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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물가 상승에 인플레 현실화…금리인상 시계 빨라지나

■8월 소비자물가 또 2.6% 뜀박질

"물가상승 제한적" 전망 또 빗나가

달걀 54%·시금치 35%·쌀 13%↑

농축수산물 가격 7.8%나 껑충

월세는 0.9% 올라 7년만 최대폭

추석·가을장마에 추가상승 우려

이억원(가운데)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2일 서울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을 방문해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제공=기획재정부




“올해 들어 나타난 가파른 물가 상승 추세가 지속할 가능성은 제한적입니다. 하반기에 물가 여건이 개선되고 연간으로는 물가 상승률이 2%를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 지난 6월 1일 물가관계차관회의)

정부의 물가 전망은 여지없이 빗나갔다. 8월 소비자물가는 2.6% 올라 5개월 연속 2%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물가가 5개월 연속 2%대로 상승한 것은 2017년(1~5월) 이후 4년여 만에 처음이다. 체감 물가인 생활물가지수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4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에 물가를 안정시켜야 하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시계도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일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29(2015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2.6%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월(2.3%)에 2%대로 올라선 후 5월(2.6%)에는 9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6월(2.4%)에는 상승 폭이 작아졌으나 7월과 8월에는 연이어 연중 최고치인 2.6%를 다시 찍었다.

지난해 저물가의 기저 효과가 완화됐음에도 공공서비스를 제외한 전 품목의 물가가 상승했다. 폭염 등의 영향으로 농축수산물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7.8%나 올랐다. 돼지고기(11.0%), 달걀(54.6%), 쌀(13.7%), 국산 쇠고기(7.5%), 수박(38.1%), 시금치(35.5%) 등이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올겨울 조류인플루엔자(AI) 살처분의 여파가 이어지며 달걀 물가는 올 1월(15.2%)부터 8개월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공업 제품 물가는 3.2% 올라 2012년 5월(3.5%) 이후 9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휘발유(20.8%), 경유(23.5%) 등 석유류가 21.6% 상승한 데다 가공식품도 2.3% 올랐다. 집세는 1.6% 올라 2017년 8월(1.6%)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월세는 0.9% 올라 2014년 7월(0.9%) 이후 7년 1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고 전세도 2.2% 상승했다. 외식 물가는 2.8% 올랐다. 외식 물가 상승은 올 초부터 이어진 농축수산물 가격 강세에 따라 재료비 부담이 누적된 결과로 풀이된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상승하며 108.29를 기록하고있는 2일 소비자들이 서울의 한 농산물 전문 대형마트에서 급등하고 있는 채소들의 가격표를 보고 놀라고 있다./이호재 기자. 2021.09.02




소비자의 체감 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급등세다. 소비자물가지수를 구성하는 460개 품목 중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높아 소비자가 가격 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1개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5월(3.3%), 6월(3.0%), 7월(3.4%), 8월(3.4%) 4개월간 3%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정부 예상과 달리 농축산물 가격과 국제 유가 강세가 지속되며 물가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농산물 햇상품이 출하돼 가격 상승세가 둔화하고 국제 유가 오름세도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하에 하반기 물가 안정세를 기대했다”며 “하지만 농축산물 가격 둔화가 예상보다 느린 데다 8월 폭염 영향이 겹쳤고 국제 유가 상승 요인도 예상보다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9월에도 물가 상승 요인이 여전하다는 점이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농산물 수급 여건 개선, 정부의 성수품 집중 공급 등 물가 하방 요인이 있지만 추석 명절 수요, 가을장마·태풍 등 상방 요인도 병존해 9월 소비자물가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역시 2%를 웃돌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올 들어 8월까지 전년 누계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이미 2.0%를 찍었기 때문이다. 연간 물가 상승률 전망치로 정부는 1.8%, 한은은 2.1%를 제시한 바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오는 6일부터 지급되는 약 11조 원의 상생 국민지원금(5차 재난지원금)은 유동성 확대로 물가를 더 자극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서 한은의 금리 인상 시기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26일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코로나19 전개 상황과 물가 흐름 변화 등을 살펴보고 통화정책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금융권에서는 10월 또는 11월에 또 한 번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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