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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물가예측 실패 사실상 시인…월가선 "내년 6월 금리인상"

[美 테이퍼링 이달말 돌입]

■ 저무는 양적완화 시대

"연준, 인플레에 대한 생각 조정

일시적→일시적일 것으로 기대"

테이퍼링, 상황 따라 커질수도

"내년 2·3분기부터 물가 안정

하반기 최대고용 달성할수도"

금리인상 가능성도 우회 언급

제롬 파월 연준 의장. /AP연합뉴스






미국 통화 당국이 이달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곧장 돌입하기로 한 것은 이제 양적완화의 시대가 저물고 있음을 보여준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극복 과정에서 시중에 풀렸던 총 5조 5,650억 달러(약 6,561조 원, 미 책임연방예산위원회 기준)에 달하는 막대한 유동성의 부작용을 인식하고 돈줄을 죄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3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기자회견에 나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에서도 이 같은 기조 변화는 곳곳에서 감지됐다. 파월 의장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생각을 조정(adjust)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에 관한 설명을 ‘일시적(transitory)’ 요인에 의한 것에서 ‘일시적일 것으로 기대되는(expected to be transitory)’으로 바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일시적이라는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섰다”고 덧붙였다.

이날 파월 의장은 경제 전망과 관련해 “겸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많은 ‘일시적’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두고는 “일부에게는 몇 달 정도의 짧은 기간을 의미하지만 연준 입장에서는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고 했다.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았을 뿐 사실상 인플레이션에 관한 판단 실수를 인정한 셈이다.

물론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파월 의장은 “내년 2분기나 3분기께부터 인플레이션이 내려오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준이 지금 상황에서 금리 인상을 얘기하는 것이 시기상조라고 한 것도 이 때문이다. 내년 상반기께 인플레이션이 완화할 조짐이 있으면 서둘러 긴축에 나설 이유가 없다. 고용 시장의 경우 코로나19 이전 대비 노동자가 500만 명가량 적다. 추가 개선이 필요한 상태다.



하지만 파월 의장이 토로했듯 이 같은 전망 자체가 확실하지 않다. 그는 “공급난이 얼마나 지속할지, 물가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공급망은 정상으로 돌아오겠지만 그때가 언제일지는 매우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실제 연준은 이날 테이퍼링 계획을 발표하면서 감축 속도를 조정할 수 있다고 했다. 이는 인플레이션 상황에 따라 매달 150억 달러로 정한 매입 축소 규모를 더 확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연준 스스로도 11월과 12월에 각각 150억 달러씩 줄인다고 했을 뿐 이후의 수치는 내놓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파월 의장이 내년 하반기에 금리 인상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 대목이다. 그는 이날 ‘내년에 1~2회 금리 인상을 예측하는 시장의 전망이 잘못됐느냐’는 질문에 “이번 회의는 금리가 아닌 자산 매입 축소에 초점을 맞췄다. 지금은 (금리 인상의 전제 조건인) 최대 고용 상태가 아니며 금리를 올릴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피해갔다.

하지만 ‘내년 하반기에는 최대 고용이 가능한가’라는 질의가 이어지자 “만약 지금의 (고용 개선) 속도가 계속되면 답은 ‘그렇다’이다”라며 “확실히 내년 하반기에 최대 고용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내년에도 물가가 연준의 정책목표(평균 2%) 밑으로 내려갈 확률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준의 두 가지 정책목표 가운데 최대 고용만 달성하면 바로 금리를 올릴 수 있다.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시인한 것이다. 그는 지난 9월 FOMC 때는 점도표 상에 내년 금리 인상이 예측되자 “단순 의견이며 실제 조치와는 거리가 있다”고 의미를 축소했었다.

시장에서도 조기 금리 인상에 대한 전망이 늘고 있다. 이날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1.60%를 돌파했다. 단기자금 시장에서도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다. 미 경제 방송 CNBC는 “트레이더들이 연준의 첫 금리 인상 전망 시점을 2022년 여름으로 옮겼다”며 “일부는 연준이 내년 중반 테이퍼링을 끝내는 대로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씨티도 “11월 FOMC가 예상보다 매파적이며 높은 인플레이션 전망과 고용 시장 공급 문제에 금리 인상 예상 시기를 내년 12월에서 6월로 앞당긴다”며 “연준 의장이 레이얼 브레이너드 이사처럼 더 비둘기파적인 인사로 바뀌지 않으면 9월과 12월에도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점쳤다.

이번 FOMC를 두고 파월 의장이 비둘기파적이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매파적으로 보이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장은 금리 인상이 없다고 못박으면서도 상황 변화에 따라 단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뒀고 금리 인상 가능성도 넌지시 제시했기 때문이다. UBS는 “12월 FOMC에서는 일시적이라는 표현이 아예 사라지고 매파적인 방향이 더 구체화할 수 있다”면서도 “최대 고용을 중시하는 기조 때문에 조기 금리 인상을 위한 테이퍼링 속도 상향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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