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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선언이 첫 걸음' 원점으로 돌아간 文대통령...靑 "의지와 신념의 표현"

제75차 유엔총회 연설...'종전선언' 3번 언급

2017년 베를린 선언, 4·27 판문점 선언 등에도 포함

"종전선언,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여는 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총회장에서 열린 제75차 유엔총회에서 영상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새로운 개념은 아니었다. 하지만 75차 유엔총회 연설에서 드러난 ‘종전선언’을 향한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는 한반도를 둘러싼 ‘비관적 상황’ 속에서 어느 때보다 다양한 해석을 낳았다.

문 대통령은 ‘연락사무소 폭발’로 상징되는 남북 경색국면 속에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종전선언→평화협정→항구적 평화체제)’를 재가동할 수 있는 첫 단추가 결국은 종전선언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3일 “대화는 중단되고 시간은 속절없이 흐르고 있다”며 “멈춰선 항구적 평화 시계를 분침, 초침이라도 움직이게 하기 위해 대통령께서 하실 수 있는 일을 하신 것이다. 바로 국제사회의 지지를 당부 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임기는 불과 1년 8개월만 남아 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유엔총회 화상연설에서 종전선언이라는 단어를 세 차례 언급했다. 국제사회에 종전선언의 당위성을 설득하며 임기 말까지 남북관계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이제 한반도에서 전쟁은 완전히, 그리고 영구적으로 종식되어야 한다”며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비핵화와 함께, 항구적 평화체제의 길을 여는 문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6월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회담하고 있다./연합뉴스


문 대통령에게 ‘종전 선언’은 어떤 의미일까. 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취임 후 7월 ‘베를린 선언’에서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구조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종전과 함께 관련국이 참여하는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최초 설계 과정에서부터 종전선언이 있었던 셈이다. 실제 남북이 해빙기를 맞았던 2018년에는 종전선언이 눈 앞에 다가온 듯도 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4·27 판문점 선언’에서 ‘올해 종전선언,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3자 또는 4자 회담을 개최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9·19 평양 정상회담 직후 참석한 제73차 유엔총회에서 문 대통령은 국제 사회가 종전선언을 지지해줄 것을 호소했다.



하지만 이후 북미 협상이 난항에 빠지며 종전선언은 협상력 있는 카드로 부각되질 못했다. 북한과 미국은 각각 ‘대북 제재 완화’ 와 ‘영변 핵 시설 외 추가 폐기’로 맞섰다. 그 사이에서 종전선언은 설 자리를 잃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불가침’을 의미하는 종전선언이 결국 비핵화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될 것이라는 신념이 여전히 확고해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6월 30일 판문점에서 이뤄진 남·북·미 정상회동과 관련해서도 “남북에 이어 북미 간에도 문서상의 서명은 아니지만 사실상의 행동으로 적대관계의 종식과 새로운 평화 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을 선언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물론 이같은 문 대통령의 구상이 ‘공허하다’는 비판이 국내 보수 진영과 미국 조야를 중심으로 제기된다. 북한의 비핵화를 어떻게 믿고 종전선언부터 덜컥 할 수 있겠냐는 지적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같은 문제제기와 관련해 종전선언은 북한의 태도에 따라 되돌릴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8년 9월 ‘폭스 뉴스’ 인터뷰에서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언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취소할 수 있다”며 “북한이 약속을 어기면 다시 제재를 강화하면 그만”이라고 말했다. ‘스냅백(위반 행위가 있을 시 제재 복원)’ 조건이라도 걸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첫 발을 떼자는 취지다.

종전선언과 관련한 다양한 논란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3일 “정치 지도자의 연설 메시지는 의지, 신념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오늘 아침에 메시지를 발신했다고 오늘 밤에 당장 현실화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인내심을 갖고 가겠다”고 했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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