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전국 양봉농가의 월동 꿀벌 폐사는 해충인 꿀벌응애류와 말벌, 이상기후 등이 복합 작용한 결과인 것으로 확인됐다.
농촌진흥청은 농림축산겸역본부·지방자치단체·한국양봉협회와 1월 7일부터 2월 24일까지 전국 양봉농가를 대상으로 월동 꿀벌 피해 민관합동 조사를 실시한 결과 피해 봉군 대부분에서 해충인 응애가 관찰됐다고 13일 밝혔다. 일부 농가의 경우 꿀벌 응애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여러 약제를 최대 3배 이상 과도하게 사용하면서 월동 전 꿀벌 발육에 나쁜 영향을 미쳤다.
농가는 예찰이 어려운 응애류 발생을 인지하지 못했고 지난해 8월까지 사양 꿀과 로열젤리를 생산하면서 적기 방제가 미흡했다. 이에 월동 일벌 양성 시기에 응애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월동 벌무리 중 일벌이 크게 줄었다. 이런 가운데 일벌을 쉽게 포획하는 검은말벌이 활동하면서 피해가 커졌다.
이상기후도 피해를 키우는 요인이 됐다. 지난해 9~10월 저온현상으로 꿀벌 발육이 원활하지 못했고 11~12월에는 고온으로 꽃이 이른 시기에 개화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약화된 봉군으로 월동 중이던 일벌들은 화분 채집 등 외부 활동을 나갔다가 체력이 소진됐고 기온이 낮아지자 벌통으로 돌아오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피해 농가의 경영 안정을 위해 농업경영회생자금과 농축산경영자금 등 지원사업을 안내하고 꿀벌 피해 확산 방지를 위해 가축방역 대응 지원사업을 활용해 꿀벌 구제 약품이 지원되도록 조치했다.
농진청은 피해 원인을 진단하고 해결 방안을 찾아 현장에 보급하기로 했다. 꿀벌응애 친환경 방제 기술과 무인기(드론) 이용 등 검은말벌 조기 방제 기술을 개발하고 월동 꿀벌 관리기술 자료 발간과 배포로 현장 기술지원을 확대한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응애 구제제 적정 사용요령 교육을 확대하고 질병 조기 진단과 기생성 응애류 최적 약제 선발을 강화하기로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jpark@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