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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49.5도 펄펄…'열받은 지구' 폭염 비상

■지구촌 연일 이상고온

캐나다 살인더위에 69명 사망

미국 서북부도 40도 넘나들어

에어컨 사용 늘며 대규모 정전

모스크바 120년만에 최고기온

"코로나 이후 폭염이 인류 재앙"





연일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29일(현지 시간) 주민들이 자녀들을 데리고 알카이 비치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AFP연합뉴스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해 29일(현지 시간) 캐나다 서부에서는 최소 69명이 숨졌다. 이날 캐나다 서부 최대 도시 밴쿠버가 속한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최고 기온은 섭씨 49.5도까지 올라가며 캐나다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현지 언론은 예년에 20도 중반에 머물렀던 지역에서 이례적인 폭염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캐나다 당국은 북서부 주 일부에 “길고 위험한 폭염이 이번 한 주 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경보를 발령했다.

북미를 비롯한 지구촌이 이상 고온으로 신음하고 있다. 6월부터 이례적인 무더위가 닥치면서 인류가 코로나19에 더해 폭염에도 위협받는 상황에 이르렀다. 전문가들은 수십 년간의 탄소 배출에 따른 기후변화를 원인으로 지목하며 폭염 수준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유례없는 폭염은 캐나다 바로 아래 미 서북부 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워싱턴주 시애틀의 경우 기온이 지난 27일과 28일 각각 40도, 42.2도를 기록하면서 이틀 연속으로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오리건주 포틀랜드 기온도 29일 45도까지 치솟으며 나흘 연속 40도를 넘어섰다. 이로 인해 시애틀에서는 일부 식당들이 문을 닫았으며 포틀랜드에서는 고속 경전철과 전차 운행이 중단됐다. 시애틀에 이어 워싱턴주 제2의 도시 스포캔에서는 에어컨 사용으로 전력 수요가 폭증해 대규모 정전 사태를 빚고 있다.

이 밖에 캘리포니아·애리조나·네바다·유타·콜로라도주 등 다른 서부 지역도 40도를 웃도는 폭염과 가뭄을 겪었다. 블룸버그통신은 “뉴욕을 비롯한 미 북동부에도 며칠간 폭염이 나타날 것”이라며 “이는 동부 지역의 전력난을 초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29일(현지 시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리치먼드에서 한 소년이 물을 맞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이날 브리티시컬럼비아주는 캐나다 사상 최고 기온인 49.5도를 기록했다. /AFP연합뉴스




유럽도 곳곳에서 무더위에 시달리고 있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의 6월 날씨는 34.8도까지 올라가면서 1901년(34.7도) 당시의 최고 기록을 깼다. 러시아 북극권에서도 6월 중순 최고 기온이 30도를 넘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겨울이 유난히 긴 러시아에서 초여름인 6월 기온이 30도를 넘는 것은 이례적이다. 북유럽 국가인 핀란드와 에스토니아에서도 올해 들어 6월 최고 기온 기록이 경신됐다. 독일에서는 20일까지 나흘 연속으로 낮 최고 기온이 35도 이상으로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전례 없는 폭염이 기후변화에 따른 ‘예견된 현상’이라고 보고 있다. 캐나다 환경부의 기후학자 데이비드 필립스는 “이번 폭염의 유난히 이른 시기와 강도·지속성을 볼 때 기후변화의 영향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탄소 배출이 온난화를 촉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북미 서부 지역에서 이어지고 있는 무더위의 원인으로는 ‘열돔’이 거론된다. 열돔은 대기권 중상층에 발달한 고기압이 정체하면서 반구형 지붕처럼 뜨거운 공기를 지면에 가두는 현상이다. 이에 더해 미 캘리포니아·유타·네바다주의 가뭄은 북서부 지역의 고온 현상을 더욱 부채질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열돔의 강도는 수천 년에 한 번꼴로 발생할 정도로 매우 드문 현상”이라며 “인간이 만든 기후변화가 이 같은 예외적인 현상의 발생 가능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폭염의 강도는 더욱 위협적인 수준으로 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미 연방 기관이 참여한 2018년 미국 기후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폭염 발생 건수는 1960년대 연간 2건에서 2010년대에는 연간 6건으로 증가했으며 폭염 지속 기간도 1960년대 20여 일에서 2010년대 60여 일로 45일 더 길어졌다.

이 때문에 올해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속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003년 유럽의 폭염은 7만 명을 죽음으로 내몰았으며 2010년의 기록적인 폭염은 러시아에서만 5만 명의 사망자를 발생시켰다. AFP통신은 유엔이 작성한 보고서 초안을 인용해 “코로나19 다음에는 온난화에 따른 폭염이 대규모 참사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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