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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바키아 총리 피격…위독상태로 수술 "현재는 생명 지장 없어"

각료회의 후 지지자 만나다 총맞아

복부 등 여러 발 맞아 위독, 수술에

부총리 "이젠 생명 위협 상황 아냐"

정부 "정치적 동기 의한 암살기도"

현지 언론 "용의자는 71세 작가"

美·EU·러등 진영 막론 사건 규탄에

15일(현지시간) 로베르토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왼쪽 세번째)가 수도 브라티슬라바 외곽 마을에서 총격을 받은 후 경호원들에 의해 차량으로 옮겨지고 있다./AFP연합뉴스




로베트르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가 15일(현지시간) 총 여러 발을 맞고 위중한 상태로 병원에 옮겨져 수술을 받은 가운데 현재는 생명을 위협받는 상태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슬로바키아 정부는 이번 사건을 정치적 동기에 의한 암살 기도로 규정했다. 총리에 반대하며 반(反) 정부 시위를 열어오던 야권은 피격 소식을 접한 뒤 이날 밤 예정됐던 시위 일정을 취소했다.

슬로바키아 정부에 따르면 로베르트 피초 총리는 이날 수도 브라티슬라바 외곽 마을에서 총에 맞아 병원으로 이송됐다. 총격 사건은 브라티슬라바 동북쪽으로 150㎞ 떨어진 핸들로바 지역에서 발생했다. 슬로바키아 정부는 이 지역에 있는 ‘문화의 집’에서 각료 회의를 열었으며 회의 후 피초 총리가 지지자들을 만나던 중 여러 발의 총성이 들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퍼진 현장 영상을 보면 경호요원이 총에 맞은 피초 총리를 차량에 급히 태워 이동하고,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사건 용의자가 경찰에 제압됐다.

피초 총리는 차량 이송 중 위중하다는 구급대원의 판단에 따라 헬기로 옮겨졌다. 현지 언론에서는 용의자가 5발 정도를 발사했고, 피초 총리가 이 중 3발 이상을 복부 등에 맞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15일(현지시간)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가 총에 맞아 심각한 부상을 입은 가운데 구조대원들이 피초 총리를 슬로바키아 중부 반스카 비스트리카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AP연합뉴스


구급대는 피초 총리를 인근 도시인 반스카 비스트리카 병원으로 옮겼고, 수 시간에 걸친 응급수술이 진행됐다. 당초 피초 총리의 상태가 위중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재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토마스 타라바 슬로바키아 부총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피초 총리의 수술이 다행히 잘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는 생명을 위협받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한 남성이 15일(현지시간) 로베르토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 총격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용의자는 71세 작가로 알려졌다. 마투스 수타이 에스토크 슬로바키아 내무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총리 총격 용의자가 작가라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내가 확인해 줄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현지 언론은 용의자가 DUHA(레인보우) 문학클럽의 창립자이며 레비체 마을 출신이라고 보도했다. 일부 보도에서는 용의자의 실명을 거론하며 그가 시집 3권을 출간한 슬로바키아 작가 협회 회원이라고 밝혔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돼 수사를 받고 있다. 마투스 수타이 에스토크 슬로바키아 내무장관은 취재진을 만나 “이 암살 시도는 정치적 동기가 있고 용의자는 지난달 선거 직후 범행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에스토크 장관이 언급한 선거는 피초 총리 진영의 승리로 돌아간 4월 대통령 선거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슬로바키아 방송사들은 그가 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부 정책에 반대한다고 말하는 영상녹화분을 입수해 보도하기도 했다.

피초 총리는 2006∼2010년 첫 번째 임기에 이어 2012∼2018년 연속 집권하는 등 모두 세 차례 총리를 지냈다. 지난해 10월 치러진 총선에서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하는 친(親) 러시아 여론에 힘입어 승리, 총리직에 복귀했다.

한편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는 최근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매주 열려 왔다. 슬로바키아 야권은 피초 총리가 이끄는 정부가 공영언론을 장악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 야권은 이날 밤에도 반정부 시위를 열 계획이었으나 총리 피격 이후 일정을 취소했다.

슬로바키아 의회는 이날 사건의 중대성을 고려해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휴회한다고 밝혔다. 주자나 카푸토바 슬로바키아 대통령은 "잔인하고 무자비한 공격을 규탄한다"며 피초 총리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고 성명을 냈다.

국제사회도 진영을 막론하고 이번 사건을 규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이 끔찍한 폭력행위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카푸토바 슬로바키아 대통령에게 메시지를 보내 “(이번 사건은) 괴물 같은 범죄”라고 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X(옛 트위터)에서 “폭력이나 공격 행위는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비판했고,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비겁한 암살 기도에 큰 충격을 받았다. 폭력이 유럽 정치권에서 용납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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