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복수를 꿈꾸는 '공주' 햄릿…영상으로도 연극 같은 몰입감

국립극단 온라인 극장 상영회 '햄릿'

명동예술극장과 컬래버 시도 눈길

29일 온라인 극장 상영회 '햄릿'의 예술가와의 대화가 서울 중구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렸다. 행사에는 김옥경 국립극단 공연기획팀장(왼쪽), 부새롬 연출, 배우 이봉련(오른쪽)이 참석했다. 사진 제공=국립극단




29일 서울 중구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온라인 극장 상영회 '햄릿'. 사진 제공=국립극단


“코로나19가 극심했을 때 영상이 공연을 대체할 수는 없겠지만 부분적으로 보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공연 영상을 함께 보고 이야기 나누지 못한다는 점이 아쉬웠어요. 그런 아쉬움들이 모여 새롭게 시도하고자 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김옥경 국립극단 공연기획팀장)

29~30일 서울 중구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에서는 온라인 극장 상영회 ‘햄릿’이 열렸다. 명동예술극장에서 온라인 극장 영상을 상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영회를 위해 명동예술극장 무대 위에는 대형 스크린이 설치됐다. 국립극단의 ‘네 번째 극장’을 표방하는 온라인 극장과 명동예술극장의 이번 컬래버레이션은 국립극단의 영상화 사업 확장의 일환이다.

양일 스크린을 통해 선보인 연극 ‘햄릿’은 부새롬 연출이 윤색과 연출을, 정진새 작가가 각색을 맡은 작품이다. 음악극 ‘백인당 태영’에서 한국 최초 여성 변호사로 분해 화제를 모은 배우 이봉련이 주연 ‘햄릿’을 맡았다. 당시에는 2020년 12월 개막을 목표로 준비에 돌입했으나 코로나19 확산세와 명동예술극장 화재 복원이 맞물려 결국 무대 위에 오르지 못했다. 기대작이었던 ‘햄릿’은 이듬해 온라인 극장 시범 운영을 통해 사흘 간 공개됐다. 이후 관객들의 지속적인 요청에 힘입어 공식 상영회를 개최한 것이다.

국립극단 연극 '햄릿' 공연 사진. 사진 제공=국립극단




작품은 셰익스피어 비극의 주인공 ‘햄릿’을 공주로 설정한 점이 눈에 띈다. 이에 따라 햄릿과 가까운 ‘오필리아’와 ‘호레이쇼’도 다른 성별을 지닌다. 그러나 기존 작품의 얼개는 다르지 않다. 아버지인 선왕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숙부 클로디어스는 왕위에 오르고, 어머니 거트루드와 재혼한다. 이에 대한 진상을 조사하는 위원회는 선왕의 죽음이 사고에 불과하다는 발표를 내놓고, 햄릿은 의심에 사로잡힌다. 그는 해군을 전역한 정당한 왕위 계승자이자 권력을 향한 은폐된 욕망에 사로잡힌 인간이다.

29일 예술가와의 대화에서 부 연출은 “연극을 준비하던 중 영국은 여자가 여왕이라는 생각이 떠올랐다”면서 “다만 여자 햄릿도 우리가 생각하는 햄릿의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각색했다”고 밝혔다.

국립극단 연극 '햄릿' 공연 사진. 사진 제공=국립극단


엔데믹 시대를 맞아 팬데믹으로 불거졌던 공연 예술의 위기를 다시 체험하는 의미가 있었다. 실제 작품 속에서도 “역병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고 있다”는 대사가 나온다. 구조적으로 권력을 정당화하는 사회 체계에 대한 고발도 이어진다. 클로디어스의 승계는 절차를 무시한 채 이뤄졌다. 그러나 법률가이자 일련의 사건을 조사·발표하는 오즈릭은 권력의 입맛에 맞춰 진실을 조작한다. 선왕의 망령은 장화에 담겨 장구한 시체들로 이뤄진 흙 위에 놓인다. 그렇듯 불확실한 이유에서 비롯된 햄릿의 복수는 표류하며 무작위적인 조준을 거듭한다. 연극은 모든 것이 비극으로 끝난 뒤에도 또 다른 폭력적인 권력이 그 자리를 메울 것임을 예고한다.

인터미션이 없는 140분의 상영 시간 동안 실제 연극 무대와 다를 바 없는 몰입감이 느껴졌다. 이후 ‘햄릿’은 온라인 극장을 통해서도 다음달부터 12월 말까지 공개될 예정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