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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삼성·SK ‘트라이앵글' 유럽포위망 구축...'글로벌 톱' 中 CATL 잡는다

■유럽서 中과 진검승부

美, 반도체 이어 中 반입품목 확대 가능성 제기

LG엔솔, 獨·스페인·英 등 놓고 2공장 건설 검토

삼성SDI·SK온, 헝가리에 신규공장 증설·투자확대

CATL 獨공장 내년부터 가동·노스볼트는 23년 양산

미중 무역충돌 확대 땐 K배터리 中공장도 영향받아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배터리 공장 전경./연합뉴스




LG에너지솔루션의 유럽 배터리 제2공장 건설이 유럽에서 한국 배터리 산업의 입지가 더욱 굳건해지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CATL을 위시한 중국 배터리 업계와 노스볼트를 비롯한 현지 업체들이 위협하고 있지만 국내 배터리 3사는 유럽 완성차 업체와 쌓아온 협력 관계를 기반으로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미중 갈등 격화로 미국이 반도체·배터리를 비롯한 전략물자를 놓고 중국에 제재를 가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미국과 유럽 중심의 공급망 재편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2공장 부지로 독일·스페인·폴란드를 비롯한 다양한 지역을 검토하고 있다. 2공장 부지는 유럽 완성차 업체들과의 협력 관계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텔란티스와의 파트너십이 기대되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올해 1월 이탈리아와 미국이 합작한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프랑스의 푸조·시트로엥(PSA) 그룹이 합병한 회사다. 이탈리아에서는 토리노에 위치한 기존 자동차 공장을 전기차 허브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스텔란티스는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에 합작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하는 등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 밖에 르노도 프랑스 북부 등에 전기차 공장을 두고 있어 2공장 부지 선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2공장은 독일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는 물량의 상당 비중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폴란드에 위치한 1공장의 경우 생산능력이 현재 연산 70GWh(기가와트시)에서 100GWh로 확대되는 가운데 테슬라나 폭스바겐에 납품하는 배터리 비중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테슬라가 베를린 인근에 지은 기가팩토리는 이르면 이달부터 가동에 들어간다.

이처럼 LG에너지솔루션이 유럽에서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할 수 있는 데는 초일류 기술력이 크게 작용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표적인 제품이 하이니켈 배터리다. 니켈 비중이 높은 배터리를 탑재할수록 전기차의 주행거리는 길어지는 장점이 있다. 삼성SDI도 최근 양산을 시작한 차세대 배터리 ‘젠5’를 BMW에 공급하고 있으며 SK온의 경우 니켈 비중이 약 90%에 달하는 ‘NCM9’ 배터리를 개발했다.

LG에너지솔루션 외에도 SK온과 삼성SDI는 헝가리에서 증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1·2공장을 코마롬에 두고 있는 SK온은 이반처에 3공장을 건설 중이며 삼성SDI는 1공장이 위치한 괴드에 2공장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 배터리 업계가 유럽 진출을 확대하는 데는 미중 갈등도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등 전략물자를 둘러싼 미중 갈등이 배터리 등으로 옮아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K배터리 3사는 중국에 공장을 두고 있는데 미중 무역 마찰이 확산할 경우 반도체에 이어 배터리 분야까지 중국에 장비 반입이 제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방한 기간 산업통상자원부·고용노동부와의 회동에서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기후변화 대응 등 핵심 전략 분야의 공급망 재편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다만 유럽에서 중국과 현지 배터리 업체들의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국내 배터리 3사의 고민거리다. 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인 CATL은 독일에 건설 중인 배터리 공장을 내년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게다가 유럽 최대 완성차 업체인 폭스바겐은 배터리 내재화 전략을 추진하는 차원에서 현지 신생 업체인 노스볼트, 중국 궈쉬안 등 배터리 회사들의 지분을 사들이고 있다. 특히 스웨덴 노스볼트와는 오는 2023년 양산을 목표로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한국 배터리 업체들은 대규모 증설을 통해 중국 CATL과의 격차를 좁히는 데 전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시장조사 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CATL은 올해 1~9월 누적 기준 전기차용 배터리 글로벌 시장 점유율 31.2%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23.8%로 2위였다. 지난해만 해도 양사의 격차는 0.3%포인트에 불과했지만 올해 들어 격차가 상당히 벌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CATL의 약진은 중국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과 관련이 크다”면서도 “내년부터 중국 업체들의 해외 진출이 본격화하는 만큼 한국 배터리 업계도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유럽 전기차 시장은 한국 배터리 업계가 주도권을 빼앗겨서는 안 되는 지역이기도 하다. SNE리서치 등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전 세계 생산능력 가운데 중국의 비중이 55%로 가장 높고 유럽 31%, 미국이 10%로 뒤를 이을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은 현지 업체가 장악하고 있는 만큼 한국 배터리 업계로서는 유럽의 중요성이 더욱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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