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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핵심사업도 적자 땐 정리…삼성, 대형 M&A로 약점 보완

■포스트 코로나, 새 판 짜는 대기업 <2> 체질개선 없이 생존없다

현대차, E-GMP로 미래차 공략

롯데도 신사업·수익성 강화 분주

위기 발판삼아 '선택과 집중' 활발





“좋은 위기를 낭비하지 마라.” 제2차 세계대전 시기 독일군의 공격이 도버해협을 넘어 영국을 겨냥했을 때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는 이렇게 말하며 런던 시민들을 독려했다. 극한 상황에 놓였을 때 발휘되는 뛰어난 통찰력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낸다는 이유에서였다. 전 세계에 퍼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마주하고 있는 기업들도 독일군과 맞서 싸워야 했던 그 당시 영국인들과 비슷한 처지다. 전염병이라는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시장은 물론 글로벌 공급망까지 뒤흔들었다. 이 때문에 한국 기업들도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생존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 어제의 적을 오늘의 동지로 삼아 새로운 편대를 구축하는 일은 기본이고 이제는 위기에도 굳건히 살아남을 ‘핵심’만 추려내는 일에 분주하다.

LG, 모바일 사업 조정·배터리 분리

15일 재계에 따르면 LG전자(066570)는 이르면 올 3월 주주총회와 이사회가 열리기 전까지 ‘아픈 손가락’이었던 모바일(MC) 사업부의 운명을 결정한다. 23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온 MC사업부를 획기적으로 바꿀 방안을 찾아 제조자개발생산(ODM) 확대와 결합한 일부 매각 또는 사업부 통매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결정은 지속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사업은 과감히 버리고 미래 성장 동력을 집중적으로 키우겠다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선택과 집중’ 경영 기조가 반영된 결단으로 알려졌다. 한때 국내 휴대폰 시장의 강자로 주목 받았지만 스마트폰 시장으로 진입하는 시기를 놓쳐 경쟁력이 급격하게 하락하자 한정된 역량을 이익을 더 크게 취할 수 있는 곳에 집중하겠다는 고도의 전략적 판단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정도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40대 젊은 총수의 취임이 LG전자가 과거의 영광에서 벗어나 과감한 결정을 하는 계기로 작용했을 것”이라며 “LG로서는 차세대 먹거리를 찾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LG그룹은 부진한 사업을 과감히 포기하는 대신 신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2018년 취임한 후 ‘디지털 전환’을 줄곧 강조해온 구 회장의 경영 철학에 따라 LG는 인공지능(AI), 로봇, 전장, 전기차 배터리 등 새로운 주력 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세계 3위 자동차 부품 업체인 캐나다 마그나인터내셔널과의 합작법인(JV) 설립을 발표한 LG전자, LG화학에서 따로 떨어져 나와 배터리 사업 역량을 키우는 동시에 상장 등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려는 LG에너지솔루션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삼성, 총수 부재에도 M&A 준비

이처럼 LG가 비주력 사업을 솎아내는 방식으로 체질 개선을 꾀한다면 삼성은 포트폴리오상 약점을 보완할 신규 사업을 인수합병(M&A)해 체질을 바꾸고자 하고 있다. 관련 업계는 지난달 28일 실적 발표 당시 공언한 대규모 M&A 투자 계획에 청사진의 일부가 담겨 있다고 보고 있다. 당시 최윤호 삼성전자(005930) 경영지원실 사장은 “기존 산업에서 시장 주도적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고 신규 산업에서도 지속 성장 기반을 강화하고자 한다”며 “이를 위해 보유한 재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전략적으로 시설 투자를 확대하고 M&A를 추진하겠다”며 미래 대비에 나설 것임을 뚜렷이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둘러싼 사법리스크가 여전한데도 이처럼 투자를 공언한 삼성전자에 대해 전문가들은 “반도체 패권을 휘어잡기 위해 이미 체질 개선에 돌입한 인텔(낸드플래시 사업부 매각)이나 엔비디아(반도체 설계 회사 ARM 인수) 등에 밀리지 않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현대차(005380), 2025년까지 전기차 100만대 판매

내연기관 차량을 바탕으로 성장해온 현대자동차도 시장 변화에 발맞춰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선 상태다. 지난해 정의선 회장 체제를 구축한 현대차는 미래차로 분류되는 수소차 외에 글로벌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전기차를 겨냥해 체질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공개한 것이 그 시작이다. E-GMP는 전기차의 뼈대로, 내연기관을 전제로 만들어진 기존 차체에 배터리를 억지로 끼워넣은 기존 전기차 모델과 달리 처음부터 내연기관 없이 배터리만으로 움직이는 전기차를 전제로 만들어진 차체 플랫폼이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E-GMP에서 전기차 23종, 총 100만 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앞서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친환경 사업을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로 강조하며 전기·수소차 생산에 있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 “10년후 미래 그려라”

“10년 후의 미래를 그리자”는 주문으로 체질 개선에 나선 곳도 있다. 지난 한 해 코로나19로 직격타를 맞은 유통의 왕 롯데그룹이 바로 그곳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1월 계열사 대표이사와 주요 임원 130여 명을 화상회의로 만나 “위기 때 혁신하는 기업이 위기 후에도 성장 폭이 큰 것처럼 올 2분기 이후로 팬데믹이 안정화에 들어갔을 때를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며 명확한 미래 비전 그리기에 여념이 없다. 신 회장은 크게 수익성 강화와 신규 역량 확보 두 가지에 주목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롯데쇼핑의 오프라인 매장 감축, 백화점·마트의 인력 축소, 모빌리티·비대면 분야의 신사업 진출 준비 등에 돌입한 상태다.

/이수민 기자 noenemy@sedaily.com, 전희윤 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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