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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더 오르게…최고급 브랜드 달아 달라"

조합들, 사업지연·비용 늘어도

'하이엔드'로 변경 요구 잇달아

노량진 8 '아크로' 적용 논의

흑석 9구역은 시공사 교체까지

브랜드 남발 땐 가치 훼손 우려

서울의 노후 주택단지 전경./서울경제DB




일반 브랜드가 아니라 ‘하이엔드(high-end·최고급)’ 아파트 브랜드를 요구하는 재개발·재건축 조합들이 늘고 있다. 사업 중간에 하이엔드 브랜드로 변경을 추진하면서 시공사와 갈등을 겪는가 하면, 아예 건설사를 교체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사업이 지연되고 추가 비용이 발생하더라도 집값이 더 오를 만한 브랜드를 달겠다는 수요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정비 사업 현장에서 조합들의 목소리가 커진 것도 한몫하고 있다.



◇ 곳곳에서 ‘고급 브랜드 달아 달라’=7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노량진8구역 재정비촉진구역조합은 시공사인 DL이앤씨의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ACRO)’ 적용 문제를 놓고 논의 중이다. 당초 DL이앤씨의 대중 브랜드인 ‘e편한세상’을 달기로 했으나 조합 내부에서 고급화 전략을 위해 아크로로 변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서다. 다만 브랜드 변경 시 설계를 다시 해야 하고, 공사비 증액 및 사업 지연 요인이 되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 노량진 뉴타운 8개 재개발 구역 가운데 아직까지 하이엔드 브랜드를 확정한 사업지는 없다. 업계에서는 노량진8구역이 아크로 변경에 성공할 경우 다른 사업장도 잇따라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시공사 선정 전인 1·3·5구역 가운데 5구역은 대우건설이 수주를 위해 ‘푸르지오 써밋’을 제안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업 도중에 하이엔드 브랜드로 업그레이드 한 사례가 없지는 않다. 앞서 동작구 흑석7구역도 e편한세상에서 아크로로 변경해 ‘아크로리버하임’으로 탄생한 바 있다.



비수도권 최초로 DL이앤씨의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ACRO)’가 적용되는 부산 해운대 우동1구역 조감도. /사진제공=DL이앤씨


◇ 시공사 교체하며 고급 브랜드 달기도=브랜드 문제로 갈등을 빚다 시공사 교체라는 초강수를 두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흑석9구역 재개발 조합은 설계 변경이라는 변수가 발생하자 롯데건설에 보상 차원으로 공사비 증액 없이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 적용을 요구했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시공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시공사 재선정을 추진하는 흑석9구역은 롯데건설과 다시 르엘 적용을 협의하면서 사업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방의 정비 사업 조합들도 하이엔드 브랜드를 요구하며 시공사 교체에 나서고 있다. DL이앤씨·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비수도권 최초로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한 부산이 대표적이다. 남구 우암2구역, 해운대구 우동3구역, 괴정5구역, 범천4구역 등이 잇따라 기존 시공사와의 계약을 해지했다. 사업비만 1조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광주 서구 광천동 재개발 조합도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요구하면서 기존 DL이앤씨·HDC현대산업개발·롯데건설·금호건설 컨소시엄과의 시공 계약을 해지했다.

문제는 하이엔드 브랜드가 조합이나 건설사 모두에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조합 입장에서는 사업 후 집값 상승 요인이 될 수도 있지만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의 경우 늘어나는 공사비를 조합원들이 추가 분담금으로 온전히 부담해야 한다. 건설사 입장에서도 하이엔드 브랜드를 남발할 경우 희소성이 사라지고 오히려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는 부작용이 있다.

한 건설 업계 관계자는 “하이엔드 브랜드가 대중 브랜드처럼 흔해진다면 하이엔드 브랜드보다 더 상위의 브랜드를 또 만드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노희영 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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