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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文-4대그룹 오찬 회동 ‘韓美 경제동맹’ 격려, 규제완화 등 논의할 듯

4대그룹 총수와 별도 간담회는 이번이 처음

총 44조 투자로 한미 동맹 견인한 기업인들 격려

규제완화 등 논의 이어질지도 주목

文앞서 "기업들 규제혁신 제안해오면 적극 협의하라" 지시

국내 투자 발목잡는 각종 규제 개혁 이어질지도 주목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1일 오전(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상무부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우리 기업인들과 함께 참석해 있다. /사진 제공=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4대 그룹 총수와의 다음 달 2일 오찬 간담회는 한미정상회담 직후에 조율됐다는 점에서 기업인들에 대한 ‘격려’의 의미가 커보인다. 총 44조 원에 달하는 4대 그룹의 대미 투자 계획이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실제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우리 반도체·배터리 기업들의 압도적 경쟁력은 조 바이든 미국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과 정확히 맞아떨어졌고 이는 안보 동맹을 넘는 튼튼한 한미 경제동맹을 견인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이번 만남은 한미정상회담 직후 청와대 측에서 먼저 제안했으며 비공식 오찬 간담회 형태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는 일정이니만큼 변수는 남아 있다”면서도 “대통령과 총수들 간에 허심탄회하게 터놓고 경제, 투자 현안 얘기를 나누는 자리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측에서는 이번 간담회 일정 조율 등을 위해 경제수석실이 직접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겸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수감 중인 이재용 부회장을 대신해 이번에 미국을 방문했던 김기남 부회장이 초청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그간 대규모 간담회나 현장 방문을 통해 기업인들과 만남을 가져왔지만 4대 그룹 총수만 별도로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런 만큼 한미정상회담 중에 있었던 일화를 비롯해 속 깊은 얘기가 오고 갈 것이라는 기대가 재계 안팎에서 나온다. 한미정상회담에서 우리 기업들이 정부의 든든한 ‘지원군’이 된 만큼 규제 완화 등 기업인들의 요구에 문 대통령이 화답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오전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에서 열린 ‘미래차 전략 토크쇼’에 참석한 뒤 친환경 미래차 전시를 관람하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간 문 대통령과 기업인들의 만남 중 가장 화제를 모았던 것은 지난 2019년 1월에 진행된 ‘기업인과의 대화’ 행사다. 당시 문 대통령은 청와대로 대기업과 중견기업인 등 130여 명을 초청했고 행사가 끝난 뒤에는 삼성전자 이 부회장, SK그룹 최 회장 등 주요 기업인들과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며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당시에도 대통령과 총수들 간의 스킨십이 있었으나 이번 오찬 간담회는 공개된 대규모 행사가 아니어서 더 다양한 얘기가 오갈 수 있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만남을 문 대통령이 올해 들어 강조해온 기업과의 소통 행보의 일환으로도 해석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올해 3월 31일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유영민 비서실장과 이호승 정책실장 등에게 기업인들과 소통 협력을 늘릴 것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기업인들이 규제 혁신 등의 과제들을 모아서 제안해오면 협의해나갈 수 있도록 여러모로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지시했다. 이후 이 실장이 주요 경제 단체들을 연쇄 방문하는 등 소통 행보가 이어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2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에 참석한 구광모 LG 회장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재계에서는 특히 이번 한미정상회담 과정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나서 한국 기업인들을 격려한 것이 이번 청와대 오찬 간담회까지 성사된 결정적 계기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공식 기자회견장에 우리 기업인들을 초청하고 감사의 뜻을 표하며 좌중의 박수를 유도했는데 이는 한미 외교사에서 전례가 없던 일이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 내에서 한국 기업들의 위상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방증”이라면서 “바이든 정부는 별다른 투자 계획 없이 미국을 방문한 일본과 한국을 확실히 다르게 대접했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만남을 계기로 문재인 정부의 기업 정책 등에 변화가 있을지도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선진국들이 자국 내에서 반도체 배터리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 대대적인 지원책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우리 기업들은 여전히 각종 규제에 발목 잡혀 국내 투자를 주저하고 있다.

정부가 최근 ‘K반도체 전략’을 발표하며 뒤늦은 지원에 나서기는 했으나 기업들의 중장기 경쟁력과 국내 투자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회 차원의 종합 입법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구체적인 현안 건의를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면서도 “적어도 기업들의 투자를 확실히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는 보여주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윤홍우 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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