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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에 한류 전파, 남북 문화 이질감 줄일 첩경"

라종억 통일문화연구원 이사장

북한·해외 동포 결집시킬 힘은 문화

北 청년층 한국 드라마 등에 빠져

'탈북민'등 보단 '자유민' 호칭 타당

빠른 정착 이끌 실질적 '돈 교육' 필요

통일 연착륙 위한 문화사업 힘쓸것

라종억 통일문화연구원 이사장이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및 해외 동포들에게 한류 전파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고려인들이 많은 카자흐스탄은 과거 북한과 친한 국가였는데 우리가 K컬처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문화 사업을 지원했더니 지금 카자흐스탄 동포들은 한국을 더 친숙한 나라로 생각합니다. 북한을 비롯한 해외 동포들을 결집시킬 수 있는 힘은 문화입니다.”

라종억 통일문화연구원 이사장은 26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훗날 한반도가 통일되면 남북 간 경제적 차이도 있지만 무엇보다 반세기 이상을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남북 주민들의 문화적 이질감이 클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통일문화연구원은 북한 문제에 관심이 많은 라 이사장이 남북 관계에 대한 문화적 접근을 통해 통일을 연착륙시킬 목적으로 1998년 설립한 사단법인이다. 이곳에서는 북한 관련 사업뿐 아니라 고려인·다문화가정 등 소외 동포에 대한 의료·문화 사업과 해외 동포 한국어 교육 등을 지원하고 있다.

북한 관련 문제에 특히 주력하는 라 이사장은 우선 ‘북한이탈주민’ ‘탈북민’이라는 용어부터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에는 북한에서 넘어온 이들을 ‘귀순자’라고 했고 이후 ‘새터민’ ‘탈북민’ ‘북한이탈주민’이라고 했는데 이런 용어들은 어감이 좋지 않다”며 “최근 정부 차원에서 용어를 바꿔 ‘북한배경주민’이라고 칭하는데 이 역시 그들이 좋아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소 북한에서 온 주민들을 많이 만나는데 북한에서 자유를 찾아 목숨을 걸고 넘어온 동포들이 가장 선호하는 용어가 ‘자유민’이었다”며 “‘자유민’이 어감도 좋아 앞으로 이렇게 부르면 좋겠다”고 했다.

현재 국내에 거주하는 자유민은 3만 5000여 명 정도다. 이 가운데 남한에서 결혼해 가정을 이룬 이들도 많아 자유민의 가족들까지 합하면 10만 명 정도다. 그런데 국내에 거주하는 자유민 대부분은 특정한 직업이 없어 생활고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이와 관련해 라 이사장은 자유민의 안정화를 위해 남한이 어떤 나라인지를 알 수 있게 하는 실질적인 교육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자유민들이 우리나라로 오면 주로 대중교통 이용법, 여권·주민등록증 만드는 법 등 생활과 관련된 교육을 받는다”며 “이런 기초적인 부분은 당연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자본주의가 무엇인지, 또 자본주의를 했던 나라들이 왜 부강한지를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라 이사장은 특히 “남한에 오는 자유민 중 성인뿐 아니라 어린이·청소년에게도 반드시 자본주의를 체계적으로 가르쳐 돈의 중요성을 알게 해야 한다”면서 “아울러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왜 좋은지 가르치는 것이야말로 그들을 이곳에서 빨리 정착할 수 있게 하는 밑바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 이사장은 통일 연착륙과 소외 동포 지원에서 무엇보다 문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관련 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문화는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으로 힘을 발휘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라 이사장은 “우리나라를 본격적으로 세계에 알린 1988년 서울올림픽은 스포츠·문화를 통해 서유럽과 동유럽을 화합시켰고 요즘에는 전 세계가 K팝 등 우리 문화에 열광하고 있다”면서 “한류 열풍은 북한도 예외가 아니다. 북한 젊은이들이 당국의 서슬 퍼런 단속에도 몰래 숨어서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볼 정도로 문화의 힘은 대단하다”고 말했다.

이어 “통일문화연구원에서도 한국 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우리 문화의 힘을 퍼뜨리는 일은 북한뿐 아니라 고려인을 비롯한 해외 소외 동포들도 위한 것”이라며 “특히 많은 북한 주민과 카자흐스탄 등에 살고 있는 고려인들이 한국으로의 이주를 희망하고 있다. 이들이 한국에 왔을 때 문화적 이질감을 느끼지 않도록 한류를 제대로 알려줘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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