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정 SK하이닉스(000660) 사장이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행사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다. 국내 반도체 기업 대표가 미국 정재계 관계자를 대상으로 반도체 산업 전망에 대해 직접 설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곽 사장은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한국이 가지는 중요성과 AI 시대 메모리 인재의 중요성 등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SK하이닉스는 미국 인디애나주에 최첨단 패키징(여러 반도체를 하나로 연결하는 공정) 라인 신설을 확정한 바 있으며 미국 정부로부터 보조금 수급을 기다리고 있다.
15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곽 사장은 17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러셀 상원의회 빌딩에서 ‘칩스 포 아메리카, 글로벌 성공을 위한 실행’을 주제로 열리는 포럼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맡았다.
행사는 미국 반도체지원법 제정을 주도한 토드 영 상원의원,과 퍼듀대가 주관한다. 행사가 진행되는 러셀 상원의회 빌딩은 청문회·기자회견 등이 이뤄지는 건물이다.
행사에는 영 의원과 아라티 프라바카르 백악관 과학기술정책국 국장, 존 뉴퍼 미국반도체산업협회장, 멍 치앙 퍼듀대 총장 등이 참석한다. 마이크론과 TSMC·IBM 등의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곽 사장은 업계 측을 대표해 첫 번째 키노트 연설을 한다. 주제는 ‘AI 시대 글로벌 성공을 위한 파트너십’이다. 챗GPT를 비롯해 대규모언어모델(LLM)의 발달이 반도체 산업을 재편하는 국면에서 AI 메모리의 중요성과 이를 위한 인재 육성 방안 등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AI 기술과 함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대표적인 반도체 기업 중 하나다. AI 부흥에 대비해 엔비디아·한미반도체 등의 기업과 협력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부문에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HBM은 웨이퍼에 수천 개의 실리콘관통전극(TSV)을 뚫어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적층해야 한다. 기존 D램보다 수율 확보가 어렵고 그만큼 고부가치 제품이다. 곽 사장은 AI를 중심으로 메모리 시장이 급변하는 상황 속에도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인재 육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3일(현지 시간) 38억 7000만 달러를 투자해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AI 반도체 핵심 부품인 HBM 생산 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인근의 퍼듀대 등 현지 연구기관과 반도체 연구개발(R&D)도 협력한다. SK하이닉스는 퍼듀대에서 투자협약식을 열고 이런 계획을 밝혔는데 당시에도 영 상원의원이 참석했다. 곽 사장이 이번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맡게 된 배경이다.
곽 사장은 기조연설에서 엔비디아와의 협력 내용도 언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는 자사 그래픽처리장치(GPU)에 SK하이닉스의 HBM을 결합한 AI 가속기로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5세대 HBM 제품인 HBM3E 양산을 시작해 엔비디아에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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