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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유전자 편집' 기술 개발…美·佛 여성과학자 '노벨화학상' 받았다.

프랑스 에마누엘 샤르팡티에·미국 제니퍼 다우드나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 동식물 DNA 정밀 편집

유전병 등 정복..유전자변형농산물 대안 될 수도

노벨위 "생명과학에 혁명적 영향..질병 치료 기대"

2020 노벨 화학상을 공동수상한 미국의 제니퍼 A 다우드나(왼쪽)과 프랑스의 에마뉘엘 샤르팡티에.




올해의 노벨화학상은 최신 유전자 편집 기술인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CRISPR-Cas9)를 주도적으로 연구한 프랑스의 에마뉘엘 샤르팡티에(51)와 미국의 제니퍼 A 다우드나(56)에게 돌아갔다. 두 과학자는 모두 여성이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7일(현지시간) 프랑스 태생인 샤르팡티에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병리학 교실 4교수와 다우드나 미국 UC버클리 교수를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이로써 노벨 화학상을 받은 여성 과학자는 마리 퀴리(1911년)와 딸 이렌 졸리오퀴리(1935년), 도러시 크로풋 호지킨(1964년), 아다 요나트(2009년), 프랜시스 H 아널드(2018년)에 이어 7명으로 늘어났다. 노벨화학상은 지난 1901년부터 112차례 수여됐으며 수상자는 총 186명이 됐다.



노벨위원회는 “유전자 가위를 통해 동식물과 미생물의 DNA를 정밀하게 편집할 수 있게 됐다”며 “이 기술은 생명과학에 혁명적인 영향을 미쳤고 새로운 암 치료에 기여하고 있으며 유전병 치료의 꿈을 실현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샤르팡티에 교수는 이날 전화 회견에서 “이번 수상이 과학의 길을 걷고자 하는 소녀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줄 것으로 희망한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2016년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정기학술대회 기조강연차 방한한 바 있다. 다우드나 교수의 경우 그가 쓴 ‘크리스퍼가 온다’라는 책이 국내에 번역돼 있어 참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주도적으로 연구해 2012년 개발된 DNA 교정 기술인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실제 가위가 아닌 효소를 통해 인간과 동식물 등 유기체의 게놈(유전체)에서 질병을 일으키는 DNA를 잘라 없애거나 추가할 수 있다. 유전자 편집 기술로 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교정이 필요한 DNA를 찾아내는 ‘가이드 RNA’와 DNA를 절단하는 ‘캐스9 단백질’로 구성된다. 혈우병 등 유전병이나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등을 치료하고 농작물 품질 개량을 통해 유전자변형농산물(GMO)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미 농학자들은 이 기술을 활용해 병충해와 가뭄에 강한 작물들을 잇달아 개발했고 의학 분야에서도 새로운 암 치료법들에 대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노벨화학상 심사위원장인 클라에스 구스타프손은 “이 유전자 도구는 기초과학에 혁명을 가져왔고 혁신적인 결과들을 내놓았으며 앞으로 새롭고 획기적인 의학적 치료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아직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이 실제 임상치료에 쓰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전자 가위가 작동할 때 DNA 손상을 복구하고 암 발생을 억제하는 p53 유전자가 활동하는데 예상치 못한 염기서열 결실, 삽입, 재배열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노벨상 이미지. /서울경제 그래픽팀


한편 글로벌 정보 서비스 기업 클래리베이트애널리틱스가 논문이 많이 인용되는 0.01%의 과학자를 중심으로 노벨상 후보로 점쳤던 24명 중 한 명으로 꼽혔던 현택환 서울대 석좌교수는 수상하지 못했다. 그는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장으로 크기가 균일한 나노입자를 대량 합성할 수 있는 ‘승온법’을 개발했다. 전문가들은 노벨상은 논문이 많이 인용되는 것뿐 아니라 국제 R&D네트워크라든지 연구 독창성, 인류와 사회에 미칠 영향을 종합적으로 본다는 점에서 논문 피인용 지수만 따지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광본선임기자 kbgo@sedaily.com



◇2000~2020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와 업적

△2020년: 에마뉘엘 샤르팡티에(프랑스), 제니퍼 A. 다우드나(미국)= 유전자 편집 연구에 기여.

△2019년: 존 구디너프(미국), 스탠리 휘팅엄(영국), 요시노 아키라(일본)= 리튬 이온 배터리 발전에 기여.

△2018년: 프랜시스 아널드(미국)= 효소의 유도 진화 연구, 조지 P. 스미스(미국), 그레고리 P. 윈터(영국)= 항체와 펩타이드의 파지 디스플레이 연구.

△2017년: 자크 뒤보셰(프랑스), 요아힘 프랑크(미국), 리처드 헨더슨(영국)= 용액내 생체분자 구조 결정을 위한 고해상도 저온 전자 현미경 관찰법 개발



△2016년: 장피에르 소바주(프랑스), 프레이저 스토더트(영국), 베리나르트 페링하(네덜란드)= 분자기계를 설계·제작.

△2015년: 토마스 린달(스웨덴), 폴 모드리치(미국), 아지즈 산자르(터키·미국)= DNA(유전자) 복구 메커니즘 연구.

△2014년: 에릭 베치그, 윌리엄 E.머너(이상 미국), 슈테판 W.헬(독일)=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 기술 개발.

△2013년: 마틴 카플러스, 마이클 레빗, 아리 워셜(이상 미국)= 복합체 분석을 위한 다중척도 모델링의 기초 마련.

△2012년: 로버트 J. 레프코위츠, 브라이언 K. 코빌카(이상 미국)= 심혈관계 질환과 뇌 질환 등에 관여하는 ‘G단백질 연결 수용체’(GPCR)에 대한 연구.

△2010년: 리처드 F. 헤크(미국), 네기시 에이이치, 스즈키 아키라(이상 일본)= 금속 촉매를 이용한 복잡한 유기화합물 합성 기술에 대한 연구.

△2009년: 아다 요나트(이스라엘), 벤카트라만 라마크리슈난, 토머스 스타이츠(이상 미국)= 세포 내 리보솜의 구조와 기능에 대한 연구.

△2008년: 마틴 샬피, 로저 시앤(이상 미국), 시모무라 오사무(일본)= 녹색 형광단백질의 발견과 응용 연구.

△2007년: 게르하르트 에르틀(독일)= 철이 녹스는 원인과 연료전지의 기능방식, 자동차 촉매제 작용 원리 이해에 기여.

△2006년: 로저 D. 콘버그(미국)= 진핵생물의 유전정보가 복사돼 전달되는 과정을 분자수준에서 규명.

△2005년: 로버트 그럽스. 리처드 슈록(이상 미국), 이브 쇼뱅(프랑스)=유기합성의 복분해(複分解) 방법 개발 공로.

△2004년: 아론 치카노베르, 아브람 헤르슈코(이상 이스라엘), 어윈 로즈(미국)= 단백질 분해과정을 규명, 난치병 치료에 기여.

△2003년: 피터 에이거, 로더릭 머키넌(이상 미국)= 세포막 내 수분과 이온 통로 발견, 인체 세포로 수분과 이온이 왕래하는 현상 규명.

△2002년: 존 펜(미국), 다나카 고이치(일본), 쿠르트 뷔트리히(스위스)= 생물의 몸을 구성하는 단백질 분자의 질량과 3차원 구조를 알아내는 방법을 개발.

△2001년: 윌리엄 S. 놀즈, K. 배리 샤플리스(이상 미국), 노요리 료지(일본)= 화학반응에서 광학 이성질체 중 하나만 합성할 수 있는 광학활성촉매를 개발, 심장병, 파킨슨병 등 치료제 개발에 공헌.

△2000년: 앨런 히거, 앨런 맥더미드(이상 미국), 시라카와 히데키(일본)= 플라스틱도 금속처럼 전기 전도가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실제로 전도성 고분자를 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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