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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국 교총 신임 회장 "국교위, 옥상옥 돼선 안돼…이념에 휘둘리지 않는 '독립성' 최우선"

[서경이 만난 사람] 정성국 한국교총 신임 회장

■대담=성행경 사회부 차장

백년지계 책임지는 기구…집행기능 떼어온 '제2 교육부' 막아야

교육근간은 유·초·중등…새정부 정책 '고등'에만 관심은 아쉬워

'생활지도법' 입법화도 추진…바닥에 떨어진 교권 회복시킬 것

정성국 신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이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 교총 회장실에서 서울경제와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당선 축하 화분을 안고 활짝 웃고 있다. 오승현 기자




“국가교육위원회 설립은 교육계의 오랜 염원입니다. 국가의 중장기 교육정책을 사회적 합의에 기반해 일관되게 추진하기 위해 설립되는 만큼 정파와 이념에 휘둘리지 않는 균형적이고 독립적 기구로 구성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옥상옥’이 돼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정성국(51·사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38대 회장은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 교총 회장실에서 진행한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국교위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교육의 큰 방향을 결정하는 기구이지, 교육부의 집행 기능을 떼어 와 ‘제2의 교육부’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며 “전 정권처럼 국교위 설립을 빌미로 유초중등교육을 무분별하게 시도에 이양할 경우 국가의 교육 책무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21일 75년 교총 역사상 첫 초등 교사 출신 회장이 된 그는 이달 출범 예정인 국교위 구성부터 윤석열 정부의 첨단산업 인재 양성 방안과 유초중등교육정책, 교권 침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 개선 등 각종 교육 현안에 대한 생각을 거침없이 풀어냈다.

정 회장은 “새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 보름이 지났는데 온통 반도체 등 첨단산업 인재 육성만 강조하고 유초중등교육정책은 실종됐다”면서 “교육부 장관이 취임하자마자 만나서 현장의 우려를 전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교사의 정당한 교육 활동과 생활지도가 인권침해, 아동 학대로 몰려 민원과 고소가 난무하는 지경”이라면서 “정부와 국회를 대상으로 ‘생활지도법’ 입법을 추진해 교사에게 실질적인 생활지도권을 부여함으로써 땅에 떨어진 교권을 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7일 취임한다.

대담=성행경 사회부 차장

정성국 신임 교총 회장이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달 중 출범 예정인 국가교육위원회가 독립성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10년 단위 중장기 교육정책을 다루는 대통령 소속 합의제 행정위원회로 출범하는 국교위는 21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교원 단체에도 2명의 위원 추천 권한이 주어진다. 이 중 1명은 최대 교원 단체인 교총의 몫이다. 정 회장의 말대로 그간 국교위 설립은 교육계의 오랜 염원이었으나 번번이 무산되다 지난해 7월 국교위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통과됨에 따라 1년 후인 이달 중 출범을 앞두고 있다. 국교위가 ‘교육 백년대계’를 수립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지만 위원 구성의 중립성과 독립성에 대한 우려도 여전한 상황이다. 정 회장은 “무엇보다 정파성과 이해관계가 아닌 교육과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전문성을 갖춘 합리적 인사 구성이 추진돼야 한다”며 “국교위가 ‘옥상옥’이 되지 않도록 위원회와 교육부, 시도 교육청 간의 합리적 역할 분담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질타를 계기로 교육부가 마련 중인 반도체 등 첨단 인재 양성 방안에 대해 ‘보여주기식’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가적 역량 집중이 필요한 과학기술 분야의 육성·지원, 고등교육 규제 완화와 혁신 등을 강조한 것으로 이해한다”면서도 “다만 대통령의 한마디에 현장 여건이나 의견을 무시한 채 보여주기식 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석사·박사·학부·고졸 중 어떤 단계에서 인력이 부족한 것인지, 인력 부족 원인은 무엇인지, 교수나 시설 확충이 더 시급한 것은 아닌지, 수도권대·지방대 간 차별 문제는 없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세심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성국 신임 교총 회장이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새 정부 출범 후 유초중등교육정책이 후순위로 밀려났다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정 회장은 새 정부 출범 후 교육정책이 고등교육에만 쏠리고 있다며 쓴소리를 내뱉었다. 교육의 근간인 유·초·중등을 놓쳐서는 안 된다며 ‘본립도생(本立道生)’을 강조했다. 그는 “유초중등교육 현장에 대한 이야기는 쏙 빠져버렸다”며 “다른 현안과 비교해 유초중등교육은 잘 돌아간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교육의 근간은 유초중등”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반도체 등 첨단산업 인재를 대학에서 배출할 수도 있지만 특성화고를 비롯해 망가진 직업교육 시스템부터 바로잡는 등 인재 양성의 틀을 다시 짜야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교육부 장관이 취임하는 즉시 만나 유초중등교육이 뒷전으로 밀려 있는 현실에 대한 현장의 우려를 전달하고 정책 제안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교총을 방문한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교원 단체가 좋은 대안을 제시하면 정부도 적극 수용해 함께할 것이라고 약속했다”며 “교육부 장관이 임명된다면 하루라도 빨리 만나 유초중등교육에 대한 교총의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음주운전과 논문 표절 등 각종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박순애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는 “차관에 이어 장관 후보자도 행정 전문가가 내정되면서 교육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아니냐, 교육을 홀대하는 것 아니냐는 현장의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한편으로는 풍부한 행정 경험과 식견이 유보통합이나 돌봄교실 개선 등 교육 난제를 풀어가는 데 긍정적일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새 정부가 추진하는 새로운 교육을 위해서는 국회가 조속히 정상화돼 후보자의 각종 의혹뿐 아니라 더 중요한 교육 현안과 미래 교육에 대한 후보자의 철학을 검증할 수 있는 인사청문회가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성국 신임 교총 회장이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교권 회복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그는 나날이 심화하고 있는 교권 침해 문제를 임기 중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불과 지난달까지도 현장에서 교사 활동을 했던 경험을 살려 땅에 떨어진 교권을 회복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교총 75년 역사상 두 번째 평교사 출신이자 최초의 초등학교 교사 출신 회장이 탄생한 것도 교권 회복에 대한 회원들의 열망 때문이라고 정 회장은 자평했다. 그는 “‘어제까지 학교에 있었던 당신이 학교 현장을 가장 잘 이해하지 않느냐’는 회원들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본다”며 “악성 민원이나 교권 침해로 의기소침해 있는 교사들이 소신 있게 가르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달라는 요구가 많았다”고 전했다.

정 회장은 “교사의 정당한 교육 활동이나 생활지도가 인권침해, 아동 학대로 몰려 민원·고소까지 벌어지는 지경”이라며 “수업 방해나 욕설 등 교권 침해를 해도 즉각적인 대응이나 조치를 할 권리나 수단이 없어 교사들이 무력감에 빠지고 생활지도를 기피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로 인해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까지 발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 회장은 교총부터 교육 활동 침해와 악성 민원에 대해 즉각 현장에 출동·대응하는 조직과 시스템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그는 “회장인 저부터 직접 현장으로 달려갈 것”이라며 “교권옹호기금을 대폭 확충하고 법률 비용 지원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최근 전북의 한 초등학생이 교사와 동급생에게 욕설과 폭력을 행사한 것과 관련해 지역을 방문해 실태를 파악하고 대책을 협의하는 등 현장 중심의 활동에 나섰다.

아울러 정부와 국회를 대상으로는 ‘생활지도법’ 입법 활동에 힘을 쏟는다는 목표를 세웠다. 수업 방해 등 문제 행동 학생에 대한 조치나 지도·교육 등을 위해서는 유아교육법·초중등교육법·교원지위법에 근거 조항을 마련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생활지도법을 통해 교사에게 실질적인 생활지도권을 부여하고 문제 행동 시 구체적인 조치·대응 매뉴얼을 마련해 정상적 지도 과정에 대한 분쟁이 발생할 경우 법적 보호가 가능해지도록 근본적인 문제 해소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성국 신임 교총 회장이 서울경제와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정 회장은 이달부터 임기를 시작한 전국 시도 교육감들에게는 오롯이 학생과 교사의 관점에서 교육을 고민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교원과 학생들이 교실에서 교육 활동을 하는 데 좌우가 어디 있겠느냐”며 “그럼에도 교육감 선거가 진영 논리에 깊이 잠식돼 있고 되레 진영 간 대립과 갈등을 재생산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이어 “선거 기간에는 그랬더라도 당선된 후에도 진영 논리에 빠져 있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회장은 교총 입장에서도 진보·보수를 가리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수 교육감이 추진하는 정책이라고 해서 절대 박수만 치지는 않을 것이며 질책해야 할 부분은 과감하게 질책할 것”이라며 “진보 교육감에게 배워야 하는 점이 있다면 받아들이고 학교 현장에 적극 안내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 회장은 코로나19 여파로 심화한 기초학력 저하 문제와 관련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교육부가 최근 발표한 ‘2021 국가 수준 학업 성취도 평가’ 결과에 따르면 중3·고2 학생들의 국어·수학·영어 보통 학력 이상 비율이 줄고 고2 학생들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전년보다 증가했다. 정 회장은 “학습 결손은 학교 부적응과 이탈 등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데 교육부는 1교실 2교사, 대학생 튜터링 등 기존 대책만 되풀이하고 있어 안타깝다”면서 “어려서부터 학습 결손이 누적되면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주기적인 진단과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기초학력 향상을 위해 진단부터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학생들이 교과·영역별 성취 수준을 확인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학력 평가를 시행해야 한다”면서도 “다만 성적 공개는 민감한 문제인 만큼 공개 유무가 학력 신장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지 철저히 분석하고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호성 대책이나 교사에게만 짐을 지우는 방안은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며 “교사가 교육에 전념하고 충실할 수 있도록 학급당 학생 수 감축, 교사 행정 업무 폐지, 교권 확립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리=신중섭 기자 사진=오승현 기자

He is…

△1971년 부산 △부산교육대 △부산교육대 교육대학원 석사 △부산동원초·남천초·교리초 부장교사 △신라대 사회교육원 전임교수 △한국초등영어교육학회 연구이사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교원승진제도개선특별위원회·현장교육지원특별위원회·대외협력위원회·초등교육위원회·새교육개혁위원회 위원 △부산초등영어교육연구회 부회장 △부산 해강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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