기도 하다.

업계에서는 조 사장이 향후 수익성 방어와 미래 사업 준비에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주력 계열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지난 1·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5%, 24.6%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완성차 수요가 감소하며 공장 가동을 멈추기도 했다. 특히 최근 미국 상무부가 조사에 착수한 반덤핑 관련 문제도 당장에 넘어야 할 숙제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미국 현지 공장 생산량을 늘리고 한국과 인도네시아에서 수출하는 물량을 줄여 반덤핑 문제를 풀어가겠다는 입장이지만 단기간에 공급망을 개편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공장마다 생산하는 타이어 규격 차이를 줄이려면 생산 설비를 재구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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