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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에 살해까지…도 넘는 1인 인터넷 방송

과시욕에 무분별한 후원…스토킹에 모친 살해하기도

수많은 방송 진행자 관리할 수 있는 '뾰족수' 없어

마약처럼 기능하는 '후원금'…시청자에게 인정욕 채워줘

전문가 "1인 미디어 현실의 대체재로 생각해선 안돼"

이미지투데이




무직자인 김 모(29) 씨는 몇 달 전까지 자신이 좋아하는 1인 인터넷 방송을 보며 한 달에 백만 원 가량의 후원금을 냈다. 후원금이 한 달 생활비를 넘어설 때도 있었지만 김 씨는 자제할 수 없었다. 후원금을 낼 때마다 방송 진행자는 ‘리액션’을 해줬고 다른 시청자들도 김 씨를 인정했다. 한 번도 대면한 적 없는 진행자와 친분이 느껴지기도 했다. 김 씨는 “우월감과 허무함이 매일 반복됐다. 당시에는 방송에서 인정받는 게 세상의 전부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1일 서울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1인 인터넷 방송의 행태는 점차 위험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과시욕에 중독된 시청자들이 무분별한 후원금을 남발하는 것은 물론 진행자와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도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1인 인터넷 방송 시장이 지난해 6조 원 규모를 넘어서는 등 확대 추세에 있는 만큼 인터넷 방송 문화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인터넷 방송에서 시작된 관계가 스토킹 등 현실의 범죄로 이어지는 사례는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달 28일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1600만원의 후원금을 낸 인터넷 방송 진행자 B씨가 남자친구가 있다는 이유로 흉기를 휘두른 20대 남성 A씨를 체포했다. 지난해 10월에는 한 시청자가 진행자로부터 방송 차단을 당하자 진행자의 모친을 살해했다. BJ유혜디, BJ릴카 등 스토킹을 당한 유명 1인 방송 진행자들도 많다.



문제는 이런 범죄를 막을 수 있는 ‘뾰족수’가 없다는 점이다. 각 플랫폼 별로 수천 명의 진행자와 수백만 명의 시청자가 있는 만큼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분명한 해법은 사실상 부재한 상황이다. 1인 미디어 플랫폼 관계자는 “플랫폼 차원에서 유명 진행자에 대한 관리나 지원은 충분히 이뤄지고 있다”면서도 “각 지역별로 흩어져 있는 진행자를 모두 관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인터넷 방송에서 일종의 ‘마약’인 후원금이 이런 행태의 주범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인터넷 방송에서 후원금은 진행자의 주된 수입이자 시청자의 지위 그 자체로 기능한다. 후원 금액에 따라 진행자는 감사 인사부터 선정적인 춤까지 차별화된 ‘리액션’을 보여주며 후원금을 일정 수준 이상 낸 시청자는 자신이 적은 채팅에 테두리가 생기는 등 다른 시청자에 비해 눈에 띌 수 있다. 더 많은 후원금을 얻기 위해 진행자는 더 자극적인 방송을 추구하고, 시청자는 진행자와 다른 시청자에게 인정받기 위해 과도한 후원을 반복하게 되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1인 미디어가 현실의 ‘대체재’가 되는 것을 경고하라고 당부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경쟁사회에서 지치고 자존감이 떨어진 사람들이 1인 미디어에서 얻는 쾌감에 중독돼 가고 있다고 본다”며 “1인 미디어는 짧은 시간 내에 현실에서 얻지 못한 인정 욕구를 채울 수 있는 구조다. 다만 모든 중독이 그렇듯 자기조절이 뒤따르지 않으면 위험한 상태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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