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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짓누르는 '4중고'...증시·원자재 시장까지 흔드나

암호화폐 채굴까지 틀어막는 중국

EU도 "비트코인=튤립버블" 투자 경고

美 긴축 시사에 위험자산 비트코인 타격

머스크 '코인 보유' 트윗에도 급등세 없어





암호화폐 시장이 ‘4중고'에 짓눌리고 있다. 가열되고 있는 가격 거품 논란, 오락가락 행보에 따른 일론 머스크 팬덤 약화에 중국 규제가 3중고였다면 19일(현지 시간)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나서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대해 처음으로 언급했다. 가뜩이나 대표적인 위험 자산으로 꼽힌 암호화폐에는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는 악재다. 실제 암호화폐를 대표하는 비트코인은 이날 3만 2,000달러선 아래로 추락했다. 20일에는 낙폭을 조금 만회하면서 4만 달러 안팎에서 거래가 되고 있는데 악재에 겹겹이 싸여 가파른 회복은 쉽지 않아 보인다.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가 무너지는 징후를 보이고 있어 단기적으로 증시·원자재 등 위험 자산 시장의 투자 심리도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잿빛 전망의 배경에는 주요 국가들이 규제 칼날을 빼들고 있는 게 첫손에 꼽힌다. 중국의 경우 비트코인을 비롯한 민간 암호화폐를 체제 도전으로 여기고 있다. 20일에는 세계 비트코인 채굴의 8%가 이뤄지는 네이멍구자치구에서 암호화폐 채굴장 신고망 운영에 들어갔다. 사실상 채굴 행위 자체를 막기 위한 조치다.

앞서 중국은 전날 금융기관은 물론 위챗페이와 알리페이 등 모바일 지불 서비스 제공 업체를 상대로 암호화폐와 관련한 모든 거래 및 투자를 불허한다고 경고장을 날렸다. 이 시장에 중국의 영향력을 감안하면 대형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는 말이 나올 만하다.

유럽연합(EU)도 암호화폐 열풍을 17세기 ‘튤립 버블’에 비유하며 시장에 경각심을 주입하고 있다. 루이스 데긴도스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암호화폐는 매우 약한 펀더멘털을 갖고 있으며 변동성도 크다”고 경고했다. ECB 금융안정보고서도 암호화폐를 “매우 위험하고 투기적”이라고 규정했다.

특히 연준의 테이퍼링 언급은 엎친 데 덮친 격이다. 투자 심리의 급랭을 유인해 암호화폐의 하방 압력을 키울 수 있다. 일단 연준은 테이퍼링과 관련해 구체적인 타임 스케줄을 제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의 가파른 경제 회복 속에 연준의 첫 언급 자체만으로도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효과가 예상된다.



실제 미국에서는 이미 기관투자가를 필두로 비트코인 대신 금에 투자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 19일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JP모건은 “기관들이 비트코인 관련 상품에서 돈을 찾아 금을 사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날 미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은 한때 1,877달러 선에서 거래돼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전날보다 더 올랐다. 비트코인의 흐름과는 확연히 대조적이다.

이제는 ‘머스크 효과’도 미미하다. 이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에 “테슬라는 ‘다이아몬드 손’을 가지고 있다”고 올렸다. 다이아몬드 손은 자신이 가진 자산의 가격이 하락해도 다시 오를 때까지 버텨 수익을 내는 투자자를 의미하는 은어로 사실상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여전히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린 것이다.

하지만 시장은 잠잠했다. 머스크 타도를 주장하는 코인 ‘스톱일론’까지 나온 상황에서 머스크 CEO가 다시 비트코인 상승세를 이끌기는 힘들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팬데믹 이후 테슬라로 대변되는 기술혁신 사이클과 부상과 더불어 비트코인이 주목을 받았고 이에 비트코인 가격과 기술혁신 관련 주가들이 동반 상승하는 동조화 현상이 강했다”며 “하지만 암호화폐 역시 위험 자산이라는 측면이 부각되면서 가격 하락에 따른 패닉 현상이 주식 등 위험 자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가격이 많이 올랐던 원자재 시장도 흔들릴 수 있다. 김광래 삼성선물 연구원은 “암호화폐 급락 여파로 최근까지 급등에 대한 차익 실현이 적극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여전히 비트코인의 상승 동력이 남아 있다는 분석도 있다. 박 연구원은 “전체 가상자산 시장 규모가 2조 달러에 불과해 증시 등과 달리 금융시장에 미치는 전염력이 낮고, 암호화폐와 연관된 기업 수도 극히 일부”라며 “암호화폐 투자 열기가 진정되면 일부 자금이 위험 자산 시장으로 재유입될 여지도 있다”고 내다봤다. 캐시 우드 아크투자운용의 최고경영자(CEO)도 “비트코인은 현재 조정 국면에 있다”며 “결국 50만 달러까지 갈 것”이라고 밝혔다.


/곽윤아 기자 ori@sedaily.com, 양사록 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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