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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노벨 생리의학상, C형간염 퇴치 기여 하비 올터·찰스 라이스·마이클 호턴 공동수상

혈액매개 감염 사실 최초로 규명

바이러스 식별하고 간암유발 확인

내부 단백질 구조도 처음 밝혀내

'95% 이상 완치' 치료제 길 열어

위원회 "수백만명 목숨 구했다"





2020년 노벨 생리의학상은 30년 전에는 존재조차 알지 못했던 C형 간염 바이러스를 발견해 이제 완치단계의 실마리를 제공한 과학자들에게 돌아갔다.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던 C형 간염 바이러스는 이제 95% 이상 완치되는 질병이 됐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의대 노벨위원회는 5일(현지시간) 하비 올터(85) 미국 국립보건원(NIH) 부소장과 마이클 호턴(70) 캐나다 앨버타대 교수, 찰스 라이스(68) 미국 록펠러대 교수를 수상자로 선정하며 “간경변과 간암을 유발하는 혈액매개 간염 퇴치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C형 간염 바이러스 발견은 바이러스성 질병과의 전쟁에서 획기적인 성과”라고 밝혔다. 이 중 올터 부소장과 라이스 교수는 미국인이고 호턴 교수는 영국인이다.

위원회는 이들이 C형 간염 바이러스를 발견해 이전까지 A형 간염이나 B형 간염으로는 설명되지 않던 만성 간염의 주요인을 규명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이후 혈액 진단과 신약 개발이 가능해져 수백만명의 생명을 구했다는 것이다. 올터 부소장은 노벨위원회에 전화로 “그렇게 많은 환자가 치료되는 것을 보는 건 매우 놀라운 일”이라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수상자를 발표한 노벨위원회 회원인 파트리크 에른포르스는 “질병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가 무엇인지 밝혀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점”이라며 “이 발견이 병을 치료하는 약과 백신을 개발하는 출발점이었다”고 평가했다.

실제 올터 부소장은 1970년대 중반 수혈 환자의 간염 발생을 연구하다 A형 간염과 B형 간염이 아닌 다른 바이러스가 간염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게 C형 간염 바이러스였다. 호턴 교수는 1989년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침팬지의 혈액에서 DNA 조각을 찾아내 C형 간염 바이러스의 존재를 처음으로 찾아냈다. 라이스 교수는 C형 간염 바이러스의 내부 단백질 구조를 최초로 규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1989년부터 혈청검사로 C형 간염 바이러스 진단이 가능해졌다.

과거 C형 간염은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고 조기 발견도 어려워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나 폐결핵과 비슷한 수준의 위험한 질병으로 간주됐으나 약 5년 전부터 완치율 95%를 넘는 치료제가 개발됐다. 잠복기가 몇 년이나 되고 혈액 또는 체액을 통해 감염돼 간경변이나 간암으로까지 악화시켰는데 이제는 극복 가능한 질병이 된 것이다. 유수종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C형 간염처럼 단기간에 바이러스를 극복한 선례는 없다”며 “바이러스를 규명하고 퇴치한 것 자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노벨생리의학상은 1901년부터 올해까지 1·2차 세계대전 기간 등을 제외하고 111차례, 총 222명에게 수여됐다. 그동안 알프레드 노벨이 사망한 12월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시상식이 열렸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취소되고 온라인으로 중계된다. 올해 공동 수상자에게는 총상금 900만크로나(약 10억9,000만원)가 균등하게 배분된다.

한편 6일부터 12일까지 주말을 제외하고 노벨 물리·화학·문학·평화·경제상 수상자가 차례로 결정된다. /고광본선임기자 kbgo@sedaily.com

◇2000~2020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 및 수상업적.

△2020년: 하비 올터, 찰스 라이스(이상 미국)·마이클 호턴(영국)= C형 간염바이러스를 발견해 간암, 간경변 등 질병 치료 관련 연구에 공헌

△2019년: 윌리엄 케일린·그레그 서멘자(이상 미국)·피터 랫클리프(영국)= 산소 농도에 따른 세포의 적응 기전에 관한 연구 공로 인정

△2018년 : 제임스 앨리슨(미국)·혼조 다스쿠(일본)= 면역 체계 단백질 연구를 통해 새로운 암 치료법 발견에 공헌

△2017년: 제프리 홀·마이클 로스배시·마이클 영(미국)= ‘서캐디언 리듬’(24시간 주기리듬) 통제 분자 기구 발견

△2016년: 오스미 요시노리(일본)= ‘오토파지’(autophagy·자가포식) 현상 연구

△2015년: 윌리엄 캠벨(아일랜드)·오무라 사토시(일본), 투유유(중국)= 기생충 감염 연구(캠벨·오무라)와 말라리아 치료법 개발(투유유)



△2014년: 존 오키프(미국·영국), 마이브리트 모세르, 에드바르 모세르(이상 노르웨이 부부)= 뇌세포의 위치정보 처리 체계 규명

△2013년: 제임스 로스먼, 랜디 셰크먼(이상 미국), 토마스 쥐트호프(독일)= 세포의 운송 시스템인 소포유통을 조절하는 메커니즘 규명

△2012년: 존 거던(영국), 야마나카 신야(일본)= 성체 세포로 유도만능줄기세포(IPS) 개발하는 방법 발견

△2011년: 브루스 보이틀러(미국), 율레스 호프만(룩셈부르크), 랠프 슈타인만(캐나다)= 면역체계 활성화의 핵심원칙 발견

△2010년: 로버트 에드워즈(영국)= 불임치료 길을 연 체외수정 기술 개발

△2009년: 엘리자베스 블랙번, 캐럴 그라이더, 잭 쇼스택(이상 미국)= 텔로미어와 텔로머라아제에 의한 염색체 보호 기능 규명

△2008년: 하랄트 하우젠(독일), 프랑수아즈 바레-시누시, 뤽 몽타니에(이상 프랑스)= 자궁경부암 유발 바이러스 규명(하우젠). 에이즈 바이러스 발견(바레-시누시.몽타니에)

△2007년: 마리오 카페키, 올리버 스미시스(이상 미국), 마틴 에번스(영국)= 포유동물의 배아줄기세포와 DNA 재조합 연구

△2006년: 앤드루 파이어, 크레이그 멜로(이상 미국)= 두 가닥으로 이뤄진 이중나선 RNA에 의해 유전자 발현이 억제되는 ‘RNA 간섭’현상 발견

△2005년: 배리 마셜, J. 로빈 워런(이상 호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발견 및 헬리코박터균이 위염·소화성 궤양 질환 등에 미치는 영향 연구

△2004년: 리처드 액설, 린다 벅(이상 미국) = 인간의 후각계통 작동 메커니즘 규명

△2003년: 폴 라우터버(미국) 피터 맨스필드(영국)= 자기공명단층촬영장치(MRI) 개발에 기여

△2002년: 시드니 브레너, 존 설스턴(이상 영국), 로버트 호비츠(미국)= 유전자가 인체기관의 발달 및 세포 자살 과정에 미치는 영향 연구

△2001년: 릴런드 하트웰(미국), 티머시 헌트, 폴 너스(이상 영국)= 세포 분열과정의 핵심 조절인자를 발견해 암 치료법 개발에 기여

△2000년: 아르비드 칼슨(스웨덴), 폴 그린가드, 에릭 캔들(이상 미국)= 뇌세포의 상호 신호전달 원리를 밝혀 뇌 기능을 이해하고 신호변환 이상이 신경 및 정신질환을 유발하는 원인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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