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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LTE보다 100배 빠른 5G? 더 빠른 통신 기술 필요한 이유는

'벽돌폰'에서 '5G폰'까지···이동통신의 역사 살펴보니







5G시대가 열린지도 어느덧 1년이 넘었습니다. 최근 통신사들이 내놓은 광고들만 보면 자율주행차, 홀로그램, AI가 일상이 되기까지 얼마 안 남은 것처럼 느껴지죠. 그런데 잠깐. 불과 30년 전만 해도 1kg 가까이 되는 ‘벽돌폰’이 최고 기술이었던 거 기억하시나요? 음성만 겨우 전달하던 휴대폰의 시작부터 지율주행의 구현을 바라보는 지금까지, 이동통신은 어떻게 발전해왔을까요?



◇ 셀룰러 네트워크, 이동통신 원리의 핵심

이동통신은 말 그대로 이동하는 주체들 간의 통신을 의미합니다. 자동차, 비행기, 배 등에서 이뤄지는 통신이 다 이동통신이죠. 하지만 이동통신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역시 핸드폰입니다. 이동통신의 발전 세대를 부르는 말인 3G 4G 5G란 단어를 들으면 핸드폰 상단에 떠있는 이미지부터 떠오르죠. 게다가 핸드폰, 즉 셀룰러 폰(cellular phone)은 이름부터가 이동통신의 역사임을 방증합니다. 셀룰러(cellular)의 유래인 셀룰러 네트워크(cellular network)가 이동통신을 가능케 하는 가장 핵심적인 기술이거든요.

셀룰러 네트워크는 1958년, 미국 벨연구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1950년대엔 TV나 라디오처럼 대형 안테나로 특정 주파수에 정보를 실어 여러 곳으로 보내고, 개개인이 그 전파를 수신하는 기술은 이미 시중에 나와 있었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서로 전파를 수신하고 또 송신할 수 있는 기술은 아직 없었죠.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송신과 수신을 하려면 각자 다른 코드를 부여받아야 하는데, 그러기엔 주파수 자원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벨연구소에선 한 지역을 여러 개의 구역, 즉 셀(Cell)로 나누고 그 구역 안에 있는 사람들로 한정해 각자 다른 코드를 부여하는 방식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쉽게 말해 쓸 수 있는 주파수가 5개 밖에 없다고 가정했을 때, 기지국이 한 개일 땐 50명 중 5명만 주파수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구역을 10개로 나누게 되면, 한 구역 당 할당 인원이 5명이 되어 50명 모두 주파수를 쓸 수 있게 되죠. 이렇게 기지국이 많아지면, 개인이 들고 있는 송수신기의 출력 거리를 커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 사람이 한 기지국이 커버하는 공간에서 다른 기지국이 커버하는 공간으로 넘어가는 상황은 어떻게 해결했을까요? 핸드폰과 기지국간의 거리는 무선 신호의 강도를 통해 측정되는데요, 그 신호 강도의 변화를 분석해 가까워진 기지국이 무선통신을 넘겨받아 통신이 끊이지 않도록 했습니다. 이 기술을 핸드오프라고 부르죠. 이렇게 만들어진 셀룰러 방식의 이동통신 서비스가 1970년대 말 시카고에서 시범 운용에 성공하면서 마침내 1세대 통신이 시작되었습니다.

◇ 아날로그 시스템 1G, 이동통신의 시작

1세대 이동통신, 1G 시대의 스타트를 끊은 기기는 1983년 모토로라에서 출시한 다이나택 8000X였습니다. 700g이 넘는 무게와 큰 크기 때문에 지금은 소위 ‘벽돌폰’이라 불리지만, 당시엔 전화가 휴대가 가능하다는 자체만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죠. 게다가 3,995달러라는 엄청난 가격으로 진정한 부의 상징이기도 했는데요. 현재 가치로 환산할 경우 10,000달러(한화 약 1,000만 원)에 해당합니다. 다이나택 8000X는 비싼 가격에다 10시간을 충전해도 35분밖에 쓸 수 없는 배터리의 한계까지 있었기 때문에 대중화엔 대실패했습니다. 그러나 모바일 시대를 열었다는 점에서 당시 수많은 미디어에 등장했죠.

우리나라에선 1984년 5월, 한국이동통신서비스주식회사가 차량 전화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이동통신 서비스가 시작됐습니다. ‘카폰’의 등장이었죠. 벽돌폰과 달리 10시간 충전의 압박은 없었지만, 당시 서울 아파트 전세값과 맞먹는 엄청난 가격으로 상용화엔 역시 실패했는데요. 그로부터 5년 뒤, 서울 올림픽 직전 휴대용 이동전화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삼성이 국산 최초의 휴대전화를 출시했을 때도 여전히 휴대폰이 대중화되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었습니다. 1988년 휴대폰 가입자 수는 고작 784명에 불과했죠.

◇ 2G, 이동통신 대중화의 시작

1990년대 말, 2G 시대에 들어서면서 이동통신은 아날로그 방식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변모했습니다. 음질이 크게 개선된 것 외에도 문자·이미지 등 전송할 수 있는 정보의 형태가 늘어났죠. 2G 시대는 우리나라의 세계 최초 타이틀이 시작된 시점이기도 한데요. 1996년, SK텔레콤이 세계 최초로 CDMA 상용화에 성공하면서 우리나라가 통신 기술의 선두를 차지할 수 있게 발판이 마련되었습니다.

CDMA(Code Division Multiple Access)란 2G 구현 기술 중 하나로, 쉽게 말해 개인을 구분할 수 있는 코드를 부여해 한정된 주파수를 더 많은 사용자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기술입니다. 한국은 당시 대세였던 TDMA(Time Division Multiple Access) 기술이 아닌 CDMA 기술로 2G를 상용화하기로 결정하면서 세계의 주목을 한 눈에 받았죠. CDMA는 원래 위성 통신 기술에 쓰이던 복잡한 기술이어서 상용화 가능성에 회의를 품는 전문가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 국토의 70%가 산지인데다 인구밀도가 높은 우리나라에선 CDMA 방식이 통화수신율을 향상시키는 데 더 적합했죠. 더 적은 기지국으로 운영이 가능하고, 설치 소요 시간도 짧고, 시스템 설치와 운용 비용 역시 저렴했거든요. 그렇게 CDMA를 채택한 우리나라는 7년간의 기술개발을 거쳐 성공적으로 상용화를 이뤄냈고, 이때부터 국내 이동통신 기술이 세계 속으로 뻗어나가게 됐습니다.



◇ 2G가 연 핸드폰 춘추전국시대

특히 CDMA 방식을 계기로 국내 휴대폰 시장 역시 엄청난 규모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LG전자, 삼성전자 등 짱짱한 기업이 휴대폰 사업에 뛰어들었거든요. 2G 시대는 다양한 핸드폰들이 공존한 시기이기도 했는데요. 바, 플립, 폴더, 슬라이딩 등 여러 형태가 나타났죠. 지금이 에어팟 케이스나 키링으로 개성을 표현하는 시대라면, 그 당시는 핸드폰 그 자체로 개성을 표현하던 시대였습니다. 기능적으로는 문자를 쓰고 읽을 수 있는 큰 화면에 카메라와 MP3 등 다양한 부가 기능들까지 탑재되기 시작했죠.

전세계적으로는 모토로라가 시장을 선도했습니다. 모토로라는 1996년, 기존 벽돌폰의 1/8 수준의 부피인 스타택(StarTAC)을 출시하면서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모토로라와 함께 휴대전화 기기 시장을 이끌고 있던 노키아는 같은 해 슬라이드폰을 탄생시켰죠. 노키아의 슬라이드폰은 영화 ‘매트릭스’의 주요 소품으로 등장하면서 세계적인 전화기가 되었습니다. 물론 수많은 매니아층을 탄생시킨 블랙베리의 바 형태 단말기도 2G 시대 핸드폰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죠.

국내에서도 정말 다양한 형태의 기기가 출시되었는데요. 윤도현폰 애슬이폰, 프라다폰, 초콜릿폰, 롤리팝, 슬라이드폰, 아이스림폰, 고아라폰, 가로본능, 천만 화소 앞에 당당하라던 카메라폰까지 수많은 디자인이 2세대 이동통신 시대를 수놓았습니다.



하지만 화려했던 2G의 시대도 2000년 중반, 막을 내리게 됩니다. CDMA 기술이 근본적인 한계에 부딪히게 되었기 때문인데요. 애초에 음성 전화와 낮은 데이터 전송 속도를 위주로 기술이 개발된 터라 늘어나는 멀티미디어 데이터 전송량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 3Gr가 불러온 속도 혁명



1G에서 2G로 넘어가는 동안 이동 통신의 속도가 10배 증가하는 데 불과했다면, 2G에서 3G대로 넘어가면서는 전송 속도가 100배 가까이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진정한 속도 혁명이었죠. 이에 따라 인터넷 접속, 모바일TV시청, 화상 통화 등 컴퓨터로만 가능했던 것들을 핸드폰으로 할 수 있는 세상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3G는 국내에선 2002년 처음으로 서비스가 제공되기 시작했는데요. SK텔레콤은 T, KT는 show, LG텔레콤은 Oz라는 브랜드를 론칭하며 경쟁에 들어갔습니다.



기기 시장에도 한 가지 중대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바로 유심 칩이 처음 도입된 건데요. 휴대전화 기기에 이동통신 정보가 담기던 과거와 달리 칩만 바꾸면 곧바로 새로운 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바뀌게 됐습니다.

하지만 훨씬 더 중요한 기기 혁신은 2007년 일어났습니다. 바로 아이폰이 등장하면서였죠. 아이폰은 혜성처럼 등장해 핸드폰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꿨습니다. 수많은 디자인들이 하나 둘 사라지고 바에 터치스크린이 탑재된 형태가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기본 공식으로 자리 잡았죠.



그런데 2007년 출시된 아이폰은 국내엔 무려 2년이 지난 2009년에 들어서야 정식 발매되었습니다. 배송을 기다리지 못한 사람들이 우체국 택배 집하장을 습격(?)하는 일이 발생했을 정도로 화제였죠. 아이폰의 국내 출시가 2년씩이나 늦었던 이유 중 하나는 와이파이였는데요. 지금으로선 상상할 수 없지만, 당시 국내 제조사들이 만든 휴대전화엔 와이파이 기능이 없었습니다. 무료 무선 인터넷, 즉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는 아이폰이 대중화되면 그만큼 인터넷 사용료 수익이 감소할 것이라고 본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아이폰의 국내 도입을 꺼린 거죠.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와이파이 탑재는 거부할 수 없는 세계적인 흐름으로 자라 잡았습니다. 마침 2009년 국내에서 와이파이 기능을 탑재한, 삼성 갤럭시 시리즈의 첫 모델(Samsung GT-17500)도 출시되기도 했고요. 결국 KT가 아이폰을 유통시키기로 결정하며 우리나라도 그 흐름에 합류했습니다.

◇ 4G, 속도 경쟁 본격화

그로부터 2년이 2011년.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 경쟁적으로 4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4G 시대가 열렸습니다. 4G는 3세대 이동통신을 ‘장기적으로 진화시킨 기술’이라고 해서 Long Term Evolution, LTE로 불리는데요. 기기 형태에 큰 변화가 나타나진 않았지만 속도가 3G 시대에 비해 5배 이상 빨라지면서 모바일 쇼핑, 동영상 서비스 등의 어플리케이션 기반 산업이 크게 성장했습니다. 지금 같은 스마트폰 앱 기반 경제가 본격 구축된 시점이기도 하죠.



이에 따라 무선 데이터 트래픽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본격적인 속도 경쟁의 바람이 불었습니다. 기기 시장에선 ‘속도’와 ‘용량’이 스마트폰의 수준을 결정짓는 요소로 작용했고, 이동통신사들 역시 ‘빠름’을 강조하는 광고를 내보냈죠.

빠른 속도를 구현하기 위한 수많은 기술 역시 연구·개발 되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2013년 6월 SKT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 한 LTE-A 서비스인데요. LTE는 기본적으로 주파수 대역 2개를 이용하는 멀티 캐리어(Multi-Carrier) 기술을 사용합니다. 두 개의 주파수를 동시에 준비해서 사용자가 몰리는 정도에 따라 두 주파수 중 하나를 선택해 이용하게 만들어 병목 현상이 줄이고 전체적인 속도가 향상되게 하는 거죠. 이 기술을 멀티 캐리어라고 부릅니다.



반면 LTE-A는 한 단계 더 발전한 기술로 두 개의 주파수 대역폭을 합쳐서 동시에 사용하는 캐리어그리게이션(Carrier Aggregation) 기술을 말합니다. 이 기술을 적용할 경우 이론상으론 최대 다섯 개의 주파수 대역을 묶어서 사용할 수 있죠. 이는 주파수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높이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외에도 광대역 LTE, 3밴드 LTE-A 등 다양한 서비스가 시장에 나왔죠.



기기 시장에선 애플과 삼성의 디스전이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습니다. 특히 2012년에 나온 삼성 갤럭시 S3는 애플의 아이폰4S를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는데요. 출시 6개월 만에 3,000만 대가 팔리면서 아이폰 킬러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습니다.

◇ 5G가 불러올 미래는

지난해 4월, 한국은 세계 최초로 5G 시대로 가는 문을 열었습니다. 국내 이동통신3사가 삼성전자의 갤럭시S01 5G 개통에 나선 거죠. 우리나라가 상용화한 5G 주파수 대역인 3,5GHz는 기존 LTE의 4~5배 빠른 속도를 구현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5세대 이동통신의 최종 목표는 4세대 LTE보다 전송 속도가 무려 100배 빨라지는 것이라고 합니다. 데이터 전송 시 발생하는 신호지연 시간 역시 지금의 1/40까지 줄이는 걸 목표로 잡고 있죠.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이동통신의 속도도 충분히 빠른 것 같은데, 왜 굳이 더 빠른 속도가 필요한 걸까요?

첫 번째 이유는 이전보다 사용하는 기기의 수가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는 한 사람이 사용하는 무선통신 기기가 스마트폰 하나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지만, 점차 스마트워치·태블릿PC 등 다양한 기기들이 추가 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사물인터넷 환경(IoT)을 가능케 하기 위해선 더 큰 데이터 용량과 더 큰 속도가 필수죠.

또 다른 이유는 이전보다 사용되는 데이터의 양이 어마어마하게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보는 영상만 해도 HD를 넘어 Full HD를 넘어 4K, 8K까지 발전했죠. 앞으로 홀로그램·VR 등의 미디어까지 상용화하기 위해선 우리가 상상도 하지 못할 만큼의 데이터가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마찬가지로 세심한 컨트롤이 필요한 로봇 원격제어, 수많은 자동차들이 동시에 지연 없이 연결 되어야 가능한 자율주행 역시 5G 기술이 꼭 필요한 이유죠.

홀로그램·자율주행·VR·IoT 등의 기술이 지금은 허무맹랑하게 들릴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35년 전 벽돌폰을 처음으로 마주한 사람들 역시 모두가 컴퓨터 수준의 기능을 탑재한 모바일 기기를 들고 다닐 거라곤 상상하기 어렵지 않았을까요? 짧은 기간 숨 가쁘게 달려온 이동통신의 발전을 생각한다면 5G 시대엔 또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복잡한 통신 요금 체계에 대해 다뤄보려고 합니다. 휴대폰 대리점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폰팔이’란 딱지가 앉고 ‘호갱’이란 신조어가 생겨난 이유부터, 단통법의 등장과 그 이후의 세계까지. 요금 체계의 역사, 알차게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정민수기자·김수진인턴기자 minsoo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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