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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시기' 대만 이끄는 '광부의 아들'…양안 문제·민생 불안 등 난제 산적

■라이칭더 20일 대만 총통 취임

취임 연설서 첫 대중 메시지 주목

취임 전부터 중국과 긴장 고조

대중 강경 인사로 차기 내각 꾸려

中, 연일 군사 활동 나서며 압박

인플레 장기화로 민생 어려워져

지난해 성장률 1.4%대…불만 고조


1월 대만 총통 선거에서 승리한 집권 민주진보당의 라이칭더 당선인이 이끄는 차기 정부가 20일 공식 출범한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반중·독립 성향의 라이 당선인이 취임 후 처음으로 내놓을 대중 메시지다. 라이 당선인이 대중 강경파들이 포진하는 내각 인선을 발표하자 중국은 연일 대만해협에서 군사 도발 수위를 높이는 등 양안(중국과 대만) 간 신경전은 이미 고조되고 있다. 라이 당선인이 신임 총통으로서 풀어야 할 과제는 안팎으로 산적해 있다. 전 세계 첨단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TSMC 등 현지 업체들의 성장을 도모하는 한편 인플레이션 장기화에 어려워진 민생도 달래야 한다. 이 모든 현안을 ‘여소야대’ 국면에서 끌고 가야 하는 점도 난제다.

◇취임 전부터 中과 긴장…차기 내각도 대중 강경 인사 포진=라이 당선인은 20일 신임 총통으로서 양안 관계에 대한 첫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통신은 16일(현지 시간) “라이칭더가 어떤 연설을 하든 ‘격동의 시기’가 대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며 “중국의 지도자들은 매우 사소한 상징적 행위조차 민감하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라이 당선인이 취임 연설에서 중국에 비교적 유화된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양안 긴장을 완화하는 데는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신톈 전 상하이국제문제연구소 소장은 “라이 당선인은 집권 전 양안 관계 개선 의지를 표명할 기회가 많았지만 그러지 않았다”며 “(라이 정부와 중국의 관계를) 낙관적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라이 차기 정부는 출범 전부터 중국과 긴장 관계를 조성하고 있다. 대만 매체들에 따르면 라이 당선인이 10일 발표한 차기 내각 명단은 대중 강경 인사들의 이름으로 채워졌다. 행정원장(총리)에 낙점된 줘룽타이 전 입법위원은 민진당 출범 때부터 핵심 간부로 활동한 ‘골수 독립파’로 분류된다. 국방부장으로 선임된 구리슝 전 국가안전위원회 비서장은 중국의 분리주의자 제재 리스트에 오른 인물이다. 국가안전위원회 비서장 자리는 현 정권의 우자오셰 외교부장이 맡는다. 반중 노선을 걸어온 차이잉원 전임 정부의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인사로 풀이된다. 중국은 라이 차기 정부에 ‘하나의 중국’ 원칙과 ‘92공식’을 받아들이라고 압박하며 군사적 위협을 가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최근 대만 정치 전문가들을 제재하고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분리주의자’들을 처벌하는 법적 조치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대만해협에서는 중국군 소속 군함과 전투기들이 대만 관할 최전방 섬인 진먼다오 부근까지 활동 범위를 넓히는 등 연일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우방 다지기' 총력…기술 협력도 강화=라이 당선인은 대만 안보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4대 기둥’ 중 하나로 민주 국가들과의 파트너십 강화를 내세웠다. 그는 14일 코펜하겐에서 열린 민주주의 포럼에서 “중국의 압박은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상태를 유지하려는 우리의 결의를 강화할 뿐”이라며 “대만은 (중국의) 권위주의적 팽창에 맞서 싸우는 최전선에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억제라는 이해 관계를 공유하는 미국을 비롯해 일본, 호주, 캐나다 등 서방 세력은 라이 당선인의 취임식에 대표단을 파견할 예정이다. 대만은 TSMC 등 기술 기업들에 대한 중국의 압박 역시 미국과 일본 등으로 공급망 다변화를 꾀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중국의 압박에 얼마 남지 않은 수교국 지키기에도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8년간 중국의 공세로 대만과 수교를 끊은 국가는 올해 나우루를 포함해 파나마·온두라스 등 총 10개국에 이른다.



◇'여소야대' 형국서 민생 달래야=민진당의 12년 장기 집권의 문을 연 라이 당선인이지만 국내 상황도 만만치 않다. 라이 당선인은 여당의 의석수(51석)가 제1야당 국민당(52석)에 밀리는 불리한 상황에서 국정을 꾸려나가야 한다. 전임 정부의 8년 통치 아래 장기화된 고물가 기조에 민생과 관련한 불만이 축적된 결과다. 대만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1.4%로 14년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생계비 상승과 저조한 임금 상승률은 비판 여론을 키우고 있다. 더디플로맷은 “대만 내부에서는 라이칭더가 첫 연설에서 주거비와 낮은 임금 등 사회문제를 얼마나 다룰 것인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라이 당선인은 가난한 광부의 아들로 태어나 총통 자리에 올라선 입지전적 인물이다. 대만대 의대와 미국 하버드대 공공보건학 석사를 거쳐 의사로 지내다 1994년 타이난시 입법위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과거 업무 수행차 이동하던 중 교통사고 현장에서 직접 부상자를 구하며 ‘인의(仁醫)’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는 입법위원 4선 후 2010년 타이난 시장에 당선됐다. 2017년에는 차이잉원 정부의 두 번째 행정원장에 임명되며 민진당 차세대 주자로 두각을 드러냈으며 당 주석과 대만 부총통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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