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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과속 공공개발…저가 빌라시장 불 질렀다

2·4대책 정비 사업 기대감 커져

3억 미만 매물 거래 14.6% 급증

집값도 수천만~1억원 넘게 껑충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 사업 2차 후보지로 선정된 강북구 수유동 저층주거지./연합뉴스






대규모 공공개발을 골자로 한 ‘2·4 대책’이 발표된 후 서울의 저가 빌라 거래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공급 대책에 따른 투기성 거래를 막는다며 ‘현금 청산’ 카드까지 동원했지만 정비 사업에 대한 기대감만 더 키우면서 빌라 시장을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정부는 ‘2·4 대책’에서 역세권, 저층 주거지 등 노후 주택단지를 공공개발로 재정비해 오는 2025년까지 서울에서만 32만 가구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23일 서울경제가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빅밸류에 의뢰해 올해 가격대별 서울 빌라 매매 현황을 분석한 결과 3억 원 미만의 저가 빌라 거래 건수가 2·4 대책 이후 더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월 2,814건에서 3월에는 14.6% 증가한 3,225건을 기록했다. 전체 거래에서 3억 원 미만 저가 빌라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도 2월 38.9%에서 3월 40.4%로 커졌다. 아직 3월 거래량 집계 기간이 남은 만큼 매매 건수는 추후 더 늘어날 수 있다.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가격도 오르고 있다. 실제로 실거래 내역을 보면 올해 들어 몇 달 새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1억 원 넘게 가격이 오른 빌라 매매 사례들이 포착되기도 했다. 한때 주춤하는 것으로 보였던 빌라 매수세가 저가 주택을 중심으로 최근 다시 살아난 것은 현금 청산에 대한 우려보다 가격 상승 기대감이 더 컸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집값 상승 그리고 정비 사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아파트에 이어 빌라까지 거래가 활발해지고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공공 주도 개발을 하려면 어차피 3분의 2 이상 주민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만큼 현금 청산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2·4 대책 발표 이후 공공개발 사업지의 부동산을 매입한 경우 입주권을 주지 않고 현금 청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금청산에도 늘어난 빌라거래…더 커진 시한폭탄 경고음>

지난 2·4대책 이후 매입한 주택이 추후 공공주도 개발사업으로 지정될 경우 현금청산 대상이 된다는 정부 발표가 나오자 주춤했던 서울의 빌라 매수세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저가 빌라가 많이 팔리면서 3월 서울 전체 ‘빌라(다세대·연립)’ 거래도 이달 22일 현재 4,825건으로 2월(4,422건)보다 9.1% 증가했다. 정부는 ‘현금청산’ 카드가 대규모 공공개발에 따른 시장 과열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지만 오히려 빌라 시장만 더 자극 시키는 부작용이 나오고 있는 셈이다.

국토부 실거래 사레를 보면 지어진 지 30년이 다 되어가는 서울 강북구 수유동의 전용 36㎡ 소형 빌라는 지난 3월 말 1억 7,500만 원에 손바뀜됐다. 동일한 평형이 올해 초 1억원을 겨우 넘는 1억 500만원에 거래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불과 몇달 새 가격이 60% 넘게 상승한 것이다. 노원구 상계동의 전용 39㎡ 크기의 구축 빌라도 ‘2·4 공급대책’ 직전 2월 초 2억 3,000만 원에 팔렸다가 두 달만인 3월 말 이보다 1억 원 오른 3억 3,000만 원에 매매됐다.

실제로 일선 현장에 따르면 빌라 문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강북구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공공 개발 후보지가 발표되면서 사 놓으면 언제가 돈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며 “오히려 대규모 공공개발이 빌라 매수 수요를 더욱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공공개발 정식 후보지로 지정되기 전에 팔아도 시세차익에 제법 나올 것이라는 판단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최근 도심 노후지역에 대한 재개발 사업이 활성화되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도심권 노후 빌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이라며 “양극화된 시장구조 속에서 구매력을 갖춘 투자자는 아파트로, 그보다 자금이 부족한 투자자는 빌라를 매수하고 있다. 또 집값이 계속 오르면서 뒤늦게 내 집 마련을 하려는 무주택자 실수요도 빌라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빌라 시장에 자금이 흘러들면서 시한 폭탄 경고음은 더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양지윤 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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