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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모든 미래사업 국내서 하라"…현대차 노조의 '생떼'

■'노조 산업전환에 따른 미래협약안’ 입수

"UAM·로보틱스 등 관련 부품

국내 공장에서 생산해야"요구

전문가 "해외공략 부정하는 처사

결국 경쟁력 갉아먹는 자충수 될것"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사측에 배터리 등 미래차 핵심 부품과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신성장 사업을 모두 국내에서 연구·생산할 것을 명문화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글로벌 강국의 자국 중심주의 확산으로 해외 공장 투자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현대차의 경쟁력을 깎아먹는 요구일 뿐 아니라 과도한 경영권 간섭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2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금 및 단체교섭안의 하나로 요구한 ‘산업 전환에 따른 미래협약’에 이 같은 내용을 포함시켰다. 현대차 노조가 작성한 미래협약 전문을 보면 노조는 우선 전기차 생산 증가로 인한 일자리 감소에 대비해 배터리, 전장 부품, 반도체, 신소재 등 주요 부품의 연구·생산을 현대차 국내 연구소 및 공장에서 수행할 것을 명문화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현대차가 지난해 말 ‘CEO 인베스터 데이’ 당시 발표한 ‘2025 전략’에 따른 UAM·모빌리티·로보틱스 등 미래 산업 관련 부품 및 완성품을 현대차 국내 공장에서 생산해달라고 요구했다. 자동차와 그 부품뿐 아니라 현대차의 모든 미래 사업을 모두 국내 공장에서 생산해 고용을 보장해달라고 한 것이다. 현대차 노조는 사측에 이런 내용의 미래협약을 체결하고 단협 개정안에도 반영해달라고 주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노조는 여기에 더해 이사회 개최 일정, 사업 계획과 개발 계획, 고정 자산(부동산) 변경, 국내외 투자 등에 대한 사항을 노조에 사전 통보할 것도 단협 요구사항에 담았다. 사실상 모든 경영 사항을 노조와 협의하거나 사전 고지하라고 요구한 셈이다.

현대차 노조의 이런 요구는 현대차그룹의 해외 시장 공략을 전면 부정하고 노조의 이익만을 챙기겠다는 것과 다름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자국 중심주의 확산으로 연구와 생산 시설을 해외에 짓지 않고는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게 불가능하다”며 “고용 유지라는 노조의 목적은 이해하지만 이는 결국 국내 공장의 경쟁력까지 갉아먹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현대차의 현행 단협 내용도 과도한 경영권 간섭 소지가 많은데 로보틱스 등 신사업의 연구·생산에까지 관여하겠다는 건 도를 넘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태기 단국대 교수도 “법적으로 단협에 포함시켜야 할 사항에 제한은 없지만 연구 및 생산, 이사회 개최까지 노조가 관여하는 것은 과도한 경영권 침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노조의 과도한 요구는 오히려 해외 공장 이전을 더욱 촉진시키는 역효과만 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현대차 노조가 올해 말 예정된 차기 집행부 선거를 의식해 현실과 동떨어진 무리수를 두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현대차 노조가 지난 12일 울산 북구 현대차문화회관에서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있다./연합뉴스




/김능현 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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