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아시아나 매각 사실상 무산…채권단 자율협약→구조조정→재매각 수순 밟나

현산 재실사 요구 노딜 명분쌓기

이행보증금 반환 소송 등 대비

채권단은 10년만에 자율협약

감자·출자전환 등 플랜B 돌입

기안기금 2조 투입도 신청할듯





아시아나항공(020560)의 인수합병(M&A) 무산은 사실상 예견된 일이었다. HDC현대산업개발(294870)과 산업은행·금호산업(002990) 간 이견이 수개월째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금호산업과 채권단이 몇 달째 현산에 협상 테이블에서 만나자고 제안했으나 현산은 ‘서면 협상’ 원칙을 고수하며 응하지 않았다. 결국 양측이 자신들만의 주장만을 반복하는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는 더욱 악화됐다.

현산은 줄곧 ‘재실사’를 요구했다. 겉으로는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는 이유를 댔지만 속내는 ‘노딜’ 선언을 위한 명분 쌓기에 불과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재실사 명분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가 악화된 점, 부실 계열회사에 대한 자금지원, 외부감사인의 부정적인 감사의견 등을 들었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더라도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인수자금보다 더 많은 자금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현산은 딜 무산시 법적 소송으로 번질 가능성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08년 대우조선해양 M&A 당시 한화의 계약 지연으로 딜이 무산되며 이행보증금 반환소송이 제기됐다. 당시 대법원은 “확인 실사 기회를 갖지 못했다”는 한화의 주장을 받아들여 이행보증금 일부와 지연이자를 돌려주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번 딜 무산으로 채권단은 ‘플랜B’를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2010년에 이어 10년 만에 채권단의 자율협약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채권단은 출자전환 등을 통해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을 취득해 최대주주로 올라 경영진 쇄신과 구조조정 등 체질개선에 나서게 된다.

산은은 아시아나항공의 영구채 8,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출자전환할 경우 지분율이 37%까지 올라가 금호산업(31%)보다도 많아진다.



채권단은 대주주인 금호산업 지분에 대한 무상감자 논의도 시작했다. 또 아시아나항공의 자본금을 줄이는 무상감자를 실시함과 동시에 신규 자금 지원을 통해 회사 경영 정상화에 나서는 안을 논의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무상감자는 옛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경영 정상화 과정과 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단과 아시아나항공은 이르면 이번 주 기간산업안정기금도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기안기금 지원 금액은 올해까지 최대 2조원가량으로 추정된다. 아시아나항공의 자금난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데다 현산의 인수 무산까지 겹쳐져 자산유동화증권(ABS) 채무불이행, 대규모의 채무 조기상환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를 막기 위해 채권단은 일종의 ‘보증’ 의미로 정부 차원의 지원을 이끌어낼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4분기 화물 운송으로 ‘반짝’ 실적을 냈으나 지속 가능성은 낮아 심각한 상황”이라며 “채권단은 자율협약을 실시한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결 등 상황이 나아지면 재매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채권단은 현산의 재실사 요청에 함구하고 있다. M&A 무산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어서다./박시진·이지윤기자 see1205@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