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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Why] 최대 6개월치 칩 확보…도요타식 '재고 관리' 빛 발했다

■ '90년 GM 아성' 깬 도요타, 작년 美 신차 판매 1위

차량용 반도체 제작 경험 녹여내

협력사엔 비용 증가 손실분 보전

글로벌 칩 쇼티지 충격파 피해가

'난공불락' 美 안방시장도 장악

올해는 전기차로 주도권 노려

왕좌 내준 GM은 "재탈환 할 것"

생산량 회복 기대에 장중 신고가

사진 설명




4일(현지 시간) 전 세계 자동차 산업계의 이목이 도요타자동차 미국 판매 책임자인 잭 홀리스 수석부사장의 입에 집중됐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도요타가 (미국 판매량에서) 제너럴모터스(GM)를 제쳤다”고 밝혔다. GM의 90년 아성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지난 1957년 미국 시장에 진출한 도요타로서는 65년 만에 거둔 쾌거였다. 세계 판매(2020년 기준) 1위 업체인 도요타가 끝내 넘지 못할 것 같던 미국 안방 시장 장악까지 성공한 것이다. 글로벌 칩 공급난 속에서 최대 6개월분 재고 확보가 핵심인 도요타식 재고 관리가 빛을 봤다는 분석이 나온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도요타는 미국 시장에서 233만 2,000대를 팔아 221만 8,000를 판매한 GM을 제쳤다. 반도체 공급난으로 여러 차례 다수 공장의 가동을 멈췄던 GM은 미국 시장 판매량이 전년보다 12.9% 급감했지만 반도체 공급망 문제에 잘 대처한 도요타는 오히려 같은 기간 판매량이 10.4% 늘었기 때문이다.

대지진 계기 칩 재고 관리 대응력

이로써 도요타는 사상 처음으로 미국 시장 판매량 1위에 오른 외국 자동차 기업이 됐다. 2009~2010년 차량 제동 장치 결함에 따른 대규모 리콜 사태로 미국 판매가 부진했던 도요타로서는 대반전을 이뤄낸 셈이다.

CNBC는 “도요타가 1931년 포드를 꺾고 미국 시장 판매량 1위를 지켜온 GM을 왕좌에서 끌어내렸다”고 짚었다.

외신들은 일제히 도요타의 재고 관리 능력이 승부를 갈랐다고 평가했다.

도요타 공급 업체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도요타만이 칩 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자동차 회사였다”고 말했다.

도요타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재고 관리 시스템을 혁신했다.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에 따른 부품난으로 공장이 멈췄기 때문이다.

이후 도요타는 재고를 최소화하는 적기 생산 방식을 버렸다. 도요타가 새로 꺼낸 카드는 ‘업무연속계획(Business Continuity Plan)’이었다. 공급 업체에 1,200개 이상의 자동차 부품 중 핵심 부품 500개에 대해 최소 2개월에서 최대 6개월의 생산 분량을 확보하도록 한 것이 골자다. 모든 부품 데이터를 관리하는 공급망 정보 시스템 ‘레스큐’도 개발했다. 이는 반도체 제작 경험이 있는 도요타였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30년간 MCU 만든 경험도 한몫

실제로 도요타는 2019년 지분을 가진 협력 업체인 덴소에 칩 제조 공장을 이전하기 전까지 30년간 자체적으로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을 설계·제작했다.

MCU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품이다.

로이터통신은 “재고 관리 능력 외에도 반도체 설계와 제조 공정에 대한 깊은 이해가 글로벌 공급 부족의 타격을 적게 받은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재고 관리의 키를 쥔 공급 업체 관리에도 집중하고 있다. 공급 업체 입장에서는 재고가 많으면 비용이 늘 수밖에 없다. 이런 점을 감안해 도요타는 연간 비용 절감분을 공급 업체에 반환하고 있다.

다만 도요타가 1위 타이틀을 오래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반도체 공급난이 점차 해소되면서 GM이 생산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스티브 칼라일 GM 북미사장은 “칩 부족 사태가 진정되면서 GM은 지난해 말부터 자동차 생산을 늘리고 있다”며 “올해 1위를 재탈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GM “1위 되찾겠다”…주도권 경쟁 치열

생산력 회복 기대감으로 GM 주가는 이날 장중 한때 전 거래일 대비 7.86% 오른 65.98달러를 기록해 52주 만에 최고가를 찍기도 했다.

잭 홀리스 부사장도 “(미국 판매 1위는) 우리 목표도 아니고 지속 가능하다고 보고 있지도 않다”며 앞으로 경쟁이 치열해질 것임을 시사했다. 왕좌에 계속 머물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도요타는 타이틀을 지키기보다 전기자동차(EV) 투자 확대를 통해 시장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도요타는 지난해 말 총 8조 엔(약 82조 6,304억 원)을 투입해 오는 2030년까지 30종의 배터리 전기차를 출시하고 연간 350만 대를 팔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특히 도요타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는 2035년부터 전 세계에 배터리 전기차만 판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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