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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명당 강남서 '오피스 쟁탈전'…매물없어 강북 이전도

■몸값 치솟는 '강남 오피스'

개발자·투자 인프라 강남에 몰려

스타트업 창업 거점으로 낙점하자

수요 넘치는데 사무실 공급은 부족

기업들 뭉칫돈 들고 빈자리 노리며

인당 한달이용 10만~20만원 올라

경쟁기업 늘며 '매물 구하기 별따기'


서울 용산에 본사가 있는 LG유플러스는 서울 강남에 거점 업무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이 지역 공유 오피스 등 다양한 종류의 사무실을 수소문했지만 마땅한 곳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크고 작은 스타트업들이 주요 오피스를 이미 선점했고 뭉칫돈을 들고 대기하는 기업들도 많기 때문이다.





3일 벤처 업계에 따르면 스타트업들이 강남 지역의 업무 공간을 구하지 못해 강남 외곽이나 강북 지역으로 밀려나고 있다. 창업하는 스타트업이 계속 늘어나는 데다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들이 신규 채용 직원을 늘리면서 추가 사무실 공간이 필요해 업무 공간을 확장하는 중이다. 강남 지역에 창업 기업이 몰리는 것은 개발자·디자이너 등 인력 인프라와 벤처캐피털(VC)과 같은 투자 자금이 이곳에 쏠려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원격 근무가 보편화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스타트업의 대면 업무 공간 수요가 증가하는 속도가 더 빠르다는 분석이다. 아파트 정보 서비스를 개발 중인 스타트업 A사는 그동안 강남 선릉역 근처 공유 오피스에 있었지만 이달 서울숲으로 본사를 옮긴다. A사 대표는 “현재 있는 선릉 공유 오피스에서 올해부터 장기 임차 계약을 하려고 했지만 더 좋은 조건으로 들어오려는 기업이 많아 이전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식음료 유통 스타트업 B사의 한 관계자는 “10명 직원이 강남 지역 공유 오피스를 이용하면 인당 약 80만 원씩 800만 원가량을 지출한다”며 “이 때문에 몇 년 전에 상수역 근처 2층 건물을 통임차했는데 월 임대료가 강남보다 20% 정도 저렴해 비용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강남 지역 위워크는 이미 올해 오피스 계약이 거의 다 끝난 상황으로 알려졌다. 스파크플러스 강남 지역 오피스들도 올해 1~2층을 통째로 임차하는 대형 스타트업이 늘어나며 초기 스타트업은 아예 입주할 공간이 없다.

강남 지역 스타트업 오피스 부족 현상은 최근 스타트업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기업들이 외형을 확대하고 새로 창업하는 기업도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반면 강남 지역 오피스 공급은 이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강남 지역 공유 오피스의 인당 이용 가격도 과거 30만 원대에서 40만~50만 원대까지 꾸준히 오르고 있다. 이 밖에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제공되던 라운지, 식음료 무료 혜택 등도 점차 축소되는 추세다.



몸값이 훌쩍 뛰어오른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 비상장사)은 늘어나는 인력을 수용하기 위해 이미 서울 지역 거점 오피스를 선점하거나 역세권 빌딩 몇 개 층을 통임차하고 있다. 서울 삼성동에 본사가 있는 야놀자는 지난해 8월 패스트파이브와 제휴를 통해 홍대·여의도·영등포 등 지역 공유 오피스 임차 계약을 했다. 2015년 100명에 불과했던 야놀자 직원의 수는 최근 1,000명을 넘어섰다.

2016년만 해도 경기도 성남시 분당의 작은 사무실에서 10명 남짓 직원이 있던 당근마켓도 빠르게 사세가 커지며 현재는 강남역 교보타워로 사옥을 옮겼다. 연말 기준 인력 규모만 300명 안팎으로 커졌다. 기업가치 20조 원이 넘어가는 두나무는 올 초까지만 해도 강남역 근처 몇 개 층을 임차하다 사세가 커져 최근 삼성동 토지와 건물 2개를 통째로 사들였다. 개발 인력이 많은 쿠팡도 잠실 본사를 이용하다 올해 선릉·판교 등지에 거점 오피스를 새로 열었다.

창업 기업 증가도 오피스 수요에 영향을 주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까지 창업 기업 수는 10만 8,965개로 전년 동월 대비 5.6% 늘었다. 특히 스타트업 등 기술 기반 업종은 같은 기간 5.7% 증가한 1만 7,670개를 보였다.

반면 신규 오피스 공급은 제한적이다. 공유 오피스 기업 위워크는 2020년 5월 열두 번째 지점인 신논현점 오픈 이후 신규 지점 개설이 없다. 패스트파이브는 지난해 9개 신규 지점을 오픈했는데 강남은 한 곳에 불과하고 대부분 강북 지역에 위치해 있다. 상업용 부동산 기업 교보리얼코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강남 오피스 공실률은 1.36%로 도심권(7.42%) 대비 상당히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벤처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최대 부동산 스타트업 직방이 2년 전 서울 종로에서 강남으로 사옥을 이전한 것도 개발자 등 스타트업 ‘인력군’이 주로 강남과 판교에 있기 때문이었다”며 “창업 인프라가 강남 지역에 몰려 있다 보니 올해 창업 기업들은 강남 지역 오피스 구하기가 핵심 업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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