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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팍팍 써도 문제없다는 건 무책임"…한은 총재 이창용 내정, IMF서 날아든 매파

■이 후보자는 누구

학계·관료·국제기구 거친 경제브레인

금융위 기틀 마련·'경제학 원론' 집필

이주열 총재 "경험·실력 탁월" 인정

■통화정책 방향은

IMF 근무하며 재정건전성 중요시

부채·집값이 '韓경제 걸림돌' 평가

전형적 매파, 금리인상 속도낼 듯


23일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로 지명된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은 학계·정부·국제기구 등에서 두루 경험을 쌓은 거시경제·금융 전문가로 꼽힌다. 국제적인 인맥과 경험은 물론이고 이론부터 실무까지 전문성과 실력으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IMF 등에서 오래 근무하면서 부채 문제를 수시로 경고하는 등 ‘매파(통화 긴축 선호)’ 성향을 가감 없이 드러낸 만큼 금리 인상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960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난 이 후보자는 서울 인창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미국 로체스터대에서 경제학과 교수로 근무한 뒤 1994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이준구 서울대 교수와 함께 쓴 ‘경제학 원론’은 경제학도 사이에서 필독서로 꼽힌다.

이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 국민경제자문회의 민간자문위원으로 대외 활동을 시작해 이명박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새로 출범한 금융위원회에서 초대 부위원장을 맡으며 조직 기틀 마련과 동시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주도했다.

이 후보자는 2009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기획조정단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금융위 직원들에게 “예산권도, 인사권도 없는 작은 부처지만 위기 대응 과정에서 금융위의 존재감과 위상을 높였다”며 장문의 감사 편지를 남기기도 했다. 2011년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이코노미스트를 맡으며 국제 무대로 본격 진출했고 2013년에는 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으로 다시 자리를 옮겨 한국 최초로 IMF의 국장급 간부가 됐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이날 송별 간담회에서 이 후보자에 대해 “학식, 정책 운용 경험, 국제 네트워크 등 여러 면에서 출중한 분”이라며 “저보다 훨씬 뛰어난 분이라 따로 조언할 것은 없을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한은 내부에서도 우호적 반응이 나온다. 한 한은 직원은 “경력이나 전문성으로 봤을 때 한은의 위상을 한층 높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그를 두고 전형적 매파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후보자가 평소 부채 관리를 위해 긴축적 통화정책이 필요하다는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그는 2020년 9월 자본시장연구원 세미나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무 비율이 40%로 낮아 재정지출을 팍팍 확대해도 문제가 없다는 주장은 무책임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6개월 뒤인 지난해 3월에는 IMF 블로그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신흥국 경제의 가장 주된 문제는 민간 부채”라며 “각국 정부는 완화적 통화정책과 금융 규제 완화 등 파격적 조치로 인한 왜곡을 최소화하고 출구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IMF 지역 경제 전망에서는 “한국 경제가 강하게 회복되고 있지만 물가나 고용 상황을 봤을 때는 회복이 고르지 않을 뿐 아니라 불안정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가계부채 증가와 서울을 중심으로 한 집값 상승세가 한국 경제의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 1월에는 회계법인 EY한영이 개최한 세미나에 참석해 “올해 경제 흐름의 키워드는 성장세 둔화 및 양극화, 선진국 거시경제 정책 정상화의 시작”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우리 경제에 대해서는 “경기 회복세가 완전히 자리 잡지 못한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이 중앙은행 목표치를 상회하고 있다”며 “통화·재정 정책의 섬세한 공조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18년에는 “최저임금 인상이 정부의 재정 투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애초에 원했던 바도 아니고 효율적이지도 않다”며 정부에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항간에 건강이 좋지 않다는 우려가 있지만 이달 15일 워싱턴에서 스리랑카 출장을 다녀올 정도로 업무에 차질이 없을 만큼 회복된 상태다. 이 후보자는 최근 주변 지인에게 “은퇴를 앞두고 고국에 기여하고 싶다”며 한은 총재직 제안을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자와 친분이 두터운 한 정부 관계자는 “IMF에 오래 근무했기 때문에 재정 건전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라며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나중에 경제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며 평소 중·장기적인 대비책도 강조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자 약력

▲1962년 충남 논산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미국 로체스터대 경제학과 조교수 ▲세계은행 객원 연구원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매각소위원회 위원 ▲대통령 자문 국민경제자문회의 자문위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위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이코노미스트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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