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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낼 돈도 없는데 샤넬이요?…비쌀수록 지갑 먼저 닫았다

고물가에 보복소비 열풍 식어

명품 플랫폼 이용률 절반 '뚝'

한우 가격도 전년비 15% 하락

20대는 건강기능식품마저 안사

설 선물세트 1~3만원대로 꾸려





'영끌족' 김모(34)씨는 최근 한 달 생활비를 30만 원으로 줄였다. 대출 이자 부담이 증가하면서 허리띠를 잔뜩 졸라매야 하는 상황에 처한 탓이다. 김씨는 "한우 대신 돼지고기를, 백화점 대신 1000원숍을 자주 찾게 된다"고 말했다.

고물가에 '보복 소비' 열풍이 '짠물 소비'로 옮겨가고 있다. 금리 인상과 환율 급등이 겹치면서 주머니 사정이 가벼워진 사람들이 늘면서 명품이나 건강기능식품 등 생활필수품이 아닌 소비재부터 타격을 입는 모양새다.

11일 유통 및 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보복소비 열풍으로 급성장했던 머스트잇·트렌비·발란 등 온라인 명품 플랫폼들이 최근 고물가 여파로 이용률이 급감했다. 일반적으로 연말이 다가올수록 명품 선물 수요 증가로 명품 플랫폼 이용률이 증가하지만 고물가 여파로 가계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값비싼 명품 지출에서부터 지갑을 닫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에서 올해 초까지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던 명품 플랫폼의 월 활성이용자수(MAU)는 올해 하반기 들어 꾸준한 이용 감소세를 보였다. 트렌비의 경우 올해 11월 월 MAU는 37만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9만여 명 대비 약 46% 감소했다. 같은 기간 머스트잇은 35만여 명에서 25만여 명으로, 발란은 56만여 명에서 48만여 명으로 이용자 수가 줄었다.





지출을 줄인 것은 명품 뿐만이 아니다. 프리미엄 소비 확대로 인기를 구가하던 한우 역시 찾는 소비자들이 줄어들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한우 등심(1+등급) 100g의 평균 가격은 1만 5448원으로 전년 동기간 대비 15% 하락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한우 가격 하락 원인과 전망'이라는 보고서에서 "가처분 소득 증가에도 불구 고물가에 추가 금리 인상이 예견되면서 대출 이자 상환에 대한 부담, 물가 상승에 대한 압박 등으로 가정 내 한우 구매량이 감소한 탓"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 확산기 인테리어 열풍으로 많이 찾던 가전·가구도 높은 단가 부담 탓에 최근 매출이 줄었다. A 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 가전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15% 줄었고, 가구는 1% 미만 증가하는데 그쳤다. 대신 일시적인 지출 부담이 적은 렌탈 서비스 이용률은 크게 증가했다. G마켓에 따르면 같은 기간 렌탈 서비스 이용률은 105% 증가했다.

취미나 사치품에 대한 소비를 줄이는 경향도 보였다. G마켓에 따르면 지난 한 달 간 골프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10%, 쥬얼리는 14%, 악기·취미 관련 용품은 2% 감소했다.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20대에서는 건강기능식품 마저 줄였다. 50대에서의 건기식 매출이 10% 증가한 사이 20대에서는 12% 감소했다.

이 같은 소비 흐름은 올 4분기를 지나면서 점점 강화돼 적어도 내년 초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3분기까지는 잘 버텼던 백화점 매출이 4분기 들어서는 흔들리고 있다. 지난 달 18일부터 4일까지 진행됐던 주요 백화점 4개사의 겨울 정기 세일 매출 증가율은 10%대 정도 느는 데 그쳤다. 세일 막바지에 한파가 들이닥치면서 패딩 등 겨울 의류 매출이 반짝 늘었는데, 날씨 효과가 아니었다면 매출 증가율이 한자릿수에 그쳤을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지난 해 같은 행사 매출 증가율은 30%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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