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리우씨의 사례를 소개하며 중국 내 가정폭력의 심각함에 대해 보도했다.
3번에 걸친 남편의 폭행에…시어머니 "도망쳐라" |
문자를 받은 리우씨는 친정어머니와 함께 머물렀고, 며칠 뒤 남편이 외출했다고 생각해 자신의 가게로 돌아왔다. 하지만 남편은 곧 가게에 난입했고, 리우씨를 바닥으로 밀치고 뺨을 때리고 휴대폰도 빼앗았으며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하기 시작했다. 결국 리우씨는 맨발로 2층 창문을 통해 뛰어내렸다. 이 장면은 가게 CCTV를 통해 촬영됐으며, 온라인상에도 퍼져 중국 내 가정폭력 문제를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NYT는 전했다. 이 폭행과 사고로 리우씨는 허리와 가슴, 안와에 골절을 입었으며 하반신이 일시적으로 마비되는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 리우씨의 이혼 요청을 법원이 거부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조사 결과 남편이 리우씨에게 부상을 입혔다는 결론이 나오면서 이 사건이 형사사건으로 분류됐고 남편은 구금됐지만, 여전히 법원은 남편이 이혼에 동의하지 않은 만큼 조정이 필요하다며 리우씨의 요청을 거부했다. 결국 리우씨가 가게에서 폭행 당한 영상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후에야 판사는 전화를 걸어 조정은 불필요하며 법원이 곧 평결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영상이 공개된 지 3주 만인 지난 7월 28일 이혼을 허가받았다. 마지막 폭행을 당한지 약 1년 만이었다. 이 과정에서 리우씨의 시댁은 자동차와 아파트를 주겠다며 이혼을 하지 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명백한 폭행 증거에도 이혼 안된다는 中 법원…가정폭력 수위 심각 |
이혼도 쉽지 않다. 중국 정부는 내년부터 이혼을 추진하는 부부에게 30일간의 숙려기간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이혼의 문턱을 높일 계획이다. 국회의원들은 이 법이 부부가 경솔하게 이혼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 법이 리우씨와 같은 피해자를 끔찍한 결혼생활에 더 오래 묶어놓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NYT는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에서도 가정 폭력이 심각한 문제로 인식됐다면서도, 법적 시스템은 여전히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결혼법은 가정폭력으로 인한 이혼이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법원은 여전히 사회와 가족의 화합을 명분으로 화해할 것을 권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활동가들은 경찰과 법원은 이혼은 나쁜 것이고, 결혼은 사회의 기반이라는 관념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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