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결국 10만' K방역 민낯…30만 확진, 3월 내내 이어질수도

[오미크론 초비상]

■ K방역의 역설

정부, 코로나 감염 억제 역량 집중

북미·유럽 대비 자연항체자 극소수

전파력 강한 오미크론에 속수무책

주요국 정점 찍었지만 韓은 폭증

유행 규모·기간 더 늘어날수도

오미크론 변이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폭증하며 자가진단키트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16일 서울 시내 한 약국에 자가진단키트 품절 안내문에 붙어 있다./사진 제공=연합뉴스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확진자 수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결국 10만 명대를 넘어섰다.

17일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0만 870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이틀 연속 9만 명대를 이어가다 3일째에 10만 명을 돌파한 것이다. 불과 일주일 전인 지난 10일(5만 4120명)보다는 1.7배, 2주 전인 3일(2만 2906명)에 비해서는 4.1배 늘어 일주일마다 확진자가 배로 늘어나는 ‘더블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주요 국가들은 이미 오미크론 정점을 지나 하향 안정세에 접어들었지만 한국은 계속 올라가는 형국이다. 이날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인구 100만 명당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지난 1월 27일~2월 2일만 해도 한국 361명, 미국 1169명, 영국 1091명이었다. 하지만 2월 10~16일 데이터를 보면 한국 1283명, 미국 387명, 영국 942명으로 반전됐다. 이미 한 달 전에 오미크론 정점을 지난 미국·유럽 등의 국가들은 실내 마스크 폐지, 방역패스 폐지 등 ‘위드 코로나’ 수순을 밟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유행 상황이 정점에 오지 않았을 뿐 아니라 정확한 정점도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전문가들은 2월 중순이나 3월 초쯤 20만~30만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며 확산세가 정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지만 누구도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다만 다른 나라처럼 초기에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지 않은 만큼 오미크론 유행도 다른 나라보다 더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되는데 미국과 영국은 3주가 걸렸지만 우리나라는 약 7주가 걸렸다. 영국은 한 달 만에 하루 확진자가 20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5만 명 수준으로 급감했고, 미국 역시 오미크론이 발발한 지 한 달 만에 확진자가 80만 명까지 치솟았다가 현재는 10만 명대까지 떨어졌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3월 한 달간 우리나라는 유행 정점에 도달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우리나라는 과거에 다른 나라처럼 대유행을 경험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유행의 규모와 길이가 더 길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독 우리나라가 북미나 유럽에 비해 오미크론 대유행을 길고 강하게 겪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역설적이게도 정부의 ‘K방역’이 오미크론 대유행에서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성공적인 방역 덕분에 코로나19에 감염돼 면역을 얻은 사람이 상대적으로 적어 감염력이 높은 오미크론에는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그동안 우리는 전체 유행 규모를 억제하는 데 모든 역량을 다 쏟아왔기 때문에 유럽에서 자연 감염으로 20%가 항체를 얻는 동안 아주 적은 수의 사람들만이 항체를 보유하게 됐다”면서 “오미크론 유행 상황에서는 이 같은 유행 억제 방식이 유효하지 않고 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역시 “미국·유럽은 기존에 감염자가 많고 마스크 쓰기 등 방역 수칙을 준수하지 않아 오히려 오미크론에 빨리 노출됐고 정점에 빨리 도달했다”면서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유행이 천천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3월 중순쯤에야 정점이 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유럽 등에서 코로나19 검사를 위한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아 유행이 줄어들고 있는 것 같은 ‘착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수의병리전문의인 김인중 박사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미국의 오미크론 감염자 수가 줄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키트 보급과 검사가 수월하지 않아 놓치고 있는 감염자가 많다”며 “수치상으로 오미크론 감염자 급증 뒤에 시작된 급격한 위중증 환자 수와 사망자 수 증가는 아직 정점이 오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앞으로 한 달이 고비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앞으로 3·4주가 큰 고비일 것”이라며 “4월이나 돼야 확진자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마 부회장은 “앞으로 건강한 사람들은 스스로 관리하면서 자연 치유하도록 하고 의료 역량을 고위험군에 모두 쏟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