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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연금의 ‘정석(定石)’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대응하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예측의 어려움, 그리고 예측보다 실제적인 대응 플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다. 금융·경제 역시 예측보다는 대응의 영역에 가깝다. 한 예로 올 초만 하더라도 많은 전문가들은 미국이 수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 예측은 빗나갔다. 산업 지형 역시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이 그 어느 때보다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고 예측은 더욱 어려워졌다. 오랜 기간 금융시장에 몸담았어도 예상하기 어려운 투자 환경을 체감하고 있다.

이렇게 변화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연금은 어떻게 운용해야 할까. 연금 운용은 근로 기간과 동행하며 은퇴 시점 또는 은퇴 이후까지도 고려하는 장기 투자다. 이 기간 금융시장의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며 국가 및 산업별 사이클과 이벤트에 따라 흥망성쇠의 변화를 경험한다. 보통의 근로자들이 이러한 시장의 변화를 내다보면서 금융 상품을 매매할 수 있을까. 경험상 아주 어려운 일이다. 하물며 30년(1만 950일), 그 이상의 연금 투자를 단기적인 테마나 타이밍 매매의 반복에 승부를 걸다 보면 성공보다는 실패를 경험하게 된다. 이런 ‘실패 경험’은 더욱 더 보수적인 연금 운용을 촉발하게 되고 우리 퇴직연금 대부분(85% 이상)이 원리금 보장 상품에 머물러 있는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퇴직연금 주치의가 있다면 당연히 개선을 권해야 할 상황이다. 예적금에만 치중해서는 날로 높아지는 물가 상승률을 따라잡기 불가능하고 결과적으로 노후를 제대로 대비하기 어렵다.



이럴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연금 운용의 정석은 첫째도, 둘째도 ‘자산 배분’이다. 자산 배분은 다양한 자산군에 투자해 위험을 분산시키고 주기적으로 자산 비중을 조정(리밸런싱)하는 투자 전략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불확실한 시대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글로벌 유수 연기금들이 모두 자산 배분 전략을 활용하고 있는 것은 우리에게 좋은 힌트를 준다. 하지만 일반 근로자가 자산 배분을 스스로 구현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자산 운용에 전문성을 갖춘 금융투자 업계가 ‘경쟁력 있는 자산 배분 상품’을 연금시장에 공급해야 하는 이유다.

이러한 고민의 일환으로 협회는 연금 운용에 적합한 자산 배분 펀드를 공동 브랜드인 ‘디딤펀드’로 출시하기 위해 업계와 준비 중이다. 디딤펀드는 고수익형 상품이 아니다. 전통적인 연기금의 자산 배분 전략을 활용해 연기금들의 수익률 수준을 목표로 하는 장기 상품으로, 운용사별로 자산 배분 역량을 집결한 하나의 대표 상품만을 발굴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연금 투자에 어려움을 겪는 근로자들의 상품 선택을 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디딤펀드를 통해 연금 투자에 있어 ‘성공 경험’을 하게 되고 이 경험이 공유·전파되면 더 많은 국민이 더 풍족한 노후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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